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문제를 읽고
야스쿠니 문제를 읽고
요즘은 좀 잠잠하긴 하지만 야스쿠니 얘기만 나오면 한, 중, 일 3국과 아시아의 국가들이 뜨겁게 달구어지곤 한다. 과연 야스쿠니가 무엇이길래? 야스쿠니에 대한 비판이나 비난을 하기에 앞서 야스쿠니에 대해 좀 알아보고 싶었다.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 이후 일본을 위해 죽은 전몰자들을 기리는 곳으로 그 대상은 군인과 군속 등의 내, 외국인을 포함하되 내국인, 전몰자라 해도 민간인은 추도하지 않고 있다.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2차 세계대전 당시의 A급 전범들의 합사로 인한 유족들의 반발을 들 수 있으며 이외에도 강제 징병되어 타국에서 죽음을 맞은 우리나라와 기타 아시아 각국의 원혼들도 그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야스쿠니에서 추모되고 있다는 것이다. 야스쿠니에 대한 반응은 일본 내에서도 다양하며 일본인중에도 야스쿠니에 합사 된것에 반대하는 이들이 있다. 물론 강제 징집된 이들의 유족중 야스쿠니를 찬양하는 이들도 있고, 야스쿠니의 존재 의의는 전몰자에 대한 현창을 통해 죽음에 대한 공포를 억누르고 전쟁을 지속하기 위한 여론조성으로 지속적인 전쟁수행의지를 국민들에게 부여하는데 있다. 종교의 탈을 쓰고 있기에 정치적인 해법은 있을 수 없으며 A급전범의 분사나 다른 형태의 추모시설 건립 등 해법을 찾으려 해도 야스쿠니의 모습만 바뀔 뿐 이라는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다. 평화헌법에 의해 전몰자 현창에 열을 올릴 필요가 없을 듯한 일본의 지도자들이 계속해서 야스쿠니 참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 내부에도 극우주의, 군국주의로 흘러갈 지 모를 일본의 미래를 걱정하는 이성적인 이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무래도 일본에 대해선 색안경을 끼고 사시로 쳐다보게 되며 걱정스런 생각이 들 뿐이다.
1장에서는 감정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야스쿠니 문제를 어렵게 하고 있는 최대 요인 중 하나는 말할 것도 없이 감정의 문제라고 한다. 그것을 둘러싼 다양한 감정이 뒤엉켜 존재하고 있는데 유족의 감정조차 결코 하나같지 않고 다양하며 마치 큰 바위처럼 하나 같은 일본측의 유족 감정과, 또한 마찬가지로 하나같은 아시아 측의 유족 감정이 서로 대립하고 있다. 추도한다는 것은 남겨진 자가 사자를 그리며 슬퍼하는 것, 즉 불쌍히 여겨 슬퍼하는 것이다. 참된 추도의 의미를 알아 보아야 하지는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2장에서는 역사인식의 문제를 다루었다. A급전범 분사론은 야스쿠니 문제에 대한 역사의식을 심화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방해하고 있다. 그것은 전쟁책임 문제를 축소할 뿐만 아니라, 본질적인 역사인식 문제를 더욱 은폐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3장에서는 종교의 문제를 말하고 있다. 사망자의 죽음을 제일 먼저 슬퍼하는 자, 추도하는 권리를 가지는 자는 누구보다도 우선 유족일 것이다. 그렇다면 가족의 추도에 관해서 특권적 입장에 서는 유족이, 죽은 가족을 공적 추도 대상으로 삼는 것에 대해 거부하면 어떻게 되는가? 야스쿠니신사는 이런 유족의 생각이나 감정을 쌀쌀하게 무시하고 있는게 문제가 되고있다. 4장은 문화의 문제이다. 이 장에서는 야스쿠니 신사가 천황의 군대에 대적하다 적으로 죽은 자가 제사지내진 예는 단 한번도 없다는 것이다. 야스쿠니신사가 이렇게 적으로 죽은 자를 배제하는 것은 그야 말로 ‘문화’를 넘어선 국가의 정치적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5장에서는 국립추도시설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여기에서 문제는 어떤 국립 추도시설을 만드는가가 아니라. 시설은 시설에 지나지 않고 문제는 정치라고 보는 관점이다. 국립 추도시설이 아무리 명확한 반전˙평화의 의지와 전쟁책임 인식을 토대로 만들어져도, 거기에 관여하는 나라의 정치가 전쟁과 민족주의로 향하게 되면, 언제라도 쉽게 ‘제2의 야스쿠니’가 되어 새로운 전쟁에 국민을 동원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별 다른 생각없이 그저 일본에 대한 어릴적 부터 익숙한 악감정만을 가지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며 야스쿠니, 고이즈미, 일본을 뭉뚱그려 욕하고 비난했던 나의 모습이 부끄러웠다. 야스쿠니라는 작다면 작은 그 신사가 일본의 과거 역사의식과 현재적 정치성을 띄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정치와 문화 등 정말 넓은 차원에서 하나하나 풀어가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순결한 개인이 모여 전혀 다른 성격의 집단이 나올 수 있고 그것이 정치적으로 이용된다는 것 또한 놀라운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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