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 감상문 안티고네
안티고네를 읽는 내내 대체 그들은 무엇을 놓고 갈등하는 것인가에 대해 한참을 고민했다. 그들은 대체 왜 죽은 것일까, 그들이 죽을 수밖에 없게끔 극을 치밀하게 구성한 작가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안티고네의 주된 갈등은 안티고네와 크레온 왕 사이에서 일어난다. 크레몬은 반역을 일으킨 폴뤼네이케스의 무덤을 만들 수 없게끔 공포한다. 안티고네는 그의 장례를 꼭 치르고자 한다. 그 속에서 안티고네의 자매 이스메네 하이몬 등은 각자의 정의관을 확립해 나가며 끊임없이 갈등한다.
안티고네는 폴뤼네이케스의 장사를 지내야만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것은 도덕적으로 자신의 혈육을 장사지내는 것이 옳다는 신념에서 비롯된다. 그녀는 자신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권력에도 마땅히 대응한다. 크로온 앞으로 붙잡혀 와 그를 직면하는 순간에도 그녀는 자신이 행한 일이 결코 수치스럽지 않다고 말한다. 크로온이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그녀 혼자 그런 생각을 하는거라 비웃자, 오히려 모두 자신과 같은 생각인데 당신에게 입막음 되어 말하지 못하는 것이라 지적한다. 그녀는 이처럼 신의 법을 지키고 부당한 권력에 대항한다. 성별, 계급의 상당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담대히 자신의 정의를 실현해나간다.
반면에 크레온은 한 나라의 왕으로 자신이 공포한 법령을 반드시 지켜야 함을 거듭해서 말한다. 그의 태도는 다분히 권위적인데 나라 대중의 시선과는 상관없이 나라는 결국 왕이 다스리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펼친다. 섣불리 그를 악한 사람이라 몰아갈 수는 없다. 그가 처한 상황, 그의 위치에서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를 실현하고자 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주장하는 그의 정의를 우리가 용납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는 반역자라는 이름으로 인륜적으로 마땅히 행해지던 장례를 치르지 못하게 한다. 그러한 행위는 정말 잘못을 한 사람들에게 가학적으로 행해지던, 죽은 후에도 죽게 하는 잔인한 행동이었다. 그가 자신의 입장을 견고케 하고자 한 것은 그의 입장에서 마땅한 조치였겠으나 그가 행한 그 행위가 모두에게 타당하가 칭해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덧붙여 그 주변 인물의 갈등과 정의에 대해서도 살펴보아야 한다. 안티고네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이스메네는 그를 장사지내 주는 것이 옳지만, 권력에 대응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임에도 그 실현을 회피한다. 그러나 그녀는 이후 안티고네가 잡혀와 죽음의 상황에 놓이자 자신도 그 일에 동참했다며 기꺼이 죽고자 한다. 그녀는 상황 속에서 정의관을 보다 확립하고 그것을 실행하는데 따라오는 두려움을 극복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스메네가 죽고자 나서는 그 행위가 과연 그녀의 자발적인 선택이었을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 안티고네의 정의 실현으로 인해 결국 이스메네가 지키고자 했던 그녀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 이를 통해 극작가가 단순히 안티고네를 위대한 영웅적 인물로 설정하기 보다는 자신의 정의와 신념으로 인해 현실을 등질 수 있는, 그녀만의 한계있는 인간임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극은 결국 안티고네의 손을 드는 것처럼 보인다. 안티고네의 죽음 이후 연달아 하이몬, 에우뤼디케가 죽고 그 모든 상황을 본 크레온은 좌절하며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었다고 고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안티고네가 죽는 그 모습을 통해 서로의 배타적인 정의관이 결국 합치를 이루지 못한 것을 알게 된 독자들은 편한 마음으로 책장을 덮기가 어렵다.
죽음이 더욱 비극적인 것은, 크레온이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안티고네를 풀어주려 하자마자 곧바로 안티고네의 죽음을 들은 그 상황에 있다. 그 죽음은 안티고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들과 아내에게로 줄줄이 이어지게 된다. 극의 비극성을 높이기 위한 작가의 의도적인 전략임은 물론 오늘날 이 작품을 읽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크레온이라는 한 인간은, 신의 법이라 말할 수 있는 ‘죽은 자를 죽음의 세계로 보내는 행위’를 제한한다. 아슬아슬한 시간의 차이로 결국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것은 결국 신에게서 받아야 했던 그의 끔찍한 숙명일지도 모른다. 과오를 인정할 때는 언제든 이미 늦었다, 는 말을 크레온을 보며 떠올리게 된다.
결국 극은 비극적으로 끝난다. 소포클레스가 안티고네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죽은 자와 관련된 신의 법? 잘못된 권력에 대항하는 한 인간의 모습? 그 속에서 우리의 삶에 적용할 지혜를 얻어내는 것은 결국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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