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핑크 플로이드의 벽
로저 워터스의 자전적 이야기를 토대로 구성된 영화 “핑크 플로이드의 벽”은 사회적 억압요소에 반항하는 사회성이 강한 주제의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영화 전체의 걸쳐 보여 지는 전쟁, 핏빛, 무생물적인 도구, 일렬적인 행동의 반복, 어두운 색채의 장면들은 영화 자체에서 느껴지는 음울함을 넘어서 영화 자체가 무언가 강렬한 메시지를 외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그 강렬한 메시지는 교육, 전쟁, 그로인한 인간의 고독과 같은 사회 체제에서 빚어진 현상에 대해 담고 있다. 더군다나 다소 직설적인 표현보다는 ‘음악’이라는 은유적이면서도 영향력이 강한 기제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30여년이 지난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도 영화가 충격적인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억압된 체제와 획일화된 교육
잠긴 자물쇠를 부수고 철문 밖으로 뛰쳐나오는 많은 학생들, 똑같은 걸음으로 레일위에서 걷고 마치 동일 상품으로 만들어지는 것과 같은 공정을 표현한 장면은 획일화된 교육을 가히 충격적이며 과장하여 비판하고 있다. 이 영화가 상영됐을 무렵, 한국에서는 반항, 일탈등과 같은 10대들의 감성적 자유현상을 불러일으켰던 뮤지션, 서태지의 활동이 활발했었다. 서태지가 노래로 담아냈던 메시지는 하나같이 기성세대와 체제의 억압에 대한 반항이었다. 당시에는 그런 대중 가수들의 활동이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작용하였으나 21세기에 들어서는 그때와 같은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진 않다. 현재에도 획일화된 교육은 자행되고 있다. 입시생 모두 똑같은 입시교육과정을 거쳐 각기 상이한 대학 네임 벨류의 상표를 찍을 뿐 생산되는 공정 라인은 과거의 그것과 일반 다를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항과, 일탈의 움직임은 찾아볼 수가 없으며 모두가 그 이러한 체제와 흐름에 순응하여 살고 있다. 잠긴 자물쇠를 부수고 철문 밖으로 뛰쳐나오려는 학생보다 자물쇠를 잠그는 기성세대의 움직임이 더 활발하고 오히려 자물쇠의 종류가 날로 업그레이드 되어 더 이상 그 세상 밖으로 나오길 포기한 채 고독의 벽을 쌓으며 자기 자신의 목숨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상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학생들의 일탈 행동은 사회적 낙인의 행동으로 탈바꿈 되어 지금의 사회를 잠식 하고 있다. 더 이상 억압된 체제와 획일화된 교육으로 인한 고통을 피할 수 없는 21세기의 세대들은 이데올로기의 부재 현상에 순응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의미의 전쟁
늘어진 시체들, 핏빛 수영장, 군인들의 전투 장면과 같은 자극적인 장면들은 전쟁의 잔혹함을 여실히 드러내며 그것 역시 불완전한 사회적 체제 속에서 자행되고 있는 反파시즘을 나타내는 것으로 표현된다. 20세기가 이와 같은 이데올로기와 체제에 총구를 겨누며 전투를 벌이던 전쟁 상황이었다면 21세기에는 그 보다 좀 더 잔혹하고 진보된 형태의 전쟁을 찾아 볼 수가 있다. 테러, 식량, 기아, 환경을 둘러싼 강대국과 약소국간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다.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는 철저하게 이분법적으로 나뉘어져 살아가고 있으며 있는 자는 있는 자들끼리, 없는 자는 없는 자들끼리의 극심한 전쟁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이름으로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 오히려 화면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잔혹한 형상은 현대에서는 사람들이 인지하기도 전에 사라지고 오직 힘과 권력, 패권만이 남게 된다. 힘의 역학관계에 따른 전쟁은 20세기도 21세기에도 여전히 자행되고 있으나 지금은 그것을 비판하려는 움직임을 어디서도 찾아 볼 수가 없다. 역시 대다수의 사람들은 주어진 환경에 맞추어 살아가는 능력을 갖추는데 익숙해져 있다.
주체할 수 없는 인간의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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