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철학”과 “철학함”을 위한 변명
철학은 “자기 자신”에 대한 해명이기 때문에 철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철학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의 해명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내가 행하는 행위가 어떤 의미를 지니기 위해서는 의미를 형성하는 기준과 행위를 판단하는 방법이 먼저 주어져 있고, 이에 대해 내가 잘 알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듯 우리는 인생의 궁극목적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사전에 가질 때 나의 일상적인 삶도 비로소 의미와 가치를 지니게 된다. 인간의 삶과 목적을 유형화하고 체계화해 놓은 것이 이른바 “세계관”, “가치관”, “인생관” 등이다. 철학은 바로 이런 세계나 삶의 가치, 사람이 살아가는 관점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도 어떤 의미에서 포괄적인 세계관과 가치관, 인생관을 공유한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개성”이다. 이런 나의 삶의 이중성은 나는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보편적 기준을 가지고 나에게 고유한 특징적 삶을 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개체로서 나는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인생목표를 공유하면서 또한 나만의 세계관, 가치관, 인생관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철학이란 각자의 세계관, 가치관, 인생관을 결정해 주는 보편적 기준에 대한 앎이라면, 철학함이란 각자 스스로 체득한 자신만의 세계관, 가치관, 인생관을 말한다.
2. 철학에 대한 오해들
철학함의 중요성을 부인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철학에 대한 대중의 오해가 상존하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철학에 대한 대중의 일반적인 오해는 다음과 같다.
① 철학은 어렵다. 철학을 어렵게 느끼게 하는 것은 철학 그 자체라기보다 철학을 설명하는 용어나 개념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② 철학은 재미가 없다. 근본적으로 자기성찰의 길잡이 역할을 하기 위해 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기성찰은 아무렇게나 일어나지 않는다. 그 만큼 절박함이 있어야만 자기성찰은 일어난다.
③ 철학은 실생활에 도움이 안 된다. 철학이 어떤 이익을 가져다주는 경영기술서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은 동물의 삶과 달리 유의미하고 가치 있는 생활이고, 그러한 생활이어야만 한다. 이때 의미와 가치에 대한 분석과 이해의 학문이 바로 철학인 것이다.
3. 철학함의 단초
우리는 어떻게 “철학함”, 즉 “철학적 사고”에의 길로 들어갈 수 있을까? 다시 말하면 철학함의 단초는 무엇인가? 그것은 다름 아닌 놀라움, 즉 “경이”이다. 오직 경이감을 지닌 사람만이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다. 경이감은 내가 “세계”를 보는 통로이다. 그것도 단순한 통로가 아니라 참되고(眞) 아름답고(美) 좋은(善) 세계를 창조하는 통로이다.
4. 철학적 물음
철학이란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학문이다. 수단으로서 “나”를 가지고는 결코 나의 참 모습을 볼 수 없다. 철학이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는 생각은 일종의 편견이며 “무지”(無知)에서 비롯된 것이다. 철학함은 바로 이런 “인간의 완성”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철학은 먼저 그런 느낌을 가지라고 한다. 이 느낌이라는 것이 바로 놀라움, 즉 경이인 것이다. 그런데 진리와 선, 아름다움에 대한 우리의 의식이 훼손됨에도 불구하고 저항하기는커녕 당연한 일로 받아들일 때 우리에게 느낌이란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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