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템페스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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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서평 템페스트를 읽고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500년 전 세계의 고전을 읽고 감상문을 쓰라는 과제를 받고 어떤 책을 골라야 할 지 막막했었다. 평소에 고전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읽은 적도 없었기 때문에 책선정이 더 어려웠다. 책을 고르기 위해 찾던 중 셰익스피어를 발견했고 내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한 권도 안 읽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름만 많이 들어봤지 정작 그의 책을 읽은 적은 없었던 것이다. 도서관에 가서 셰익스피어 코너에 갔다. 그 코너에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5대 희극에 관한 책들이 있었고 그와 관련된 제목들이 나에게도 익숙했다. 그러나 그런 책들은 나중에 읽어 볼 기회가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그 많은 책들 중에 생소한 제목이었던 템페스트라는 책을 골라들었다.
우선 템페스트란 셰익스피어가 은퇴하고 낙향하기 직전에 쓴 마지막 극작품으로 세 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막장 구분이 되어 있는 몇 편 안되는 작품이다. 둘째, 극 말미에 등장인물 목록이 들어 있다. 셋째, 장면마다 등장인물이 등장할 때가 아니라 그 장면의 서두에 일괄해서 한 번 적어놓은 무대지시가 있는 작품이다.
간략하게 템페스트의 줄거리를 쓰자면 이렇다. 밀라노의 대공 푸로스퍼로는 12년 전에 마술 연구에만 몰입하여 정사를 소홀히 하다가 나폴리의 왕 알론조의 힘을 빌린 동생 앤토니오에게 대공 지위를 찬탈당했다. 앤토니오는 형 푸로스퍼로와 세 살 난 질녀 미랜더를 보트에 실어 망망대해에 던져버렸다. 이 부녀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나폴리의 인자한 노대신 곤잘로가 식량과 옷, 귀중한 푸로스퍼로의 마술 서적들을 휴대시켜주었기 때문이다. 푸로스퍼로 부녀가 상륙한 무인고도는 악의 마녀 시코랙스가 한때 살던 곳이기도 했다. 시코랙스는 생전에 짐승과 같은 괴물 캘리밴을 낳았고, 에어리얼이란 정령을 갈라진 소나무 속에 가두어놓고 노예로 부렸었다. 무인도에 도착한 푸로스퍼로는 갇혀있던 에어리얼을 석방해주었고, 에어리얼은 이 은혜에 보답하고자 또 완전한 해방의 날을 내다보면서 푸로스퍼로를 주인으로 모시고 심부름을 하게 된다. 한편 푸로스퍼로는 캘리밴을 교육하여 문명인으로 만들려고 노력했으나 여의치 않아 하인으로 부리게 된다. 이러한 생활을 하던 중 어느날 푸로스퍼로는 알론조 왕이 그의 일행과 더불어 튀니스에서 거행된 딸과 튀니스 왕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귀국하는 항해 길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자신의 동생 앤토니오도 그 일행에 끼어 승선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푸로스퍼로는 원수들을 일망타진하여 복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된 것이다. 그는 이제 완성에 이른 자신의 마술로 폭풍우를 일으킨 후 에어리얼을 시켜서 이들을 무인도 섬으로 유인한다. 그리고 알론조 왕의 아들인 퍼디넌드는 특별히 무리에서 따로 떼어 홀로 상륙시키고, 퍼디넌드를 유인하여 자신의 딸인 미랜더와 사랑하는 사이로 만든다. 그리고 무인도 다른 쪽에 남겨진 알론조를 비롯한 일행들을 에어리얼을 시켜 오두막 근처로 오게 하여 푸로스퍼로와 자신의 딸인 미랜더를 망망대해에 버린것을 모두 용서하고, 자신의 가진 강도 높은 마술을 버림으로써 행복한 결말을 낸다.
이 책은 신과 인간의 이야기이다. 나는 처음에는 책의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신의 세계이고 어디가 인간을 말하는 건지 몰랐다. 판타지적인 색이 강한 이 책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 3번을 읽었다. 그제야 내용을 이해하게 되었다.
푸로스퍼로는 딸 다음으로 사랑한 자신의 동생인 앤토니오에게 국가의 행정을 모두 맡겼다. 그러나 앤토니오는 푸로스퍼로가 학문을 쌓는 데만 전념하느라 행정을 소홀히 한 틈을 타 나폴리의 왕과 흥정하여 푸로스퍼로와 그의 가족을 파멸시키고 딸 미랜더와 함께 밀라노에서 추방해 외딴 섬으로 쫓아버렸다. 여기서 나는 사람의 욕심이 얼마나 끝이 없는가를 느낄 수 있었다. 서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게 사람마음이라는 데 앤토니오가 형인 푸로스퍼로에게 한 짓은 이 말을 잘 나타내주는 것 같다. 자신이 맡은 위치에서 열심히 해서 정당한 방법으로 더 높은 지위를 얻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저 권력에 눈이 멀어 자신을 사랑한 형과 조카를 등져버리는 모습을 보고 ‘참 사람이란 잔인하구나, 자신의 이기심을 채우기 위해선 무슨 일이든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며 무서웠다.
섬으로 추방당한 푸로스퍼로는 자신을 내 쫓은 이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마술을 열심히 익혔다. 그 과정에서 등장하는 푸로스퍼로를 돕는 하인인 에어리얼과 캘리밴도 인상 깊었다. 푸로스퍼로에게 항상 복종하는 에어리얼 같은 하인이 있는 반면 캘리밴은 악의 마녀인 시코랙스의 자식답게 반항하고 심지어는 푸로스퍼로의 딸인 미랜더를 범하려고까지 하였다. 푸로스퍼로의 하인인 이 두 명은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인간이 정신과 육체라는 불가분의 두 가지 요소로 된 개체라고 할 때, 에어리얼과 캘리밴어 바로 인간의 이 두 요소라고 생각했다. 영혼, 사랑 등 천사적인 면을 상징하는 에어리얼은 인간의 정신이고 미랜더를 능욕하려고 혈안이 되어 육욕과 같은 동물적인 면을 상징하는 캘리밴은 인간의 육신을 나타낸다. 인간은 누구나 천사의 모습과 악마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천사와 악마사이에서 고민할 때 천사 쪽으로 이끄는 것이 중요한데, 책의 내용을 보면 [차후에는 현명해지고, 은총을 구하겠습니다. 난 세 겹의 바보였지. 이 주정뱅이를 신으로 잘못 알고 이 멍청이 바보를 경배하다니]라는 구절이 있다. 처음에는 망나니 같았던 캘리밴이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천사 쪽을 향해 변해가는 모습을 잘 나타내는 구절인데 이것은 책 전체를 놓고 봤을 때 푸로스퍼로 자신이 캘리밴을 회개하도록 교육하고 은총을 받도록 인도함으로써 자신 속의 캘리밴적 요소를 지양하여 천사의 자리에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한다는 의미인 것 같다.
미랜더와 나폴리의 왕 알론조의 아들인 퍼디넌드의 사랑도 인상깊었다. 미랜더는 아버지인 푸로스퍼로와 캘리밴을 제외하곤 남자를 본 적이 없었다. 그러던 중 퍼디넌드를 보고 첫 눈에 반해 사랑해 빠지고 퍼디넌드도 마찬가지고 미랜더를 보고 한 눈에 반한다. 이들의 이러한 만남은 딸의 행복을 위해 푸로스퍼로가 마술을 통해 의도적으로 만들어 낸 모습이다. 이 장면에서 나는 이 책의 저자인 셰익스피어가 말년에 쓴 작품임을 고려했을 때 자신이 죽기 전에 자식들의 행복을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고 생각했다. 부모의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고 무한하다는 생각에 감사함을 느꼈다.
알론조의 동생 시배스천과 푸로스퍼로의 동생 앤토니오는 알론조의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알론조를 죽이고자 한다. [왕자가 익사하지 않았다는 희망은 없지요]에서 왕자가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시배스천과 앤토니오의 생각을 알 수 있고 [아, 바로 그 희망은 없지요‘에서 위대한 희망이 당신에게 솟아나는 것입니다! 이쪽에 희망이 없다는 것은 저쪽에는 아주 큰 희망이 있다는 것입니다]에서 알론조를 죽이고 왕의 자리를 꿰차고자 하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여기서 나는 다시 한 번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에 대해 몸서리를 쳤다. 배가 난파당하여 섬에 떨어진 상태에서도, 그리고 사람이 몇 명 남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힘을 합쳐 이 난관을 헤쳐 나갈 생각은 하지 않고 그놈의 권력이 뭐가 중요하다고 서로 죽이려 달려드는 모습이 무서웠다.
5막에서는 모든 주인공들이 만나 극이 진행된다. 푸로스퍼로는 강력한 마술로 죄를 지은 자들을 크게 벌하였다. 그러나 [그들에 못지않게 날카롭게 정서에 반응하고 고통도 느끼는 내가, 너보다 더 동정적이지 않겠느냐? 비록 그자들이 나에게 저지른 큰 죄는 나의 골수에 사무치나, 나는 고매한 이성으로써 분노를 참고 있는 것이다. 더 귀한 행동은 복수에 있기보다는 용서의 미덕에 있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죄인들을 마술로부터 풀어주었고, 그 중에서도 끝까지 반성하지 않고 자신을 괴롭힌 친동생 앤토니오에게도 [가장 못된 녀석, 너를 동생이라고 부른다면 내 입이 더러워질 정도이지만, 내 그 음흉한 너의 죄를 용서해 주겠다. 너의 죄 전부를 말이다.]라고 말하며 무조건적인 용서를 했다.
이 극의 주제가 관용과 용서와 화해라는 것에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선의 악과의 투쟁에서 승리한다는 교훈을 주고 복수와 처벌 대신에 용서와 관용이 있고, 절망과 암흑 대신에 희망과 빛이 있음을 알려준다. [오 놀랍구나! 훌륭한 사람들이 여기에 이렇게도 많다니! 인간은 정말 아름답구나! 이런 분들이 존재하다니 참, 찬란한 신세계로다!]라고 한 미랜더의 외침에서도 인생은 악의와 불의와 배반으로 얼룩져 있다고 해도 역시 살아볼 가치가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