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고아 를 읽고
우리가 흔히 어떠한 나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싶거나 그 나라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고 싶으면 그 나라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한 나라에 있어서 그 나라의 역사는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만약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싶다면 우리는 일본에 의해 지배받던 일제치하의 상황이라든지 분단이 된 배경 등에 대해 조사하면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에 대해서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한 나라의 유구한 역사를 역사책을 통하여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만 역사책이 아닌 그 당시를 배경으로 한 소설책을 통해 알아보는 것 또한 그 당시의 상황을 생생히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됨과 동시에 나라의 특징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만약 한국의 일제 강점기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면 시대상을 반영하는 작품을 보며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처럼 일본에 의해 지배받았던 역사를 가진 나라는 한국으로 그치지 않는다. 일본이 한창 식민 통치에 대한 야심을 드러내며 영토 확장에 열을 올릴 때 여러 많은 나라를 침략을 당했으며 타이완 또한 일본의 희생양에 속하게 되었다. 일본의 지배하에 있었다는 점에서 우리와 유사한 역사를 가진 타이완의 그 당시 상황에 대해서 잘 알고 싶다면 일본 지배하에 있던 타이완의 상황을 잘 그려낸 우주리우의 『아시아의 고아』를 읽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주리우의 『아시아의 고아』는 주인공 타이밍의 일생을 통해 그 당시 타이완의 상황을 잘 드러내고 있다. 타이밍은 처음 국어학교 사범 부를 졸업한 후 시골학교에서 선생님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여선생님을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은 타이완인 이며 같이 근무하는 여선생님은 일본인이라는 신분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가슴 아픈 실연을 당하게 된다. 그는 이러한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서 이별 후 일본 유학을 결심하게 된다. 하지만 타이밍은 일본에서 생활하면서도 대만인이라는 신분 하나로 많은 차별을 받게 된다. 그는 먼저 일본으로 간 친구가 타이완인 이라는 신분을 드러내지 말라고 충고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의 친구에게 불쾌감을 느끼며 친구의 조언을 무시한 채 타이완인 이라는 신분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평소 생활하는 집 주인의 가족들이 타이완인 이라는 말에도 예전과 다를 바 없이 대해주어서 별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중국 유일 동학회”에서 가서도 자신이 타이완인임을 당당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그는 신분을 공개함으로 인해 그곳에 있는 많은 이들로부터 스파이라는 질타를 받게 되고 자신의 처량한 현실을 단념한 채 다시 타이완으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다시 돌아온 타이완의 생활도 그의 만족감을 채워주지 못하였다. 그는 타이완에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자 점점 기력을 잃게 되며 자기 자신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된다. 그러던 중 동창의 권유로 인해 중국에서 일자리를 찾게 되고 그는 다시 대만을 떠나 중국 땅으로 가게 된다. 그는 그 곳에서 정착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며 직장생활도 하고 가정을 꾸미게 된다. 하지만 중일 전쟁의 발발로 다시 한 번 그의 꿈은 좌절된다. 이번에도 그의 신분이 문제가 되었다. 그는 중국에서 일본의 식민지인 타이완 인이라는 것이 발각되면서 스파이로 오해 받아 감금된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감금된 곳이 그가 가르치던 학생의 집이라는 것을 알고 학생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타이완으로 탈출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타이완으로 간 타이밍의 삶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그는 중일전쟁에 일본 해군의 군속이라는 신분으로 다시 한 번 중국의 관동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는 전쟁 중에 보게 된 여러 비도덕적인 면모를 보면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그는 정신을 잃고 다시 타이완으로 이송된다. 타이밍이 타이완에 도착했을 때 타이완의 상황은 특별지원병제도가 실시되고 지원병, 공출 제도 등의 실시로 인해 매우 혼란하였다. 그러던 시기 그의 정신적 지주라고 할 수 있었던 어머님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그의 기력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해졌고 그는 결국 점점 미쳐간다.
이 소설은 분량이 꽤 많은 장편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지루하다거나 재미없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읽은 것 같다. 평소 책 읽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흥미 있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 나 또한 학교 교육을 통해 일본치하의 현실에 대해 여러 번 들어봤고 아시아에서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 일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내내 타이밍의 삶이 매우 기구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크게 세가지 점에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첫 번째는 이 소설의 제목인 『아시아의 고아』의 의미에 대한 것이었다. 이 소설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소설의 제목인 ‘아시아의 고아’는 아마 대만인들을 지칭하는 말일 것이다. 그럼 왜 이 소설에서는 대만인들을 아시아의 고아라고 하였을까? 소설 내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타이밍의 삶은 왜 대만인들을 ‘아시아의 고아’라고 칭했는지를 여실 없이 보여준다. 고아는 “부모를 여의거나 부모에게 버림받아 몸 붙일 곳이 없는 아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국가는 그 나라 국민에게 있어서 부모와도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즉 타이밍에게 있어서는 대만이란 나라가 타이밍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지만 타이밍과 같은 국민들의 안식처가 되어주는 부모가 될 수도 있는 곳이다. 사실 대만이라는 나라는 중국 영토에 속해 있기 때문에 영역적 의미에서의 민족으로 본다면 대만인들은 중국인의 범주에 속하게 된다. 하지만 대만은 일본의 영토 확장에 대한 욕구의 희생양으로서 일본의 식민지 하에 있었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기 보단 일본의 지배하에 있었다. 그렇게 때문에 제도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대만은 일본인의 국적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인들은 타이완인 들에게 일본어를 국어로 가르쳤으며 모든 것을 일본식으로 하도록 강요하였다. 또한 일본식으로 성을 개명할 것을 요구하였으며 중일 전쟁에 필요한 군비를 타이완인 에게서 강탈하였으며 그에 응하지 않는 자에 대해서는 비국민적 이라며 영창을 보내거나 고문하였다. 즉 지형적으로 보느냐 제도적인 측면으로 보느냐에 따라 대만인은 중국인이 될 수도 있고 일본인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불분명한 국적을 가지다 보니 대만인은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그냥 전쟁 포로로 취급당하며 그들이 필요할 때에만(군비 충당) 같은 국민이라고 주장하였으며 그 이외에는 타이완 인을 대하는 것을 꺼려하였다. 중국인 또한 마찬가지였다. 중국은 일본과의 사이가 최고조로 악화된 상황이라 일본 지배하에 있는 타이완 인들을 고운 시선으로 볼 리 만무하였다. 이러한 상황에 처하다 보니 대만인은 일본에서도 소외받고 중국에서 또한 소외받는 처지로 전락할 수 밖에 없었다. 즉 대만인들은 그들을 받아줄 제대로 된 국가 즉 부모가 없이 몸 붙일 곳 없이 이리저리 떠돌아 다니는 방랑자와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즉 다시 말해 대만인은 중국, 일본 어느 곳에서도 마음 편히 몸 붙이고 제대로 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이를 이 소설의 작가는 “아시아의 고아”라고 표현한 것이었다.
다음으로 이 소설속의 주인공 타이밍은 두 번에 걸쳐 중국을 가게 되었다. 첫 번째 중국에 갔을 때는 친구의 소개로 직장을 얻게 되어 큰 포부를 안고 간 것이었고 두 번째 중국의 방문은 타이밍 본인의 의지라기 보다는 지원병 제도에 의해 타의에 의해서 끌려가게 된다. 그럼 과연 타이밍의 중국에 대한 관점, 그리고 가치관은 첫 번째 갈 때와 두 번째 갈 때와 어떠한 차이점이 있을까?
처음 타이밍이 중국으로 가던 때에는 동네에서 경사가 난 것처럼 많은 이들이 타이밍의 중국행은 마중 나왔다. 타이밍 또한 부푼 마음을 감추지 못하여 꼭 성공하리라는 마음으로 절대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중국을 향하게 되었다. 이 때 타이밍에게 있어서의 중국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실현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타이밍이 시구를 지을 때 그가 고향이라고 하였다가 그것을 다시 대륙으로 바꾼 것으로 보아서 타이밍에게 있어서 중국은 고향이라고는 볼 수 없다. 즉 타이밍 조차도 본인이 중국인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타이밍이 중국을 떠나게 전에 강남에 뼈를 묻는 1세대가 되겠다는 말을 생각해 보면 중국에서의 생활을 성공적으로 하여 그 곳에 정착하겠다는 그의 의지를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타이밍의 중국에서의 생활은 다시 한번 타이밍에게 중국에 대한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타이밍은 언어가 부자유스러워서 중국에서의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냈다. 하지만 중국인들의 냉정함이나 타락한 부도덕한 모습, 그리고 잘 맞지 않는 중국생활, 아무 일 없이 허송세월을 보내야 하는데서 오는 불안감 등으로 타이밍은 적응을 순조롭게 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우리는 대만인으로 대표되는 타이밍이 중국에 적응하지 못하고 융화되지 못하면서 겉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중국인으로서 인정받지 못하며 안식처를 만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즉 타이밍은 첫 번째 중국유학을 통해 일본의 식민치하에 있는 자신의 처지와 조국간의 차이점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되며 강남에 뼈를 묻는 1세대가 되겠다는 꿈 또한 산산조각 나며 실패로 돌아간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타이밍이 중국 유학 전에 일본 유학을 갔을 때 일본의 묘사와 중국의 묘사와는 상당히 차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타이밍은 처음으로 사랑하는 여자에게 실연을 당한 후 이를 잊기 위해 일본으로 갔다. 그는 일본에 갔을 때 일본의 분위기를 “향기가 흘러넘치는 문화”라고 하기도 하고 일본의 사람을 훌륭한 사람들이라고 칭하며 큰 차별없이 모두에게 친절히 대해준다고 묘사하였다. 또한 일본 자체를 훌륭한 국토라고 칭하며 단풍놀이를 갔을 때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묘사하는 부분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과연 똑같지 안주하지 못하지만 왜 중국과 일본의 묘사가 이렇게 상반되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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