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서 그랬어요 독서보고서
≪외로워서 그랬어요, 문경보 지음, 샨티, 2011≫
고백컨대, 나는 10년을 넘게 미술하는 사람으로 미술과 함께 하는 삶에 있어 미술교사라는 안정된 직업에 매료되어 교사를 하겠다는 마음에 교육대학원에 왔을지 모른다. 처음 교육대학원에 들어와 가장 충격을 받았던 선생님의 말씀이 있다.
“미술을 교육 하는 것이 미술교사 아니라, 미술을 통해 교육하는 것이 학교에서의 미술교사로써 해야 할 일이라고......”
정말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미술을 가르치는 것이 교사라고 너무도 당연히 생각했던 나는, 무언가로 한 대 맞은듯이 진지하게 교사가 무엇인지 나는 교사로써 자질이 있는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미술이 아닌, 교육 그러니까, 아이들에 관한 의미있는 변화에 미술을 통해 아이들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내가 하고 싶다고 직장까지 그만 두며 선택한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막중한 책임도 느껴졌고, 내가 정말 교사가 될 자질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지난 학기, 교육대학원에 입학한 9월부터 계속 해오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좋은 미술교사가 되고 싶다. 이번 학기의 수업은 유독 나의 질문과 고민에 대한 상담과도 같았다. 교육철학과 교육사 그리고 교육학 개론 과목을 통해, 나에 대한 성찰과 우리의 아픈 교육사로 인한 지금 교육의 실태, 그리고 그 중심에 지금 교육을 이끌어갈 교사의 역할에 대해 배우고 느꼈다.
교직실무 시간의 선생님 말씀이 떠오른다. 초임 교사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이자 착각은 열정이 넘치고 뭐든 해주고픈 마음에 변화되지 않는 아이들에게 실망하고 변화 시키지 못하는 교사 스스로에게 무능함을 부여하고 끙끙 앓아버린다고.
책의 저자 문경보 선생님도 아이들을 너무 사랑하는 마음에 마음 앓이 하다 결국 병까지 얻고 나서야, 교육대학원에서 상담심리 공부를 하셨다 한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순교자 콤플렉스가 있었던거 같다고 고백하는 선생님 글 프롤로그가 참 아프게 느껴졌다. 문선생님의 책을 고른 것은 순전히 제목 때문이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이라는 영화를 보았었다. 친구가 보자고 했던 영화이고, 딱히 좋아하는 배우도 그리고 그저그런 웃고 잊어버리는 로맨틱 코메디 영화겠거니 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오는 내 마음은 아프면서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영화의 주인공 내 아내는 연애시절에는 한없이 착하고 예뻤던 그녀였는데, 결혼은 하고부터 그녀의 시시콜콜함 들이 모두 싫어졌다는 것이다. 그녀의 잔소리도 유달리 그와의 대화에 집착해서 한시도 가만히 못 있거나, 끊임없이 요리를 해서 먹이려 든다던가, 감정기복이 유달리 심하다거나, 불평불만이 심해서 그를 계속해서 괴롭히는 모든 것이 그는 싫고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옆집에 사는 남자를 이용해 그녀에게 이혼하자는 통보를 받고 싶어 하는 그를 그린 영화이다. 그런데, 그러한 일련의 과정중에 그녀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 왜 늘 불평 불만했는지 고백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녀가 그랬다. 외로워서 그랬다고, 그런데, 그 말이 너무 슬펐다. 왜냐하면 내 모습 같았기 때문이다. 나도 그랬다. 나는 지난겨울 12월에 4년 반을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결론은 내가 그를 찼지만, 과정으로 보면 내가 많이 사랑했었고 헤어지길 원했던 그를 결국 내가 놓아 준 것 같다. 그와 사귈 동안 행복한 때도 참 많았지만 나는 늘 외로웠다. 그래서 그에게 영화 주인공처럼 참 못살게도 굴었던 것 같다. 근데 진짜 외로워서 그랬는데......영화를 보면서 눈물이 났다. 그런데 나는 남자친구 뿐만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에서 정말 내가 마음을 주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바보 같은 만큼 헌신적이다. 그런데 그만큼 내게 돌아오지 않으면 상처받는다. 그런 일련의 나이만큼의 상처 갯수 만큼 나는 사람을 대할 때 이제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게 되었다. 나를 방어하기 위한 기제로. 그런데 그게 남자친구나 가족들에게는 정말 내편이라 생각해서 지나친 행동들을 하고 결국 귀찮다는 소리를 듣고 상처받고 만다. 근데 내 모습이 거기 있었다. 그 영화속에.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내가 이상해서 그랬던 게 아니구나 라고, 누가 날 상담하고 이해해주지 않았지만 스스로 영화를 보고 위로가 되었던 것 같다.
이런 사정으로 나는 문경보 선생님의 ≪외로워서 그랬어요≫를 고민없이 골랐다. 사실 두껍지 않은 분량과 시원하게 큰 글자크기와 전문서가 아닌 대중서라도 가볍게 빠르게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기 때문에 선뜻 고른것도 있다.
그렇지만 대중서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건 좋았지만 책의 상담과 관련된 내용이 조금 더 체계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선생님의 일기와 같은 편한 문체로 아이들과의 상담이야기를 편하게 들려주듯이 얘기하고 계신다. 솔직한 마음으로 그래서 편하게 볼 수 있었기도 하지만, 교육대학원 수업을 통해 이것저것 나름의 아이들에 관한 지식이 있는 학생이 보기엔 다소, 어느 부분에선 전문적인 상담에 관한 체계로 곁들어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교육대학원에 들어와 진짜 교육과 마주하기 전까지, 나의 머릿속 학생은 아마 내가 마주한, 나의 학창시절의 나와 내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다. 길에서 마주치는 아이들, 뉴스에 나오는 요즘 아이들이라는 말에,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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