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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에 라는 연극을 보고 정태우 배우의 연기에 대해 매우 만족했기 때문에, 연극 이에서 정태우 배우가 공길 역을 맡았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보러가고 싶었다. 그런데 주요 인물들이 더블캐스팅이라서, 특히 보고 싶었던 공길 역의 정태우 배우와 이의 원년배우라는 연산 역의 김뢰하 배우가 함께 나오는 날은 좋은 자리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같이 를 보러 갔던 친구와 상심하고, 다른 배우 분들이 나오는 날이라도 보러갈까 라면서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던 찰나 예전에 가입했던 소셜 커머스 사이트에서 문자 한 통이 왔다. 문자 내용은 연극 이를 50% 할인해준다는 것이었다. 마침 자리도 R석이라고 해서, 학교가 끝나고 예매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희곡론 수업에 들어갔는데, 교수님께서 개인 연극 감상과제로 , 와 함께 연극 이를 봐도 좋다고 하셨다. 정말 잘 됐다고 생각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예매를 했다. 정태우 배우와 김뢰하 배우는 역시나 이곳에서도 표가 많이 팔려서 좋은 자리에 앉지 못할 것 같았다.(선착순 자리 지정) 그래서 11월 12일 정태우 배우와 전수환 배우가 나오는 날로 예매를 했다.
2010년 11월 12일 금요일 오후 7시 30분쯤 세종M씨어터에 도착했다. 8시에 연극이 시작하기 때문에 시간이 남아서 프로그램북을 사서 읽었다. 연극의 제목인 이(爾)가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알고 보니 조선조 때 왕이 신하를 높여 부르는 말로, 연산군이 공길을 부르는 호칭이라고 했다. 연극 초반에 연산이 공길에게 ‘이(爾)’라고 부르는 장면이 많아서, 미리 읽고 들어가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연극 이는 조선 연산군 시대 말을 배경으로 녹수가 공길을 모함하기 위해 벌인 언문비방서 사건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이다. 먼저 연산은 녹수가 언문비방서 사건을 일으키게 된 주요 원인이다. 연산은 제를 올리는 장면의 대사를 통해, 어머니가 부당하게 죽었고, 그 어머니를 계속해서 그리워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 다음 장면에서는 녹수가 등장하여 연산을 마치 아기 다루듯 대하는데, 프로그램북을 보면 ‘연산의 연인이자 어머니였던 녹수’로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 이 장면에서는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어머니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녹수가 대신 채워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그렇기 때문에 연극의 초중반쯤에 나오는 녹수의 권력이 당연한 것으로 보이게 된다. 공길이 가장 먼저 등장하는 장면에서, 연산은 버들가지를 이용해 공길에게 가학적인 행동을 한다. 그러나 공길은 이에 대해 아프다고도 말하지 않고, 연산이 하는 대로 가만히 있으며 ‘마마, 이놈의 영광입니다. 더 세게 치세요.’라고 말한다. 연산이 공길과 남색 관계였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이렇게 상징적으로 나타내면서 그들의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연산은 공길을 총애하게 되고, 공길에게 희락원 대봉이라는 자리를 주게 된다. 이렇게 연산이 공길을 총애하는 모습을 지켜 본 녹수는 그에 대한 질투와 시기를 느끼게 되고, 그를 모욕하며 모함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 세 명 외에도 주요인물의 하나로 장생이 등장한다. 장생은 공길이 권력에 눈이 멀어 놀이의 본질을 변질시키는 것을 질타하면서 공길을 떠난다. 후에 장생은 다시 등장하여, 연산군에 대한 반정을 돕고 공길을 위기에서 구해준다.
연극에서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점은 우인들의 ‘소학지희(笑謔之戱)’ 장면이었다. 소학지희는 말장난, 성대모사, 흉내내기, 재담, 음담패설 등의 언어유희를 이용해 시정을 풍자하고 정치적 비리를 고발했던 것이라고 한다. 연극 이에서는 공길이 대봉의 자리에서 관리하는 희락원의 우인들에 의해서 소학지희 장면이 나타난다. 이 장면에서는 연극 중 유일하게 관객석까지 모두 조명이 켜지는 장면이었다. 그래서 관객들은 우인들의 놀음을 같이 즐길 수 있게 된다. 연극에 이런 장면이 있는 줄 몰랐고, 또 호응을 해야 하는 건가 잘 몰라서 가만히 있었는데, 관객의 반응이 별로 없자 우인의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우인들은 극 중 형판 윤대감과 녹수의 비리를 폭로하는 놀이를 했는데, 그러면서 4대강과 같은 현대의 이슈를 가지고 말장난을 해서 정말 재미있었다. 무거운 내용인줄로만 생각했던 연극에서 갑자기 재미있고 가벼운 말장난, 또 같이 참여할 수 있는 그런 장면이 나와서 정말 재미있게 본 것 같다. 이 소학지희 장면은 연극의 중간 중간에 긴장을 이완시키기 위한 도구로도 쓰인 것 같다. 녹수와 공길의 갈등이 심화되어 긴장된 순간에 소학지희 장면이 나와 그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장면이 좀 길게 설정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든다. 연극이 우인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긴장을 이완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하기엔 지나치게 길어서(맨 처음 소학지희 장면 제외), 나중에는 약간 지루하기도 했다. 또 자칫하면 연극의 핵심 내용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우인들의 소학지희 장면 외에도 녹수를 도와주는 홍내관이 나오는 장면도 재미있었다. 흔히 드라마나 영화에서 명품조연이라는 역할처럼, 홍내관이 나올 때마다 그 존재감을 확인시켜 준 것 같다. 홍내관도 더블 캐스팅이었는데, 스케줄 표에 등장하지 않아 누구인지 몰랐다. 가끔 드라마에 조연으로 나오는 정석용 배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분이 나와 재미있는 장면을 능청스럽게 연기해서 좋았다.
연극 이를 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내가 연극 이를 너무 영화 와 비교해서 본다는 점이었다. 라는 영화가 나오기 이전까지 연극 이에 대한 존재 자체를 몰랐고, 또 를 먼저 보았다는 이유 때문에 그 둘을 비교해서 볼 수밖에 없었다. 연극 이가 올해 10주년이 되었다고 하지만, 가 개봉된 이후 연극을 보러 온 상당수의 관객은 나와 같이 연극과 영화를 비교하면서 보았을 것 같다. 희곡론 시간에 배운 것과 같이 영화와 연극은 그 본질적으로 매우 다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장면을 볼 때나 연극을 보고 난 후에 생각해볼 때 영화와 비교하게 되는 것이 아쉬웠다. 또 연극 이의 경우 의 원작인데도 불구하고, 나에게 있어서 가 그 기준이 된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그 둘을 비교해보면서 각각 어떻게 내용을 진행시키고, 인물들을 묘사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도 같다. 둘을 비교해봤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은 장생의 비중과 작품의 초반 부분의 내용인 것 같다.
연극에서의 장생은 영화에 비해서 비중이 매우 적은 것 같고, 주요 인물이라기보다 오히려 조연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공길을 위해 목숨까지 내던지는 장생의 모습은, 어떻게 보면 ‘연산-녹수-공길’과는 다른 ‘연산-공길-장생’의 삼각관계로까지 그릴 수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장생은 극의 초반에 잠깐 등장하여 공길을 질타하는 모습을 보이고 퇴장한다. 그리고 난 후 반정을 돕고, 공길의 위기에 등장하여 그를 도와주고 죽게 된다. 하지만 이 모든 장면들이 연극의 전체 분량에서 그 비중이 적고, 그의 행동의 개연성이 별로 없어보였다. 만약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면, (물론 장생이 공길을 사랑한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겠지만) 왜 장생이 저 장면에서 공길을 질타하고 떠나며, 왜 다시 돌아와서 공길을 도와주고 대신 죽는 것인지 이해를 못했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자, 오히려 주요인물을 ‘연산-녹수-공길’의 세 명으로만 했어도 괜찮았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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