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들어가며
근대소설이라는 개념은 개화 계몽 시기, 즉 개화기 때부터 형성되었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이 시기의 소설들은 고전 문학에서 현대 문학으로의 이행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 열강의 침략에 따른 자주 의식이 싹트고 자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 가는 분위기 속에서 소설이 풍속 개량, 애국 계몽과 같은 당시의 새로운 이념을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자 소설의 대중성도 재인식된다. 신소설에 이어 계몽 소설을 거쳐 단편소설 양식이 정립되기까지 조금씩 변화하는 근대소설은 주제 의식과 등장 인물의 설정, 문체 등 많은 부분이 다양하게 변화하고 발전한다. “문체는 그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소설 속에서 사용되는 문체는 작가의 언어적 개성이 강하게 드러난다. 문체에 따라 글에 나타난 서술자나 작가의 정서적 태도를 알 수 있고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 분위기 또한 느낄 수 있으므로 소설 속에서 문체가 가지는 중요성은 매우 크다. 또한 소설 속의 문체는 시대상도 반영한다. 1920년대 소설은 1900년대 신소설의 새로운 소설 양식에 힘을 얻어 많은 변화를 통해 근대 소설 양식의 기틀을 잡는 역할을 한다. 이와 동시에 1920넌대 대표 소설가인 이광수, 김동인, 염상섭은 자신들의 소설을 통해 이전 소설과는 다른 새로운 문체를 선보인다. 대표소설가인 이광수, 김동인, 염상섭의 소설 속 문체를 살펴봄으로써 1920년대의 소설 문체를 알아보았다.
Ⅱ. 대표 작가를 통해 본 문체적 특징
1. 이광수 소개
근대소설의 문체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근대문학의 효시로 평가되는 이광수의 「무정」부터 짚어 보아야 할 것 같다. 이광수의 「무정」은 식민지 시대에 접어들면서 신소설이 빠져들었던 통속화의 과정을 벗어나고, 계몽적 담론의 서사적 구현에 성공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이 신소설과 달리 근대소설로 평가되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몇 가지 근거가 필요할 것이다. 우선 근대적 의식과 자아의 각성이 보인다는 점, 서술이 비약적이고 추상적인데서 나아가 구체적이고 세밀한 것이 되었다는 점, 인물과 사건에 대한 사실적 묘사와 개성적인 인물이 설정된 점, 선악의 이분법적 도식에서 탈피했다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구어체에 접근한 점도 있는데 이것이 무정에서의 문체의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무정」의 문체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신소설과 비교해 언문일치를 이루어 냈다는 점이다. 언문일치란 말할 때의 표현과 글로 나타낼 때의 표현과의 사이에 용어상의 차이가 없는 일을 뜻한다. 결국 「무정」속 주인공들과 서술자가 사용하는 언어가 신소설에서 쓰여진 문체와 비교해 자연스럽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또 다른 문체의 특징은 순국문체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개화계몽 시대의 신소설도 국문체를 서사적 문체로 정착시키긴 했지만 한문과 혼용 잦았던 이전의 신소설과 이광수의 문체와는 차이가 있다. 이광수의 「무정」을 근대소설에 한 획을 그은 중요한 작품이라고 인식하고는 있지만 이 작품이 부족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 말한 뛰어난 점들은 인정하나 개인을 사회적인 존재로 인식하는 데에 실패하고 있으며, 개인적 자아가 근거할 현실적 상황에 대한 객관적 인식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문과 한문의 과도시대에서 과도기를 극복하여 구어체 문장을 이룩하는 점은 근대 소설 문체의 형성에 미친 획기적 공헌이라고 평가한다.
2. 이광수 소설의 변화 과정
이광수의 소설은 근대소설의 문체 확립에 큰 역할을 한다. 개화기 소설의 문체를 극복하여 근대의식을 근대적인 소설기법으로 형상화할 수 있는 문체의 정립은, 이광수의 「국문과 한문의 과도시대」에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여 시문체(구어체)운동으로 전개되어 「무정」에서 확립되고 있음을 본다.
이광수는 「국문과 한문의 과도시대」에서 글은 마땅히 국문으로 써야 할 것이나 조선시대 한문 위주에서 갑자기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그 과도시기로서 국문과 한문을 혼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면서 국문 위주로 변해가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다. 또한 그는 「현상소설고선여언」에서,
첫째 그것이 모두 다 순수한 시문체로 쓰였음이외다. 모론 응모 규정에 ‘시문체’라고 명기되었지마는, 그것만 보고는 도저히 이처럼 자리잡히게 쓰실 수가 없을 것이니까, 평소의 연습한 결과인 것이 분명하외다. 「청춘」(12), 1981. 3., 전집(10), p.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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