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후 소감문
사실은 등산을 시작도 하기 전 부터 난 좀 불안했다. 그 날 아침에 비가 살짝 내렸었기 때문에 등산할 때 미끄러져서 안전사고가 일어나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옛날에 가까운 친척 어른 한 분께서 비가 내린 뒤 등산을 하시다가 미끄러지셔서 심하게 다치신 적이 있었다. 그 기억이 자꾸 나서 많이 불안했다. 나라고 안 다치리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그래도 오랜만에 등산한다는 생각에 조금 기대감도 들었다. 결국 다치는 것을 겁내기 보다는 우선 등산하는 것을 즐기자는 생각을 하기로 했다.
드디어 교수님이 우리 일행에게로 도착하셨다. 등산 시작이다. ROTC건물 쪽으로 간다고 했다. 얼마나 힘들 것인가? 라는 생각에 암담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지만 곧 그런 생각이 정화 되었다. 길가에 벚꽃이 너무 예쁘게 폈던 것이다. 그 며칠 뒤로도 더 아름답게 핀 벚나무들을 많이 볼 수 있었지만 난 그때 본 벚나무가 제일 아름답게 기억에 남는다. 왜냐면 봄이 되어서 처음으로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것을 본 것이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저 놀러간 것이 아니라 수업의 일환으로 간 등산길에서 본 나무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벚나무들을 보니까 평소에 하던 온갖 잡생각들이 싹 다 머릿속에서 날아가는 것 같았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고 꽃비가 내리자, 그림 속 한 풍경 같아서 무척이나 감동 먹었다. 중학교 다닐 때처럼 내리는 꽃비를 잡으려고 무척이나 애를 썼다. 고등학교 때는 공부에 워낙 찌들어서 벚꽃이 예쁘게 펴도 그저 멍하기만 했었는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슬프기도 했다. 아무리 공부가 중요해도 봄이 오고 벚꽃이라도 피면 낭만도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로는 계속 험난하다가 순탄하다가 왔다갔다 등산길이 계속 되었다. 험난한 등산길이 계속 될 때는 진짜 죽을 맛 이었다. 그래도 옛날에 할머니나 할아버지랑 같이 집 앞의 작은 야산에서 등산하던 기억이 나서 뭔가 아련하지만 기분이 좋았다. 그와 동시에 할아버지께서 내게 해주시던 말들이 생각났다. 산은 우리한테 인생을 그대로 가르쳐준다. 산길은 인생이 흘러가는 것과 똑같다. 인생이 너무 순탄하기만 바라지 말고 험하면 험한가보다 하면서 견뎌낼 줄도 알아야 되고 또한 순탄하다고 해서 너무 안심하고 있기만 해서도 안 된다. 앞으로 힘든 일 있어도 잘 견뎌내야 된다. 그럴 수 있제? 우리 정인이? 라고 하시면서 내 손을 꼭 잡아주시던 우리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는 아직 돌아가시진 않았지만 몸이 많이 약해지셔서 이젠 같이 등산을 할 수 없어서 아쉽다. 그래도 할아버지와 함께 했던 추억이 아직까지 내 인생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묘하게 기분 좋았다. 그리고 봄이 되면 할머니랑 같이 진달래 꿀 따먹으면서 산길 올랐던 것도 생각났다. 진달래가 진짜로 피어 있어서 따서 먹으려고 입에 갖다 대는 순간 오늘 내렸던 비는 방사능비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손에 있는 진달래 꽃송이를 바로 버렸다. 환경오염이라는 이유로 낭만을 즐기지 못한다는 사실이 뭔가 가슴이 아팠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뭔가 성취한 느낌이 들었다. 바람이 땀을 식혀주니 더욱 상쾌하고 기분 좋았다. 교수님과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교수님께서 우리 할아버지가 해주셨던 이야기를 거의 비슷하게 해주셨다. 할아버지 생각이 또 났다. 할아버지나 교수님이나 좀 오래 사셔서 경험이 많으셔서 우리 같은 젊은이들한테 참 좋은 교육자가 되시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가 한 것은 그저 등산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고, 이번 등산으로 무엇인가를 정말 많이 배웠다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하다. 그렇게 한참을 산을 올라 벚꽃과 주변경치들을 보면서 막상 뿌듯해지는 걸 느꼈다. 그리고 친구들과 게임을 하면서 서로의 힘듬을 즐거움으로 바꿀 수 있었고 중간 중간에 사진을 찍으면서 교수님과의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그렇게 벚꽃과 학교건물을 구경하면서 정상으로 서서히 가까워 지는 걸 느꼈다.
올라가는 길에 꽃들을 보면서 “봄이 됐구나?”라는 생각이 물씬 들었다. 대학을 들어와서 처음으로 가진 봄이자 처음으로 제대로 된 여유를 가졌던 것 같다. 이렇게 산을 오르고 땀을 흘리며 정상에 올라서서 희열을 느꼈다. 그리고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길 “인생은 산처럼 언덕이 많다.” 이 말을 들은 우리는 모두 공감을 하였다. 그리고 문득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산을 내려왔다. 산을 내려오는 길 마지막으로 산 밑에 경치를 둘러본 뒤 다시 올라온 길을 되뇌어 걸어 내려갔다. 뭔가 시원섭섭했다.
‘ 왜 그랬을까? ‘ 솔직히 힘들게 올라온 길인데 이렇게 너무나 허무하게 내려가서 그랬을 것이다. 사람의 인생도 이와 똑같은 것이다. 힘들게 올라간 정상에서 떨어지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일이다. 보통사람들은 산 정상에 오르면 다들 똑같이 희열을 느끼고 성취감을 가진다. 물론 내가 해냈다는 자부심 때문이다. 종종 그런 자부심이 자만심으로 변하기도 한다. 난 절대로 이러지 않을 것이다.
요번 등산을 통하여 많은 것을 보았다. 처음에 올라 가는게 힘들었지만 정상으로 향할수록 왠지 뿌듯해지는 마음을 얻었다. 봄 향기를 맡으며 산의 정상을 향하면서 경치를 보고 꽃냄새를 맡으며 학우들과 정을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치를 보면서 왠지 뿌듯함과 희열을 느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랫동안 정상에 머물지 못했지만 잠시 동안 가슴이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항상 최선을 다해서 한번 한 일은 쉽게 포기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이번 계기로 비록 시험기간이라서 조금 아쉬웠지만 나 자신의 여유를 되찾고 다시한번 내 자신의 결심을 더욱 굳힐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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