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나만 모르는 우리말
국어 교사로 1982년에 발령받아 신문이나 잡지에 우리말에 대한 설명이 나오면 오려 붙여가며 관심을 가졌고 사전을 늘 곁에 두었으며 교과서는 검정을 받은 것이기에 교과서에 준하여 충실하여 가르쳤는데, 조금씩 익숙해질 때쯤(1988년) 한글맞춤법이 개정되어 이제까지 표준어라고 가르치고 바른 맞춤법이었던 단어들이 틀린 것이 되고 새로운 낯설기만 한 단어가 표준어가 되어 책들에 나왔을 때 어려웠던 경험이 새삼스레 떠오른다.
우리말은 참 어렵다. 국어가 가장 쉬울 것 같고 국어가 좋아 국어 교사를 되었고 국어라는 과목으로 아이들과 만난 것이 26년째, 자신과 긍지를 갖고 시작했는데 갈수록 왜 이리 국어가 어려워지는지 모르겠다.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는 그래도 알겠는데 주변에서 국어 선생이라고 맞춤법에 대해 물어오면 ‘이거야’라고 자신 있는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더구나 갑자기 전화로 질문을 받으면 더욱 당황할 수밖에.
그러던 중, 길 가다 간판 글씨 틀린 것이 눈에 먼저 들어 올 정도로 직업의식에 지배를 받고 그래도 주변에서 우리말에 대해 물어올 때 나는 대답을 할 수 있다고 조금은 교만하게 그래서 자신 있게 살아가고 있을 때, 이라는 책을 만났다. 다른 책 읽기도 바쁘고 굳이 불편함 없이 생활하는 데 우리말에 대한 것을 또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보통 우리말 문법서나 맞춤법 해설서들은 그 자체가 더 어렵게 되어 있어 머리만 아플 거라는 선입견을 갖고 책을 펼쳤다. ‘맞춤법, 표준어, 어휘, 표준 발음, 외래어 표기, 띄어쓰기, 문장부호, 문법, 언어 예절’로 나누어 365일 하루에 하나씩 알고 넘어가라고 365개의 단어에 대한 설명이 되어 있는데 한 쪽씩 넘기면서 점점 겸손해질 수밖에 없었다. 평소에 우리말 중에 헷갈리는 말이 많다는 것을 알고는 있으면서도 적어도 나는 그동안 문장 속에서 단어를 제대로 사용했다고 생각했는데 잘못 알고 있는 단어가 많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것으로 부부 사이가 좋다는 의미로 쓸 때 ‘금슬’이 아니고 ‘금실’이라고 한다는 것과 함께 ‘구시렁거리다’, ‘두루뭉수리’, ‘만날’, ‘야멸치다’, ‘우레’, ‘허섭스레기’가 표준어라는 것을 알았고, 쓰면서도 늘 조심스러웠던 것이 ‘사이시옷’의 쓰임이었는데 한자말과 토박이말이 결합하여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과정에서 뒤에 오는 말이 된소리로 발음될 때 사이시옷을 적고(부잣집), 두 단어가 결합하여 합성어가 될 때 발음이 된소리가 나면 사이시옷을 적지만(장밋빛, 장맛비), 두 말이 결합하여 합성어를 이룰 때 외래어나 외국어가 포함되는 경우에는 사이시옷을 적지 않는다(핑크빛, 베스트셀러감)는 것 등을 알았다. 발음에 있어서 ‘담임’을 발음할 때 [다밈]이 음운규칙상 옳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다님]으로 발음 했는데 옳게 발음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같은 형태의 단어인데 띄어쓰기를 할 때도 있고 띄어쓰기를 하지 않을 때도 있어 띄어쓰기는 항상 어렵게 생각하던 거였는데 문법적 요소로 분석하며 설명한 덕분에 이 책에 문제로 제시된 것 외의 것도 알 수 있었다.
특히 이 책의 매력은 헷갈리는 단어의 맞고 틀린 점만 아니라 그렇게 되는 규칙을 알기 쉽게 풀어 놓은 점이다. ‘이 말과 저 말 중 어떤 말이 맞나’하고 질문을 받을 때 바른 단어를 알려 주긴 하지만 ‘왜 그래?’ 하고 다시 질문할 때 대답을 못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 그런 설명이 정확하고 적절한 분량으로 쓰여 있으니 이 책 한 권으로 그동안 헷갈렸던 것을 많이 해소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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