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밖의 아이들 독서감상문
‘교실 밖의 아이들’은 학급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어떠한 정서적 문제를 가진 아이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한 사례들을 모은 책이다. 2학년 때 선택과목으로 상담을 선택한 나는 어느 정도 상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이 책을 읽기로 결심했다. 훗날 내가 교단에 서면, 최소한의 상담 기술을 알고 아이들 특성에 맞게 잘 적용해 상담수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책은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책을 읽기 전 예상했던 미래의 다짐뿐만 아니라 더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나는 과거 실습과 교육 봉사활동, 그리고 나의 초등학생 시절 친구들까지 떠올리며 반성을 하고 과거로 돌아가 내 안에서 상담 계획을 짜보기도 했다. 그때 난 왜 그렇게 했을까, 이 책에 나온대로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았더라면 나는 학생들과 더 나은 관계를 만들 수 있지도 않았을까? 많은 생각이 스쳐갔다. 책 속의 사례들은 모두 깨닫는 것이 많은 내용이었고 훗날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었는데, 그중 내 경험과 비슷한 몇 가지 사례가 가슴에 인상깊게 남았다.
첫 번째 이야기, 선생님이 엄마에요?
이 이야기 속 주인공, 영진이는 어머니의 부재 속에서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해서 친구들과 계속 싸우고 욕을 하며, 선생님에게 ‘ 선생님이 엄마에요?라고 외치며 반항행동을 한다. 이야기 속 상담 선생님은 영진이의 억눌린 감정을 발산시켜주기 위해 함께 놀이를 하고 게임을 통해 규칙을 지키는 법을 가르쳤다. 나는 이 이야기를 보고 작년 교육봉사활동 때 만난 2학년 여자아이를 떠올렸다. 이름은 잘 기억이 안나는데, 당시 내가 맡은 3학년 아영이의 동생이었다. 그 여자아이는 항상‘짜증나!!’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늘 분노에 차있으며, 특히 선생님에 대한 불신이 강했다. 나는 그저 내가 저 아이를 맡지 않게 된 것에 감사했고 아이의 반응이 두려워 섣불리 다가서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래도 초반에는 나름 상담 수업 때 배운 것도 써보려고 했지만 워낙 그때가 학기 초였기 때문에 아는 것이 적어서 할 수 있는 거라곤 ‘**이가 선생님 말을 안 들어서 선생님이 속상하구나.’라는 말 정도였다. 초등학교 교사이신 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물어본 적도 있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소리 지르지 말고 목소리 낮게 깔고 말해. 니가 소리 지르면 애들도 소리 지르게 되. 그리고 그 애 니가 어떻게 한다고 해서 바뀌는 거 아니니까 그 시간 잘 보내는 것만 생각해.’였다. 이 대답을 듣고 나는 실망을 했다기 보단 어려운 현실을 깨닫고 무력한 내 자신을 깨달았다. 분명 어머니도 처음부터 저렇게 생각하진 않으셨을거다. 사람을 바꾼다는 것이 어려운 일인 만큼 어머니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결국엔 지친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현실을 깨달아서일까, 나는 한층 더 그 아이를 대하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포기할 때 즈음, 같은 과 승민이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승민이도 나와 같은 곳에서 교육봉사활동을 하게 되어 다른 요일에 그 아이를 맡아 수업하게 되었는데 승민이도 그 아이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아이가 수업을 받으려 하지 않고 또 화를 내어서 이번엔 승민이가 강하게 나가면서 아이더러 교실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 그러자 아이가 서럽게 울어서 승민이가 왜 그러냐고 묻자 아이는 한문 선생님의 이야기를 했다. 아이는 한문 선생님이 매 시간 공책을 거둬가서 검사를 하는데 매번 자신의 노트는 가장 나중에 검사해서 서운하다고 말했다. 승민이는 이야기를 듣고 ‘그래 그럼 선생님은 항상 니 노트를 가장 먼저 검사해줄게.’ 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이후로 아이의 태도가 조금 나아졌다.
그 아이의 가정은 아버지가 안 계시고 어머니 혼자 가정을 꾸리는 가정이었다. 분명 어머니께서는 아이 둘을 기르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쁘실 것이다. 그 아이도 이야기 속 영진이 처럼 단지 애정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관심과 애정을 바라는 아이에게 한문 선생님마저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으니 분노가 속에서 쌓이고 쌓였던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저 나는 과거 속 기억을 바탕으로 추리해 볼뿐이다. 좀 더 일찍 이 책을 만났으면 나도 그 아이와 제대로 된 대화를 해보려고 시도해봤을지도 모르는데… 그저 지난 내 자세가 후회스러울 뿐이다.
두 번째 이야기, 친구와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민교는 바쁜 어머니 밑에서 자라, 어머니와 충분한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못했다. 그 영향으로 민교는 감정표현과 의사소통능력이 부족한 상태가 되었다. 이야기 속 교사는 민교를 돕기 위해 어머니와 연계하여 가정에서는 어머니와 애착관계가 형성되도록 하고 학교에서는 의사소통능력을 길러 민교가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이야기 역시 나로 하여금 과거의 아이들을 회상하도록 하였다. 먼저 떠오른 것은 1학년 실습에서 만난 아이였다. 워낙 예전이라 이름이 잘 기억이 안나지만 민교와 똑같이 의사소통능력이 부족하고 나이에 비해 유치한 놀이를 하며 혼자 지내는 아이였다. 당시 담임선생님의 말씀으론, 정신 연령이 같은 학급의 아이들보다 낮아서 같은 반 친구들이 그냥 그 아이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실습을 일주일 밖에 있지 못한데다가 다른 왕따 아이 문제가 나의 주요 관심이어서 그 아이와 별로 교류가 없었다. 딱 한번, 그 아이가 줄로 장난을 치면서 나를 그 줄로 때린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난 그 아이의 손을 무섭게 잡으며 ‘어디서 선생님을 그런 걸로 때려!’하면서 윽박지르고 끝냈다. 나에게 도움을 요청한 왕따 아이에게 정신이 팔려 정작 그 아이도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탓이었다. 그 아이는 어떤 환경에서 자라났을까, 그 아이도 민교와 같이 어머니의 애정이 필요한 것이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지만 워낙 교류가 적었기 때문에 추리조차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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