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아버지의 뒷모습
우리는 흔히 아버지의 사랑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 물론 아버지 또한 우리 자식들에게 어머니와 같은 살가운 정을 느끼게 하지는 못한다. 어머니는 장성한 후에도 엄마라고 쉽게 표현하는 반면, 아버지는 어느 순간부터는 한 번 아버지로 호칭되어지는 순간 아빠라는 표현을 쓰기 어려운 것도 그러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가장으로서의 역할이라고 해야 할까? 어떠한 환경에서도 가족들을 지켜야 하는 의무와 엄격해야 한다는 당신 자신의 최면으로 인해 아버지는 항상 우리에게서 한 발짝 떨어져 있는 거대한 산과도 같은 존재로 느껴지곤 한다. 물론 나에게도 우리 아버지는 그러한 존재였다. 시시콜콜 무조건적으로 자식의 편을 들어주는 어머니와는 다른 아버지. 어린 시절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무척이나 엄한 존재였다. 그래서 아버지란 존재는 약간은 거리감이 있었고, 아무런 말없이 자식들을 위하는 당연한 지지자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당연히 나보다 훨씬 위에 존재하는 하느님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었다. 아버지에겐 힘듦이나 슬픔 따위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한 번도 아버지의 약한 모습을 본 적이 없었기에.. 그런데 요즘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를 측은함에 가슴이 시리다. 한 가정의 든든한 버팀목의 가장으로서의 구실을 하기 위해 평생을 열심히 일하시면서 순박하게 사시는 모습이 때론 세상의 어떠한 부귀영화를 가진 것보다 평온해 보이지만 어느 한 켠에 내비치는 아버지라는 의무감의 고단함이 베여 있다. 그렇게 우리의 아버지는 가장이라는 큰 십자가를 지고 살아가시는 것 같다.
내가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아버지는 점점 어린아이가 되어가는 것 같다. 어릴 적 엄하셨던 아버지의 모습은 언제 적부턴가 없어졌고, 항상 나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아버지만이 존재할 뿐이다. 처음에는 친구 같이 편하게 다가온 아버지가 그저 좋았다. 하지만 성인이 된 지금 그러한 아버지를 볼 적이면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아빠도 나이가 드시면서 점점 약해지시는구나.’하는 생각에 가슴이 쓰라려 온다.
문득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이 떠오른다. 하루는 아버지를 모델로 삼고 사진을 찍었는데 언제 이렇게 늙어 버리신 건지.. 젊었을 때처럼 멋진 아버지의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몇 번이나 셔터를 눌렀던 것 같다. 그 중 가장 잘나온 사진을 아버지께 보여드렸더니 아버지께서“나도 이제 늙었구나.. 젊었을 때처럼 사진이 안 나오네..”라고 말씀하시는데 그 말이 왜 그렇게 서글프게 들리던지.. 아버지 얼굴에 생긴 주름이 다 내 탓인 것만 같아 죄송스러웠고 그 동안 따뜻한 말 한마디 제대로 해 드리지 못한 것이 너무나 마음에 걸려 가슴 한 구석이 저려오면서 코끝이 찡해졌다. 그리고 부모님께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식들은 자신이 성공한 후 나이가 들어서 나중에 부모님께 효도하면 된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의 말처럼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부모님께 최선을 다해 효도하겠다는 마음이 슬그머니 들기 시작한 후면 부모님은 이 세상에 안 계시기 십상이다.
아버지.. 생각만 해도 가슴 저리고 아름다운 단어가 아닐 수 없다. 항상 곁에 계셨기에 그 존재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잊고 살았던 것 같다. 우리는 담을 치고 있는 울타리의 고마움을 알지 못한다. 울타리가 없을 때 그 공허함을 느껴보지 못한 까닭이다. 울타리가 무너지고 나서야 빈자리의 허전함을 알게 된다. 아버지들은 한 가정의 울타리와 같은 존재이다. 있는 듯 없는 듯 아니 당연한 듯 항상 그 자리를 지키고 계신다. 오직 가족을 위해서 말이다.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자신을 세상에 내던지며 말없이 우리를 지켜주신다. 그렇게 희생적인 아버지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의 사람냄새 나는 사람다운 딸로 자라겠노라고.. 이번 과제를 통해 아버지의 소중함과 사랑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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