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사상의 현대적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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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도가사상의 현대적 의의
현대의 과학 문명은 서구의 르네상스와 계몽 운동을 통해 급속도로 발전해 왔으며, 그 결과 인류는 오늘날 역사상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과학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과학 문명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것과 반비례하여 인간은 점점 더 극심한 정신적 공허감과 박탈감을 느껴야만 했으며, 또한 인간은 자기 생명의 원초적 고향인 자연으로부터 점차 멀어지고 있다. 과학 기술은 자연을 단지 정복과 착취의 대상으로만 간주할 뿐 그것을 화해와 조화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근대 서양의 자연 과학은 이른바 ‘형이상학적 사유 방식’의 지도 아래 발전하였다. 그리하여 인간과 자연은 각기 개별적인 영역에 놓이게 되었으며, 이러한 이원론적인 사유 방식은 최근까지 서양의 과학 정신을 지배해 왔다. 자연으로부터 분리된 인간은 무자비하게 자연을 파괴하였고,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삶 자체를 황폐화 시켜 놓기에 이르렀다. 그 한 가지 예로 자연 환경은 과학 기술로 인해 마구잡이로 훼손되어 현재에는 극심한 환경 오염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그뿐만 아니라 인간 삶의 터전인 자연 환경이 이처럼 오염됨으로써 인간의 정신마저 오염되고 메마르게 되었다. 따라서 현대 사회에서 발생하는 갖가지 비도덕적 사건 사고들은 모두 이러한 결과로 나타나는 사회적 병리 현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과학 제일주의는 점차 회의를 받게 되었고, 현대 문명에서 서양의 과학 정신은 그 한계를 절감하게 되었다.
현대 문명 사회가 겪고 있는 이 같은 사회적 위기의 총체적 근원은 인간 중심적인 가치관에 있다고 하겠다. 지금까지 철학은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사상이었고, 종교는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라는 가르침이었으며, 과학 교육은 인간의 손에 지배되는 자연을 설정하였다. 인간은 자연을 이용하고 지배하려고만 했지 자연과 더불어 조화로운 삶을 꾸려 나갈 줄은 몰랐다. 이러한 가치관을 지니고 있을 때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소외되는 현상은 필연적일 수 밖에 없다.
과학에서도 도가사상이 다시 현대에 재조명 되는 배경을 찾을 수 있다. 근대 서양의 자연 과학은 이른바 ‘형이상학적 사유 방식’을 통해 발전하였으며, 그 결과 크고 풍부한 성과를 낳았다. 19세기 후반에 어느 과학자는 자연의 과정에 내재하는 변증법적 성질은 불가항력적인 힘으로 우리에게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게끔 하였고, 이러저러한 형식으로 형이상학적 사유로부터 변증법적 사유로 복귀하는 길 외에 다른 어떠한 방도도 없었으며 도달할 만한 뚜렷한 사상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20세기 후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변증법적 사유로의 복귀’가 차츰 실현되어 갔다. 현대 과학자들이 노장 철학을 중시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러한 변증법적 사유로 복귀하고자 하는 뚜렷한 징표였다. 도가의 노장 철학이 현대 서양의 자연 과학자들로부터 숭앙받는 까닭은 바로 노장사상이 풍부한 변증법적 사유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도가 사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도가 사상가들은 이상적인 평안과 고요함을 갈망하였고 온갖 불안으로부터 벗어 나고 싶었기에 한결같이 인간사회를 떠났다. 또 그들은 자연을 이해하기 위하여 산 속으로 들어가 사색을 즐겼다. 육체의 불사를 이루기 위해 혹은 생명을 조금이나마 연장시키기 위해 그들은 특이한 양생법을 실천하였으며, 음식과 약물 들을 이용하여 갖가지 실험을 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근대화학의 근원이 되는 연단술이 탄생하였다. 도가는 인간의 궁극적인 소망을 실현하는 데에 의미를 두었을 뿐 현실적인 문제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이 속해 있는 이 거대한 세계에 대해 어떤 이해를 얻기 이전에는, 인간 사회가 결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도가 사상이 대다수의 서양 번역가와 작가에 의해 거의 대부분 오해되어 왔다는 사실이다. 도가는 경시되었고 도가의 방술은 미신으로 간주되어 버렸다. 도가의 철학은 순수한 종교 신비주의나 종교적인 시로 설명되었다. 도가 사상 가운데 과학 혹은 원시 과학에 속하는 측면들은 대부분 간과되었으며, 도가의 정치적 지위는 더더욱 경시되었다. 고대 도가 사상 중에는 강렬한 종교 신비주의적 요소가 들어 있으며, 도가의 중요한 사상가들이 모두 역사에서 뛰어난 작가와 시인의 대열에 든다는 사실은 아무도 부정하지 않는다. 도가 사상은 확실히 종교적이고 시적이었다. 그러나 도가 사상은 또한 방술적이고 과학적이며 민주적인 특징이 아주 뚜렷하였으며, 정치적으로는 혁명적이었다. 도가는 자연계의 순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개인과 사회의 모든 현상은, 개인과 사회 내면에 잠재해 있는 것들과 근본적으로 일치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현대의 도가들은 현대 과학의 세계관이 동양사상, 특히 도가 사상으로 복귀하는 특징이 있음을 발견하고, 이러한 신과학의 업적을 근거로 고금을 관통하고 동서양을 결함하는 새로운 문화관을 제창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