-디아스포라적 상상력과 초현실적 판타지를 통한 작품분석
목차
Ⅰ. 여는 말
Ⅱ. 다원적 소통을 향한 디아스포라적 상상력
1. 새로운 삶을 찾는 디아스포라
2. 희망의 연대를 생성하는 소통의 공간
3. 다원적 조화의 가능성을 지닌 치유자로서의 바리
Ⅲ.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드는 판타지적 요소
1. 밀항에서의 환상
2. 딸이 죽은 후의 환상
Ⅳ. 닫는 말
Ⅰ. 여는 말
황석영의 「바리데기」(2007)는 서사 무가 「바리데기」의 내용과 형식을 가져와 북한 출신 소녀 바리의 여정을 그렸다. 「바리데기」는 청진, 연길, 다롄, 런던으로 공간적 배경을 이동시키고 구소련 붕괴 후 북한의 경제적 위기, 김일성 주석 사망, 아프간 전쟁, 911 테러 등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현대로 시간적 배경을 끌어 올린다.
죽은 자들의 혼을 달래주는 바리데기의 이름과 몸을 빌려 현대판 바리가 펼치는 행로는 이 시대 세계인이 당면한 문제를 작품 속에서 흩어놓고 다시 모으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서사 무가에서 바리가 아버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생명수를 찾으러 떠났다면 북한 출신, ‘고난의 행군’ 세대 바리가 구원해야 할 것은 바로 21세기 신자유주의로 세계가 재편되면서 그 그늘 아래 신음하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넘어선 신 빈민들이고 이를 자초하는 민족 간 전쟁의 비극이다.
이러한 작품 속에서 전체적으로 나타나있는 디아스포라의 특징과 함께 소통의 공간과 치유자로서의 바리에 대한 인물적인 탐구를 병행하고자 한다. 또한 이 작품에 구현된 디아스포라가 어떻게 긍정적인 힘으로 작용하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그 다음 작품에 쓰인 초현실적인 기법,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드는 주인공을 통해 그 환상 속에 녹아있는 이 작품의 주제를 탐구해보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파악해 보도록 하겠다.
Ⅱ. 다원적 소통을 향한 디아스포라적 상상력
디아스포라는 그리스어에서 온 말로, 분산 또는 이산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디아스포라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유대인의 경험 뿐 아니라 다른 민족들의 국제 이주, 망명, 난민, 이주노동자, 민족공동체, 문화적 차이, 정체성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개념 윤인진, 『코리안 디아스포라』, 고려대학교 출판부, 2004, p.5,
으로 쓰이고 있다. 전지구적 자본주의의 흐름 속에서 다른 국가로의 이산이나 이주는 보편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상화된 현상 중의 하나가 되었다.
「바리데기」는 탈북자인 바리가 중국 국경 마을에서 살다가 배를 타고 영국으로 가서 사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에는 바리의 삶 자체가 디아스포라로 형상화되어 있다. 작가의 개인적 경험이 작품에 투영된 경향도 있겠지만 황석영의 소설에는 디아스포라적 요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글에서는 바리가 단순히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장소를 찾아 떠나서 자신을 더 높은 존재로 바꾸는 것에 중점을 두고 분석하였다. 이글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디아스포라는 이주와 이산이라는 개념으로 전개하도록 하겠다.
1. 새로운 삶을 찾는 디아스포라
바리는 북한에서 중국으로 그리고 다시 영국으로 이주를 하게 되는 데 이는 자발적인 것도 있고 외부에 의해서인 것도 있다. 바리의 원래 고향은 북한인데 이 작품에는 북한의 궁핍한 현실이 다소 적나라하게 제시되고 있다. 가난하지만 알뜰하게 생계를 잘 꾸려가고 있던 바리의 가족은 북한 사회의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결국 이산을 경험하게 된다. 작품에 구현된 이러한 사회적인 모순은 현재 북한이 직면하고 있지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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