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달팽이 아가씨
옛날 어느 시골에 한 노총각이 가난한 가운데 불평없이 부지런히 농사를 짓고 있었다. 하루는 밭을 매면서 쓸쓸한 마음을 달래는 듯이, “이 밭을 매서 난 누구하고 살까?”하고 혼자 중얼거렸다. 그랬더니 어디서 “나고 살지”하고 대답한다.
하도 이상해서 몇번 되풀이 해도 같은 대답이라서 주위를 살펴보니 다만 달팽이 한 마리가 있을 뿐이다. “이것도 하늘이 주는 복인가” 하고 주워다 뒷곁에 두었다.그리고 저녁 밥을 지으려고 부엌에 나가보니 진수성찬이 잘 차려져 있지 않은가? 또 이상한 일이라 생각하고 이튿날 아침 부엌에 나갔더니 또 밥상이 잘 차려져 있었다. 무슨 도깨비 장난인가 싶었으나 홀린 것도 아닌 것이 분명하다. 그 날도 종일 일을 하고 저녁 때 집에 돌아오니 역시 밥상이 차려져 있었다. 이렇게 되자 이튿날은 좀 해전에 일찍 돌아와서 헛간에 숨어서 동정을 살펴 보았더니 꽃같이 예쁜 아가씨가 식사를 준비해 놓고 어디로 자취를 감추어 버린다.
다음 날은 밭에 나가는 척하고 다시 돌아와 울타리 밑에 숨어서 보니 예쁜 아가씨가 밥을 짓고 빨래를 하고 있다. 그는 살그머니 가서 손목을 잡고 간곡히 물어보니,
“원래 왕실상제의 딸이었는데 죄를 지어 인간 세상에 달팽이로 화해 쫓겨 왔어요”한다. 또 어제가 99일이었는데 만약 당신이 나를 붙잡았다면 영원히 달팽이로 있어야 할 것을 오늘 백일만이기에 인간으로 화하게 되었어요. 당신이 아내로 맞아준다면 함께 살겠고 그렇쟎으면 하늘로 돌아가겠어요“ 한다. 총각은 그 후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한다.
②우렁이 색시
옛날에 한 노총각이 사고무친으로 외로이 살면서 부지런히 일하고 있었다.
하루는 보리밭을 매면서 “ 이 밭을 매면서 누구하고 먹고 살꼬?” 하니 어디서 “나랑 먹고 살지” 하기에 소리나는 쪽에 가서 살펴보니 우렁이 한 마리가 있기에 주워다 물독에 갔다 넣어 두었다.
이튿날 아침에 자고 일어나 부엌에 들어가니 맛있는 음식을 차려 놓았기에 너무나 놀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날 밭에 나가 일하고 돌아오니 역시 밥상이 차려져 있었다. “도대체 이것이 누구의 짓일까? 사람인가? 도깨빈가?” 하고 이것을 밝혀 보겠다는 마음으로 밭에 나가는 체하고 울타리 밑에 숨어서 엿보고 있으니 물독에서 예쁜 색시가 나와서 밥을 짓기 시작한다. 총각은 뛰어나가 “나하고 같이 살자” 하니 “아직 시기가 이르니 좀 며칠만 더 기다려 주세요”간청했으나 억지에 못이겨 같이 살게 되었다.
그 후 나랏님이 이 색시를 탐내어 동거하자고 했으나 주인이 있는 몸이라 할 수 없다고 거부하였다. 다시 그 신랑을 불러서 “나무심기 내기”를 제의하매 색시는 신랑을 시켜 용왕으로부터 조롱박을 얻어다가 임금에게 이겼다. 임금은 또 “말타고 강건너뛰기”를 제의하기에 용궁에서 비리먹은 말을 얻어와서 또 이겼다. 그 후 백성들은 이 총각을 임금으로 맞이하여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었다고 한다.
→‘사람으로 변한 동물’ ‘평범한 남자와 고귀한 여자의 결합’ ‘지배자에 의한 서민 침탈’ ‘서민의 극적인 신분상승’등의 화소가 서로 얽혀 있음. 이들을 통해 이 민담은 ‘예쁜 아내를 만나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꿈’을 드러내며, 그러한 ‘소박한 꿈을 깨뜨리려 하는 험한 세상’을 확인하고 ‘그럼에도 행복한 삶이 결국은 성취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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