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생애 (1924~2003)
다작(多作)의 시인 신동집은 1924년 일제치하에 태어나, 광복, 6·25사변, 4·19 혁명 등 우리 민족의 근·현대사와 같이 한 시인이다. 그는 시대의 산 증인으로서, 또한 시인이라는 특수한 위치에서 살아갔다고 말 할 수 있다. 인간의 존재의식을 추구하는 잠품을 통해 문체와 소재의 다양한 실험을 시도함으로써 시의 표현 기교를 증대시켜온 대표적 시인이다.
신동집의 호는 현당(玄堂), 본관은 평산(平山)이다. 1924년 3월 5일 경북 대구에서 태어났다. 1938년 대구 수창공립보통학교를, 1944년 일본 산구현 방부시 다다양중을 졸업했다. 1951년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했으며, 1959∼1960년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수학했다. 1985년 경북대학교에서 명예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53년 육군사관학교에서의 강의를 시작으로 영남대학교, 계명대학교, 중앙대학교 등에서 강의했다. 2002년 한국현대시인 협회 명예회장 및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했다.
1948년에 들어 24세 나이로 첫 시집 『대낮』을 간행한다. 활발한 문단 활동을 시작할 찰나에 그는 6·25 전쟁을 맞는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은 자의 존재론적 갈등을 형상화한 초기 작품 〈목숨〉(1954)을 비롯해 〈송신〉(1973), 〈오렌지〉(1989) 등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주지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계열의 시를 주로 발표하면서 인간과 자연에 대한 근원적인 의미 탐구를 집요하게 추구했다. 그 후 그는 1954년에 전쟁을 겪으면서 써둔 시를 모아, 두 번째 시집 『서정(抒情)의 유형(流刑)』(1954)을 발행하면서 문단을 주목을 받아 아시아 자유 문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이어『제2의 서시(序詩)』(1958), 『모순의 물』(1963), 『빈 콜라병』(1968) 등 다수의 시집을 통해 작가만의 독특한 구술체(口述體)를 시도하는 등 시의 표현 기교에 새로운 실험을 시도함으로써 김춘수(金春洙)·전봉건(全鳳健)·김구용(金丘庸)·김종삼(金宗三) 등과 함께 한국현대시사에 특기할 만한 업적을 남겼다.
작품경향을 보면 초기에는 휴머니즘에 근거한 주지주의적 경향의 시를 발표했으며, 중기 이후에는 삶에 대한 뜨거운 서정과 철학적 사유가 바탕을 이루는 존재론적 의미를 탐구하는 시를 발표하며, 서구적인 감각과 동양적인 예지와의 조화를 추구하는 시세계를 구축했다. 즐거움과 예지를 시적 미학의 기본으로 삼고 있는 작가의 시세계는 존재(存在)와 무(無)라는 인간의 근원적 자각에 대한 집요한 탐구를 평이하면서도 깊이 있는 시어를 통해 다원적 은유로 형상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시아자유문학상(1955), 현대시문학상(1975), 한국현대시인상(1980), 대한민국문화예술상(1981), 대한민국예술원상(1982), 대한민국옥관문화훈장(1987) 등을 수상했다.
2. 대표 작품
1) 〈목숨〉(1954)
목숨은 때 묻었다.
절반은 흙이 된 빛깔
황폐한 얼굴엔 표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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