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마르크 블로크의 봉건사회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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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서평 마르크 블로크의 봉건사회를 읽고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마르크 블로크의 를 읽고
마르크 블로크는 아날학파의 제1세대 학자로서 일부 지역과 단편적인 원인과 결과에 따른 협소한 역사가 아닌 전체적인 맥락에서 유럽의 통합적 역사를 서술하고자 했다. 그리고 인간을 고립된 개체가 아니라 무엇보다도 통합된 존재이고 집단적 연관 속에서 파악될 수 있는 존재로서 사회 전체를 통해서 상당히 장기간에 걸친 시대 전체에 대한 탐구를 통해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역사서술의 방향이 잘 드러나 있는 것이 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를 통해 드러나 있는 블로크의 역사 서술의 특징과 역사관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첫째, 블로크는 봉건사회를 하나의 조건이 아닌 다양한 조건이 어우러져 형성된 복합적인 결과물로 규정하였다. 이슬람교도들과 헝가리인들, 노르만인들이 서유럽권으로 침입했고, 이 침입에 대한 결과로 거주 조건이 변화, 지배 집단의 교체, 변화된 환경에 대한 적응 등이 발생하면서 기존의 사회와는 다른 형태의 사회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다른 지역에 거주하고 있던 인간 집단이 들어오게 되면서 언어상의 변화가 일어나게 되고, 기존의 사회체제가 이민 집단의 사회체제로 대체되거나 융합되어 나타나게 되며, 가족의 형태, 종교관, 세계관 등 인간의 사고체계도 변화하게 된다. 블로크는 결국 전체적인 맥락에서 사회를 보고자 하는 전체사적인 역사를 서술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블로크의 역사관과 역사서술은 하나의 원인과 관점으로 역사를 서술하기보다는 다양한 원인과 결과가 복합적이고 연쇄적으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사회가 형성되고 변화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역사 연구를 함에 있어 단지 하나의 관점을 갖고 분석해 들어가기 보다는 보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전체사로서의 역사를 서술해야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
둘째, 블로크는 구조 속에서 상호작용하면서 형성되는 인간관계와 집단의식에 주목하였다. 먼저 봉토, 가신제, 봉건제 등 다양한 사회 제도속에서의 인간관계를 보면, 블로크는 당시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인간들의 관계 속에서 제도가 형성되고 변화함을 강조하였다. 예를 들어 가신제의 경우를 보면 처음에는 신종선서를 통한 하나의 종적 관계에서 여러 주인을 동시에 섬기게 되는 다변화된 종적 관계로 변하게 되고 나중에는 최우선 신종선서라는 변화된 형태가 등장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과정은 단순히 제도가 변화함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도가 성립되고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복합적인 인간 관계가 핵심을 이루면서 변화함을 말하는 것이다.
다음은 언어적 조건에 따른 인간 의식의 변화를 보면, 중세 유럽에는 지역에 따라 상이한 일상어들이 사용되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라틴어라는 보편적인 교양 언어도 존재하고 사용되었다. 이러한 언어의 존재는 두 개의 상이한 집단의 출현을 야기하였다. 하나는 지역의 일상어는 사용할 수 있지만 국제적인 교양어인 라틴어를 사용할 수 없어서 신학서, 역사서, 공문서, 법전 등 라틴어로 쓰여진 저술을 접할 수 없는 집단과 지역의 일상어와 라틴어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이중 언어 사용자들이 있었다. 여기서 블로크가 주목한 것은 에서 서술된 다음의 내용을 보면 명확하게 드러난다.
게다가 고찰되어야 할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어떤 용도로 쓰이건 간에 라틴어는 그 시대의 지식인들에게 국제적인 의사 전달수단을 마련해준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반면에 라틴어는 이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마음속에서 생각하는 말과 엄청나게 동떨어진 것이 되어 버리고, 따라서 생각을 언제나 근사치밖에는 표현할 수 없게 해버린다는 막대한 불편함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였다. 마르크 블로크/한정숙(2011), 봉건사회Ⅰ, 한길사, P. 225.
이는 지식의 소유에 있어서 불평등을 야기했고 결국 계층이 더욱 뚜렷하게 나뉘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 그리고 중세인들의 사고방식은 일관성과 엄밀성이 결여되고 모호함이 지배하는 방향으로 구조화되었다고 블로크는 주장하고 있는 것 같다. 결국 언어 사용의 조건에 따라 인간 의식이 형성되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종교적인 경우를 보면, 일반적으로 중세 유럽의 대표적인 종교는 가톨릭교로 간주한다. 그러나 블로크는 가톨릭교의 경우 일반 민중들 속에 완전히 정착되고 있지 않다고 서술한다. 엄격한 기준도 없이 모집되고 철저한 교육을 받지 못한 성직자들이 다수 존재하였고, 이들에 의해 교육받는 신자들인 경우 효과적인 교육 효과를 거둘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성서가 활자의 형태로 보급된 15세기 이전에 복음 전파의 유일한 수단은 설교에 의한 것이었으나 교육 담당자로서의 성직자들의 자격미달은 가톨릭의 확산의 저해 요소였다. 이로 인해 일반 민중들의 신앙은 가톨릭뿐만 아니라 지역 토착적이고 주술적인 요소가 강한 민간 신앙이 주를 이루었을 것으로 블로크는 판단하고 있다. 이는 중세 유럽의 주요 종교인 가톨릭이 일반 민중의 의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지 못한 하나의 사례로서 지배적인 제도의 전파가 일방적으로 인간의 의식에 영향을 끼칠 수 없는 한계점을 노출한 것이고 역사의 중층적 서술이 필요함을 반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셋째, 블로크는 다양한 지역의 비교사적 연구를 수행하였다. 동일한 조건에 영향을 받았지만 상이한 결과가 나타나는 예를 통해 통합적인 유럽 전체사를 서술하고자 하였다. 역사의 중층적 서술 즉 다양한 층위의 역사적 현상이 발생하고 전개되는 것으로 역사는 단일한 조건에 의한 단일한 역사적 전개가 아님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칸디나비아 지방의 노르만인들의 침입의 과정을 보면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다른 경우를 설명하고 있다. 잉글랜드의 경우는 토착민의 수가 이주민인 노르만인의 수보다 적었기 때문에 스칸디나비아화한 지역의 범위가 넓었던 반면 프랑스인 경우는 토착민들의 수가 이주민의 수보다 더욱 많았기 때문에 스칸디나비아화 지역의 범위가 적다는 것을 예시하고 있다. 이는 결국 잉글랜드와 프랑스와의 문화의 차이를 발생하게 되는 하나의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