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생 교사와 학생 사이의 존재 -교사와 학생 사이를 읽고-
교사와 학생 사이의 존재.
-교사와 학생 사이를 읽고-
교육 대학교 학생들은 조금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12년간 학생으로 보냈고 대학을 졸업하면 나머지 몇 십년을 교사로서 보내게 된다. 즉, 교대생들은 학생이면서도 예비 교사인 존재가 되는 것이다. 학교 다닐 때, 물론 존경하는 선생님도 있었지만, 선생님이란 단어는 쏘옥 빼버리고 선생님 성함만 친구 부르듯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 뿐만 아니라, 안보이는 곳에서는 욕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나는 신문이나 뉴스에서 학생과 교사와의 갈등에 관한 문제를 가지고 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과연 나는 어느 쪽에 서서 의견을 제시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내가 읽어야 할 책 목록 중에서 대번에 이 를 고른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 였다. 예비 교사의 신분이야 말로 이 책의 제목처럼 교사와 학생사이에 있다고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 책은 교실에서 만나게 되는 아주 다양한 예시들을 제시함으로써 독자 스스로 교사와 학생 사이에 있어야 할 대화와 감정과 자세를 깨달아가게 하고 있다. 모든 예시들이 실제로 교실에서 벌어질 법한 일들이다. 특히나 학생이 상스런 표현을 쓴다던지 교사와 학부모간에 의견 충돌이 있을 경우처럼 난감한 상황들이 많이 제시된다. 그 예시들 중 교사가 말하거나, 행하는 많은 모습들이 우리가 학창시절에 실제로 많이 볼 수 있었던 대처법들이 많다. 실생활에서 교사는 곤란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 아이들보다는 자신의 위신이나, 상황을 먼저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어떻게 하면 후에 내가 징계를 받거나 하는 일 없이 이 상황을 넘어갈 수 있을까?’ 하고 먼저 생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러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사건의 당사자인 학생과 교사 뿐만 아니라 주변 학생들이 느끼는 감정까지 상세하게 말해준다. 심지어 그 상황이나 감정들에 너무 공감이 가서 이 저자가 이 책을 얼마나 고심 끝에 썼는지 알 수 있다.
나 역시 다년간 어린 학생들을 가르쳐 본 경험이 있고 학부모를 대해본 경험이 있다. 이제까지는 내가 그 때에 했던 행동들이 매우 신중하고 잘 처신했다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내가 큰 실수를 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성인의 입장에서만 생각했지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지는 못했던 것이다. 예를 들면 나는 내가 가르쳤던 아이들 중에서 어떤 과목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노력하면 쉬울 거야.”라고 말하면, 아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해 줄 수 있다고 믿었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런 경우 아이는 ‘아, 그래요.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난 쉬운 것을 해냈다는 것밖에 증명하지 못할 거예요. 하지만 실패하면 정말 치욕이 되는 거예요. 난 멍청하며, 쉬운 것도 배울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결과가 되니까요.’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아이는 노력해 봐야 잃는 것밖에 없다는 생각에 오히려 듣지 않으려 한다. 귀담아 듣고도 이해하지 못하면 누구나 다 내가 바보라는 걸 알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나는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지극히 나의 관점에서 아이를 위한다고 한 것은 오히려 아이에게 독이 될 수 있음을 알았다. 이럴 때에는 ‘하기 싫고 어려운 것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야. 어쩌면 선생님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거야.’고 말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아이의 성격이나 지능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 인상적이었던 사례는 주사를 무서워하는 아이를 대하는 교사의 태도였다. 아마 나였다면 ‘너를 위해서 예방 주사가 필요한 거야.’라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저 냉정한 논리일 뿐 아이가 주사를 덜 무서워지도록 도울 수는 없다. 그렇다고 ‘너처럼 큰 아이가 예방 주사가 무섭니?’라고 말해서 아이의 감정을 가볍게 여겨서도 안 되고, ‘전혀 아프지 않아. 금방이면 끝나는걸.’이라고 해서 거짓 확신을 주입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그것보다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양호 선생님께 너한테는 특별히 주사를 살살 놓아달라고 부탁드린다는 말과 함께 편지 한 통을 아이 편에 보내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아이의 감정과 소망을 인정하고 도움을 주는 것이 훌륭한 대응 될 수 있다. 교사의 사소한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아이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교사가 아이를 대할 때에는 예단하고 분석하는 것은 금물이다. 아이의 행동이 먼저이고 교사의 평가가 나중이 아니라, 교사의 평가에 의해 아이의 행동이 달라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또한 아이들의 감정과 인격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아무리 혼내야 할 일이 있더라도 그 상황 자체를 놓고 이야기 해야지 아이들의 능력이나 인격을 논해서는 안 된다. 물론 교사도 완벽하지 않는 그저 하나의 인간에 불과하기에 이러한 것이 매우 힘들 것이다. 훌륭한 스승이야 말로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들의 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칭찬은 무조건 좋은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칭찬도 독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판결을 내리는 칭찬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이러한 칭찬은 아이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남에게 의지하게 만들며, 수동적으로 움직이게 한다. 자신감, 자립심, 자제력을 기르는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이러한 칭찬을 하게 되는 것일까? 책에서는 이러한 칭찬은 마치 마약처럼 잠시 동안은 아이의 기분을 좋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잠시가 끝나고 나면 의타심을 갖게 된다. 아이는 스스로 대견해서가 아니라 타인으로부터 인정을 받기 위해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아이는 남의 입을 통해 날마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하지만 인정하는 칭찬의 경우 매우 바람직하다. 교사의 한마디 칭찬은 아이가 스스로 자신에게 칭찬을 할 수 있도록 해 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교사가 ‘우리 지은이가 청소를 참 깨끗이 잘했네. 지은이 덕분에 반 친구들이 깨끗하게 교실을 쓸 수 있겠어.’ 라고 칭찬을 하면 아이는 이 칭찬을 듣고 ‘내가 한 일 때문에 아이들도 기분이 좋을 수 있겠어. 내가 일을 잘 했기 때문이야.’라고 생각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칭찬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성인들보다 훨씬 순수하고 섬세한 존재이기에 성인을 대할 때보다 더욱 신중함을 가지고 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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