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자살론을 읽고 - 사회현상과 자살
에밀 뒤르켐은 사회현상은 명백한 사회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생물학이나 심리학 차원에서 설명될 수 없다고 보았다. 생물학이나 심리학에서 주장하듯 인간본성을 가지고 사회의 성격을 설명할 수 없다는 뜻이다. 또한 사회의 법칙이 자연과학의 법칙과 다르지 않다고 보았으며, 사회를 개인들로부터 독립된 하나의 사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사회는 객관적인 관찰방법으로 연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회현상은 개개인들을 초월하여 존재하며 개인은 죽고 구성원은 계속하여 달라지지만 사회현상은 오랫동안 존속한다. 즉, 사회적 사실은 개인 외부에 존재하며, 개인에게 구속력을 가진다. 따라서 사회적 사실이란 고정된 것이든 그렇지 않은 것이든 간에 개인에 대해 외적 구속력을 행사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행위 양식으로 정의된다.
이러한 사상을 바탕으로 에밀 뒤르켐은 자살이라는 특수한 현상을 분석함으로써 현대사회에 나타나는 도덕적 괴리의 성격에 대한 근거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눈에 들어나지 않는 것들을 눈에 보여줄 수 있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실증주의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 책에서 그는 자살이란 개인의 심리요소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것이며, 사회현상이라고 규정하였다. 그리고 자살률을 설명하기 위해서 살펴보아야 할 것은 사회적 요인이라고 생각하였으며, 행위자와 사회와의 관계에 따라서 자살의 유형을 네 가지로 구분하였다.
간략하게 정리해보자면 첫 번째는 이기적 자살이며, 개인들이 보다 큰 사회적 단위에 잘 통합되어 있지 않는 사회나 집합체 및 집단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정신질환자의 자살 등이 이에 해당한다. 두 번째는 이타적 자살이며, 사회적 통합의 정도가 너무 강할 때 나타나는 것으로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혹은 사회적 관습에 따라 나타나며 자폭테러, 할복, 순장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세 번째는 아노미적 자살로 사회의 통제력이 무너졌을 때 나타나는 것이다. 아노미란 한 사회가 다른 사회구조로 변화할 때 변화되기 이전의 사회구조 속에 있던 규범들이 변화된 사회에 적용되지 못하여 실질적으로 무규범상태, 도덕적 통제의 결여상태를 말한다. 다시 말해서 개인에 비해서 사회가 규범적인 면에서 충분하지 못했을 때 그 사회에 적응을 하지 못하여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자면 실직한 가장의 자살이나 성적이 떨어져 자살하는 학생들이 있다. 네 번째는 숙명적 자살로 앞서 언급한 아노미적 자살과 반대로 사회통제가 너무 지나칠 때 나타나는 것이다. 노예나 극단적 양극화에서 빈곤층에 속한 사람들의 자살이 이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다. 뿐만 아니라 OECD 회원국들과의 평균자살률을 비교해봤을 때 독보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TV나 인터넷만 봐도 자살사건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이슈가 된다. 보도되는 대부분의 자살의 원인은 개인보다는 사회 속에서 찾을 수 있었고 현대사회에서는 아노미적 자살이 주를 이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자살이 사회적 원인에 의해서 나타나는 것이라는 에밀 뒤르켐의 주장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 모든 자살이 사회적 원인에 의해서 나타난다고 볼 수는 없으나, 중요한 것은 자살을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을 해야 자살률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사람들을 자본주의 체제 명목 아래 경쟁에만 내몰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예방대책으로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고 시행하는 등 국가가 책임감을 가지고 나서야 할 것이다. 책을 읽으며 그 동안 단순히 자살은 물론 사회적 문제이지만 자살의 원인은 주로 개인적인 문제에 있다고 치부했던 나를 반성하게 되었고 사회가 개인으로 하여금 자살이라는 선택을 강요하고 있는 구조적모순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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