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청소년 문학이란
초등학교 4학년 때 쯤이었을 것이다. 주말 아침, 느긋하게 아점을 먹고 난 후 곧바로 컴퓨터로 향했다. 그리곤 저녁 시간이 되기까지 방에서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정확한 동기는 기억나진 않지만, 당시 애니메이션과 소설에 빠져있던 영향이 컸을지도 모르겠다. 3학년 때 컴퓨터 학원을 다니면서 열심히 다진 타자가 매우 쓸모 있었다. 그렇게 하루하고도 반을 거쳐 내 인생 최초의 장편 글이 완성되었다. 어렴풋이 나는 기억으론 당시 좋아했던 인어공주들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모티프로 썼던 것 같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어울리는 그림을 찾아 삽입 한 후, 몇 부를 출력 해 다음 날 바로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께 나눠 주었다. 아쉽게도 지금은 자료가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중학생 때 우연히 발견해서 다시 읽은 적이 있었는데 민망함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왜 어릴 적엔 이런 모순들이 보이지 않았던 건지. 그저 나만의 작품을 완성했다는 뿌듯함에 콩깍지가 씌였었나 보다. 당시 내 주변 친구들과 선생님 그리고 부모님의 칭찬 덕분에 한 소녀의 꿈도 무럭무럭 자랐는지도 모르겠다.
무튼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어릴적부터 책도 좋아하고 글 쓰는데도 꽤 관심이 많았던 아이였다. 대학 입학 후 다시 초교 선생님을 뵈었을 때도 선생님께선 내가 작가를 희망할 줄 아셨다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복수전공을 선택할 때까지 순조롭지만은 않았는데, 다시금 생각 해 보니 문예창작을 전공하게 된 것이 그저 우연만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고등학생이 되고부터는 수험생을 위한 에세이나 정보형 책만 접하다보니 자연스레 소설이나 여타 문학과는 멀어지게 되었다. 따라서 내 창작 활동도 어느 순간 멈춰 버렸다. 이런 내게 다시금 창작의 눈을 뜨게 해 준 것이 바로 작년에 들었던 아동문학 창작 수업이었다. 이 때 접한 아동 문학은 기존에 내가 갖고 있던 고정관념을 철저히 깨 부셨다. 아동문학이 이토록 작품성이 뛰어날 줄이야. 그 중 라는 작품은 추리소설인데 반해 아동/청소년 문학인만큼 자극적인 것이 등장하지 않음에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쫄깃함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교수님께서 청소년 소설 작가 신 것을 알았을 땐 놀라운 한편 내심 반가웠다. 내가 읽은 문학작품의 저자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기에 이번 수업이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고양이를 키우는 나로서는 오드아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았다. 고양이 카페서 일하면서 실제로 오드아이인 아이들을 보기도 했었다. 그런데 소설 내용 또한 고양이가 등장 할 줄은 예상치 못했다. 오드아이 프라이데이는 바로 오드아이인 고양이의 이름이었다. 소설의 주인공인 루미는 일진 아이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양이를 잡아주는 고양이 셔틀이었다. 나 또한 고양이 커뮤니티를 통해 아이를 분양 받았기 때문에 고양이를 잡아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판매한다는 설정이 매우 흥미로웠다. 게다가 내가 키우고 있는 아이도 러시안 블루! 초반부터 눈길이 가지 않을 수 가 없다. 내가 배웠던 아동 문학에 의하면 아동 문학에선 판타지가 존재한다. 이 작품 또한 오드아이라는 고양이와 작은 생명나무가 약간의 판타지성을 가진 존재로 등장했다.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환경 파괴범인 어른들을 상대로 이에 맞서는 아이들의 모험이다. 약간의 판타지성이 가미 되었지만 우리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이야기이기도 했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주인공인 루미는 프리러닝? 이 가능했기 때문에 곳곳에 전문 용어들이 등장했는데 처음에는 주석을 읽다가 뒤에는 읽지 않게 되어 잘 그려지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내가 주로 접했던 아동문학과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다소 조금은 거친 어투였다. 청소년이 주인공인 만큼 어린이 문학보단 더 스펙타클하게 연출되었던 점은 매우 신선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따라오는 미친! 혹은 쌍시옷 욕들은 캐릭터의 특성이 잘 그려지는 한편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이 글을 쓰기 위해 작가도 공부를 많이 했겠구나 하는 것이었다. 고양이의 특성이나 프리러닝의 전문적인 용어들, 도요새에 대한 정보 등 일반적인 상식을 넘어선 이야기들이 담겼으니 말이다.
아동/청소년 문학의 특성을 한마디로 정의하라고 한다면 가장 고급스러운 대중문학이라고 말하고 싶다. 요즘처럼 성적 잔인함 등 원추세포를 자극하는 것들이 등장하지 않아도 충분히 재밌고 그 속에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도 고스란히 녹아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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