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복지학 영화 감상문] 영화 말아톤을 보고
5살 지능의 20세 자폐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말아톤..
나는 장애를 가진 초원이의 마라톤 인생 이야기를 담은 영화 한편을 보았다. 말아톤을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웃어야할 장면인데,, 언뜻 보면 웃긴 장면인데 웃을수가 없었다. 어떤 노래의 가사처럼 정말 ‘웃고 있어도 자꾸 눈물이 나요’였다. 가슴은 찡하고, 씁쓸한 웃음만 나오고, 자꾸만 고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초코파이, 짜장면,,,그리고 얼룩말을 환장하도록 좋아하는 영화 속 초원이는 정말이지 내 사촌동생 종성이와 쏙 닮았다. 일주일에 2~3번을 봐도 나에게는 눈 한번조차 제대로 마주쳐 주지 않고 치킨, 계란밥, 컴퓨터 게임을 너무 좋아하는 사촌동생이 생각나서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찡했다. 내 가슴이 찡한 건 아마 영화 속에 비춰지는 초원이의 모습과 내 사촌동생 종성이의 모습이 묘하게 닮았지만 같지는 않다는 점이였다.
초원이는 비록 자폐증을 가졌지만 밝고 순수하고 명랑하다. 하지만 내 사촌동생은 자폐증까지는 아니라 하지만 초원이 보다 더 조용하고 어둡고 침울하기까지 하다. 어렸을 적에는 자폐증이라는 것을 모르고 사촌동생이 좀 조용하고 공격적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어느 날 책에서 읽은 자폐증 증상이 사촌동생과 너무 흡사하다고 생각했다. 혹시나 해서 엄마에게 여쭤보니 사촌동생은 자폐증이 시작될 무렵에 알게 돼서 치료를 시작했다고 한다.
예전에 철없었을 때는 나도 장애를 가진 사람을 볼 때 편견에 가득 찬 눈을 하고 바라보았다. 하지만 사촌동생이 장애를 가진 것을 알고부터 나는 장애를 가진 사람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내가 장애우를 무시하고 손가락질 하면 그건 우리 사촌동생을 욕하고 때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영화를 보며 장애에는 정신적 장애와 신체적 장애라는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영화 말아톤에서의 윤초원은 신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정상인처럼 보이지만 자폐증이라는 정신적인 장애를 가지고 있다. 반면에 내가 예전에 읽었던 ‘지선아 사랑해’라는 책에서의 이지선은 정신은 멀쩡해서 정상인과 다를 바 없지만 불의의 사고를 당해 온몸에 화상을 입게 되어 신체적인 장애를 가지고 있다. 이들의 장애의 근원과 모습은 다를지 몰라도 이 한 가지는 같다. 대한민국에서 가지고 있는 장애는 어떤 모습의 장애라도 가지고 살아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장애를 가진 사람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에게까지 쏟아지는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 그 눈총과 수군거림이 해마다 많은 장애우들이 자신의 가족들에게서 버려지고 멀어지는 현상을 낳게 한다. 우리 사촌동생도 자폐증으로 인한 의사소통의 장애가 있었지만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일반계 중학교에 진학해서 공부했었다. 하지만 도리어 학부모들이 전학을 시키라고 해서 이모가 참 많이 우셨다. 장애 아이를 가진 부모의 입장에서도 아들의 장애를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는데 주변사람들의 차가운 말이 이모를 더욱 서럽게 하셨다. 나중에 아이를 위해 최대한 평범하게, 장애가 돋보이지 않도록 일반계 학교를 선택했던 이모는 오히려 상처만 받으셨고 결국 사촌동생은 고등학교는 특수반이 있는 학교에 진학했다.
장애를 가진 사람을 보면 악연히 거부감을 느끼거나 불쌍해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을 보고 얼굴을 찡그릴 이유도, 혀를 쯧쯧 찰 권리도 없다. 더 이상 장애는 우리 사회의 걸림돌이 아니고, 사회의 일부이다. 누가 장애를 가지고 싶어서 가졌겠는가? 나의 가족이 또는 내가 장애가 있다고 생각해보면 절대 그들을 무시하거나 적대시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모두 인간이기에 우월을 가릴 수 없다. 비록 그들에게는 장애가 있지만 그들도 똑같은 사람이고, 어떤 면에서는 비장애인 보다 더 뛰어난 부분도 있다.
영화의 초원이도 마라톤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인다. 영화를 보면서 자폐아 초원이의 역할을 맡은 조승우의 연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자폐아의 특징인 눈을 보지 않고 대화하는 행동과 똑같은 말 반복하기, 남들 말 따라 하기, 그리고 자폐아 특유의 높은 통의 목소리까지 완벽히 따라했다. 영화를 보며 감동적인 부분은 첫 번째로 남에게 자신의 음식을 절대 주는 일이 없고, 남이 주는 음식도 절대 먹지 않는 초원이가 코치선생님과 함께 마라톤을 하고 나서 코치 선생님께 물을 건네는 장면이다. 이 장면을 보며 아! 드디어 초원이가 갇혀있던 자기만의 세계에서 새로운 세계로의 접촉을 시도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춘천 달리기 대회에서 항상 엄마가 묻는 말에 답하던 초원이 엄마에게 "초원이 다리는?"을 묻는 장면에서 달리는 것이 엄마의 욕심만이 아닌 초원의 달리고 싶어 하는 마음이 들어가 있어 감동적이었다. 음악도 춘천 마라톤 대회에서 전속력으로 뛰는 초원이의 모습을 마치 발소리를 연상하게 하는 밝고 빠른 템보의 경쾌한 음악과 함께 어울려져 역동적으로 잘 표현해 내었다. 그리고 산 굽이굽이를 돌며 헬리콥터로 찍은 마라톤 장면도 정말 멋있었고, 나중에 얼룩말과 함께 초원 위를 뛰는 주인공 초원이의 모습은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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