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전환의 선물을 읽고 -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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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숙명전환의 선물을 읽고
책을 읽기에 앞서 몇 가지 궁금증이 일었다. ‘창가학회란 무엇이며 재일한국인은 왜 일본의 신흥 종교인 창가학회의 신도가 되었는가?’, ‘가난과 차별, 귀화 문제와 정체성 혼란 등으로부터 창가학회는 그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놓았는가?’이다. 이 책은 창가학회 회원이 된 재일한국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창가학회는 일본의 승려 니치렌이 주창한 불법을 신앙의 근간으로 하는 신종교이다. 이 책은 창가학회의 신도가 된 재일한국인들의 삶과 신앙을 담은 구술사다. 창가학회에서 종교 활동이 어떻게 이루지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일본 현지에 머무르며 창가학회 신도들을 인터뷰하고 내부를 들여다보았다. 또한 대화 내용에 따라 제목과 소제목이 달려있어 내용을 이해하기 용이했다. 이 책은 독자 스스로 창가학회와 재일한국인에 대한 의문을 풀어나가도록 창가학회 회원이 된 재일한국인들의 삶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자 했다.
재일한국인은 ‘조센진’이라고 폄하되어 불리던 시기를 지난 지금까지도 일본 사회 안에서 여전히 소외되어있다. 일본에서 살아온 지 오래되어 23세가 되었는데도 그곳에서는 여전히 외국인인 것이다. 책에 의하면 여전히 일본 사회 안에는 ‘조센진이 싫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한다. 재일한국인은 직업도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할 수 없었고 공무원도 될 수 없었고, 지금도 여전히 공무원은 할 수 없다고 한다. 지역에 따라 한국인이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데도 있지만 국가적으로는 안 된다. 재일한국인은 선거권도 없다. 재일한국인은 한국에서는 정치적ㆍ정서적 문제로 한국인으로 여겨지지 않으며, 일본에서는 일본인과 다른 차별을 겪으며 수많은 제약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그들이 일본 사회 안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조사하면 사회 갈등을 수용하거나 해결하기 위한 방식을 알아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창가학회 회원들은 이케다 회장이 강조한 ‘인간 혁명’을 ‘숙명 전환’이라는 말로 바꾸어 표현한다. 숙명 전환은 개인을 위해서도, 사회와 세계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는 것이 그들의 믿음이다. 이는 환경과 남을 탓하기 전에 자기 자신을 먼저 되돌아보는 일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그들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무릎을 꿇고 “남묘호렌게쿄”를 음송하며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묻는다. 일본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그들은 차별과 국적 문제라는 숙명을 공통적으로 안고 살았다. 그러나 창가학회를 만나면서 그들은 자신을 옭아매던 불행을 이겨내고 역경을 견딜 수 있는 새로운 힘을 얻었다. 책 내용에 의하면 그들 중 한 사람은 종교가 없는 사람은 자신만의 철학도 없다 말한다. 부모 자식 간은 물론 지역끼리 소통도 잘되지 않고, 이웃 사람이 누군지 모르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연결도 약해지고 있다고 말이다. 사람은 바르게 사는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행복해지지 않기에 신심은 중요하다고 한다. 종교는 언제나 인간의 취약한 부분에서 발현한다. 신의 존재유무를 떠나서 종교는 사람에게 필요한 의지처로서 기능하기 위한 삶의 수단이기도 했다. 창가학회도 인간의 취약점과 의존성에서 출발하고 도약했다.
일본패망과 대한민국과 북조선 정부수립으로 국적이 허공에 뜬채로 버림받은 사람들 재일조선인들이 일본내에서도 억압과 차별을 겪어야 하는 시기에 재일조선인 일부가 만난 종교는 창가학회였다. 창가학회는 국적이나 민족에 의한 차별을 허용하지 않고 모두가 같은 사람들임을 강조하며 재일조선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신심을 강조한다. 불교의 나무아비타불에 해당하는 ‘남묘호렌게쿄’를 읖조리도록 하면서 신심을 쌓고 수양하면 모든 것이 잘 될것이라 이야기했다. 그들이 창가학회를 통해 긍정적으로 변화한 삶은 무척 소중해 보인다. 창가학회도 우리가 흔히 접하는 기독교나 천주교나 불교같은, 생활종교로서 사람들의 삶에 종교적 신심을 부여하는 보통의 종교로서 존재하고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재일조선인의 입장에서는 이만큼의 고마운 종교도 없었던 듯 했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북조선 정부나 한국정부보다도 허공에 떠버린 재일조선인들을 적극적으로 도운 존재도 없었던 듯하다. 종교는 힘없는 이들의 안식처라 생각할 때, 창가학회는 한때 이런 종교의 의무를 다한 곳이었다.
책은 조사 과정을 창가학회 회원들의 인터뷰 자료에 기초해 풀어나간다. 책에서 대화의 중심은 구술자였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실제로는 면담을 주도한 저자의 질문에 따라 구술자들이 대답을 했지만, 책에서는 구술자들이 말을 하고 나면 질문자가 그에 따라 다음 질문을 하는 상황으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인터뷰를 진행하고 이것을 자료화 할 경우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재구성하는 것도 저자로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책을 읽으며 창가학회를 받아들이게 된 이유, 한국에도 일본에도 소속되지 못했던 재일한국인에게 창가학회가 흡입력을 지녔던 이유, 창가학회 회원으로서 삶의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과정 등을 알아보았다. 창가학회는 재일한국인들에게 차별을 이겨낼 평등과 경험, 위로, 희망을 준 것이었다. 이는 동포 사회이건 고국이건, 일본 사회이건 어디에서도 그들에게 주지 않았던 것으로 그들에게 큰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