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생애와 문학활동
박남수는 1918년 5월 3일 평양에서 출생하였다. 그는 평양 숭인 상업을 거쳐 일본 동경 중앙 대학 법학과를 졸업하였다. 유학 시절 제1회 『문장』지의 추천을 받은 김종한, 이용악 등과 사귀게 되면서, 그들의 권유로 『문장』지에 투고하였는데, 1939년 「심야」, 「마을」, 「밤길」, 「거리」 등이 정지용에 의해 추천되어 『문장』지를 통해 정식으로 문학 활동을 시작한다. 1940년에 이 시들을 모아 첫 시집 『초롱불』(1940)을 일본에서 간행한다. 그 후 일본이 제2차 대전에 참전하던 12월 앞당겨진 졸업을 하고 동경을 떠나 고국에 돌아오지만 이미 일본의 문화말살정책으로 『문장』, 등이 폐간되어 문단과 교섭 없이 지내게 된다. 그는 해방이 되면서 전남포에서 조선 식산은행에 입사하여 이듬해에는 한국 식산은행 평양지점장까지 되나, 어수선한 사회현실에 안주하지 못하고 1948년 사임한다. 그 후에도 박남수가 활동한 문학외적인 환경은 줄곧 불안하게 전개된다. 남북으로 갈라진 이 땅 위에 첨예하게 대립된 이데올로기의 반목과 투쟁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드디어 1950년 동족의 비극인 625가 발발하게 된다. 이러한 역사의 질곡 속에서 박남수는 1951년 14 후퇴 때 국군을 따라 처자만 데리고 겨우 월남하게 된다. 박남수는 전쟁의 체험에서 생명력의 근원과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운 절대 순수, 그리고 역사나 현실을 초월하고자 하는 자유정신의 영원성으로 시적 관심을 확대시킨다. 그 뒤 피난지 부산에서 『주간문학예술』을 주재하면서 1952년 『문예』 5,6 합병호에 전쟁의 참혹상을 고발한 시 『원죄의 거리』 와 『신사조』 창간호에 평론 「문학인의 반성과 각오」를 발표하면서 문학 활동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 1954 년에는 『문학예술』지 편집위원으로, 1957년에는 박목월, 조지훈, 장만영, 유치환 등과 더불어 한국 시인 협회를 창립하고 「갈매기 素描(소묘)」, 「다섯 편의 소네트」 등으로 제5회 아세아 문학상을 받는 등, 활발한 문학 활동을 한다. (공백기 18년)
1958년에는 그의 두 번째 시집 『갈매기 素描(소묘)』를, 1964년에는 『신의 쓰레기』, 1970년에는 『새의 暗葬(암장)』을 발간하는 등 지속적인 문학 활동에도 불구하고 월남한 그에게는 정신적, 경제적 안정이 찾아오지 않고, 1975년 미국 플로리다로 이민을 가게 된다. (공백기 11년)
이민 후, 1981년 다시 10여년의 공백을 깨고, 다섯 번째 시집 『사슴의 冠(관)』을 간행한다. 1982년 그의 선시집이 발간되나, 또다시 문학공백기(공백기-11년))를 가져오다가, 1990년부터 국내 문예지에 시를 발표하기 시작한다. 그 뒤에도 활발한 창작 활동을 하는데, 1991년 선시집 『어딘지 모르는 숲의 기억』 이 먼저 간행되고 이어 1992년에는 고독한 삶의 유일한 동반자였던 아내의 갑작스런 죽음을 애도한 추도문 형식의 『그리고 그 以後(이후)』가 발간된다. 이 책으로 공초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던 그는 1994년 76세의 일기로 세상을 마감하였다.
2. 박남수의 시적 세계
박남수의 시적 생애를 돌이켜 보면 대체로 세 시기의 변화를 겪었다. 첫 번째는 그의 문단데뷔에서부터 한국 전쟁이 발발하기까지의 초기이다. 인간적으로는 그가 월남하기 전까지의 시기를 의미한다. 두 번째는 월남후 부산 피란 시절부터 70년대 미국으로 이민을 하기 전까지의 중기이다. 세 번째는 임종하기까지 미국에서 생활한 후기이다.
1) 초기시: 감각의 환기와 이미지 창조
박남수가 문학 활동을 시작하던 1930년대 말은 리얼리즘에 대한 강한 회의와 함께 모더니즘이 풍미했던 시기였다. 이러한 시기에 활동을 전개했던 박남수는 문학을 언어의 건축물로 간주하고 예술성을 강조했던 당시의 모더니즘적 시관을 바탕으로 작품을 전개해 간다. 이 시기의 박남수의 시론은 ‘이미지를 위한’ 시기로, 감각을 환기시키는 이미지의 창조에 주력한 시기이다. 즉 관념을 배제한 순수한 이미지의 창조를 추구했던 시기이다.
감각의 이미지화에 주력했던 초기시들은 주로 향토성이 강한 시골을 공간적 배경으로 한다. 이것은 박남수가 모더니스트들이 지향했던 언어의 절제와 감각화를 추구하면서도 전통적 공 간을 끌어들여 그만의 독창적 세계를 구축했다는 강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즉 전통적 소재 를 회화적 이미지와 접합시키는 시인의 노력은 도시문명 공간 속에서 소재를 채택하고 도시 문명을 비판하려 했던 당시의 모더니즘 시인들과는 구분되는 변별성을 갖는 것이다.
(1) 제 1집 『초롱불』
빛과 어둠을 통한 대립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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