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카인의 후예를 읽고
도서관에서 책을 찾다가 라는 책을 우연히 발견하였다. 카인은 성경 속 인물로 아담과 이브의 아들 중 맏이이자 아우 아벨을 죽임으로써 인류역사상 최초의 살인을 저지른 인물이다. 카인의 후예라는 제목을 봄으로써 형제를 질투하는 카인의 피를 받은 후손의 이야기인가? 곰곰이 생각하다가 책의 앞 페이지를 보고 난후 궁금증이 큰 자극으로 다가와, 주목대상 1호였다.
이 책을 읽다보니 낯선 이념의 도입으로 형제와 다름 없었던 한마을 사람들이 서로 질투하고, 증오하고, 이간질하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배신하고, 나아가 살인까지 저지르는 상황이 이 책에 나오는 박훈의 고향에만 국한 되지 않고 우리 민족 안에서 빚어진 일 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광복 직후 토지개혁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풀어가며 농부에 초점이 맞춰져 제목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삶의 갈등과 인간의 욕심, 그리고 이것을 지키려는 이들의 투쟁을 보았다. 주인공인 박훈은 돈 많은 지주이며 지식인으로써 넉넉한 생활을 하는데 그에게 너무도 가혹한 시련이 다가왔다. 토지개혁에 직면해 박용제와 같이 일말의 미련을 보이지 않고 관념과 체념의 상태에 빠져 패배의식을 느끼고 박훈의 모습에서 나는 살벌한 사회적 격동기 속에 부대끼며 살지 않으면 안되는 지주이자 지식인의 갈등 이야기였다. 정면 대결이 아닌 소극적이며 방관자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혼란스러운 시대변화를 보여준다. 그가 독사진을 태우면서 이 세상에 자기의 모습은 하나도 남지 않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읽을 땐 눈앞이 뿌옇게 흐려졌다.
박훈이 야학을 실시하고 토지 문서를 모두 태워 버리는 것을 보면 다른 지주와 달리 재물의 소유에 집착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훈을 다른 지주처럼 숙청당할 인물로 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감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보면 도섭영감이 나오는데 지주 계급인 박훈에게 가해지는 박해에서 오는 갈등은 충직한 마름이었다가 농민 위원장이 된 도섭영감은 박훈과 사랑하는 오작녀의 아버지 이며 한 청년의 협박에 못 이겨 토지개혁 행동대원으로 일을 하게 됨으로써 박훈과 오작녀 사이를 갈라놓으려 하고 박훈의 토지를 빼앗으려고 한다. 이는 사회주의 동조가 아니라, 도섭영감의 자기생존본능, 보호 로 보인다. 하지만 역지사지로 생각을 해 보니, 사람이 돈이 눈앞에 있는데 어느 누가 마다 할 것인가. 그 같은 상황이 왔더라도 내 소유의 토지를 갖고 싶은 욕심이 생길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살기 편한 세상에 살아서 그렇지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서로서로 염탐하기를 부추기고 자기 한입 먹고 살기도 힘들다면 우리라고 안 그렇다고 자신할 수 있을 지 의문스럽다. 해방이 되고 38선으로 남북이 나뉘어져서 이념으로 또 한번 민족이 나뉘어졌다.
지금 이 작품에서는 이북의 상황을 다루고 있는데, 이북에서는 공산주의 이념에 의해서 과거의 상층인 지주 계급을 하층으로, 하층의 노동·농민들을 하루아침에 부상시켜 놓았다. 그래서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이 된 것 같다. 도섭영감이 그렇게 변한 것도 본래 악한 것이 아니라 그 시대에 맞춰서 생존하기 위한 것이고, 그런 기회주의자들은 우리 주위에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정말 상황이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러웠기에, 지금의 보통 기회주의자들보다 훨씬 더 극단적인 행동을 한 것이라 생각된다.
박훈이 야학을 접수 당했을때 명구와 불출이가 노동당 열성분자인 남이 아버지를 낫으로 죽여서 용의자로 훈이를 지목한 것으로 보아, 대부분의 농민들은 급변하는 상황에 당황하면서도 눈앞의 이익을 좇아 행동하며, 마름들은 과거의 소행이 두려워 지주 비판에 앞장선다. 박훈이 지주이기 때문에 토지를 약탈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 였나 싶다.
여기서 오작녀는 큰 역할을 했다. 오작녀는 훈에게 있어 어머니 같은 존재이다. 힘들고 지친 마음을 편히 쉴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가 그녀인 것이다. 매사에 적극적, 열정적, 모험적이며 분명한 성격을 가져 박훈에게는 없는 원시적 생명력을 발산하는 것 같다. 아버지의 권위적인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어머니에게 이의를 제기하기도 하는 적극적인 모습도 보인다. 그녀의 어머니보다는 표현하는 면에서는 적극적이라 할 수는 있지만 정작 아버지 앞에서는 아무 내색도 못하는 걸로 보아 어머니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확실히, 오작녀의 어머니 보다는 그의 남편인 ‘박 훈’과 관련된 아버지의 부도덕한 행동을 나쁘다고 지적했다는 점, 그리고 이러한 점을 고치고자하는 의지를 표출한다는 점에서 오작녀의 어머니와 같은 당시의 전형적인 여성과 비교했을 때 의식이 깨어 있는 여자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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