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손무 의 손자병법
손자병법은 이름 그 자체에서도 느껴지듯이 병법(兵法), 즉, 군사를 지휘하여 전쟁을 하는 법을 다룬 책이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병법서가 동양을 대표하는, 심지어 서양 병서의 고전인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을 능가한다는 평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만화를 통해 쉽게 풀어진 손자병법을 몇 번씩이고 읽게 하셨다. 그 때문일지는 모르나, 고전이라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은 공자의 논어와 삼국지, 그리고 이 손자병법이다. ‘삼국지’를 읽으며 제갈공명의 지혜와 전략에 대해 감탄하던 도중, 그가 항상 염두해 두었던 것이 손자병법에 나오는 전술이었다는 점을 알게 되어, 손자병법 속에 나타난 그의 생각을 조금 더 알고 싶어졌다.
군주와 장군의 바람직한 태도, 뛰어난 전술과 많은 병력을 통한 무조건적인 승리가 아닌 백성과 군인들의 생명과 마음까지 다스리는 진정한 승리를 (때로는 후퇴하고, 조금은 속임수를 쓴다고 하더라도) 추구하는 모습은 많은 감동을 주었다. 비록, 전술에 대한 병법서라고는 하나, 그 내용을 보면 오늘날에도 충분히 반영되는 변치 않는 지혜가 가득 담겨 있다. 나는 손자병법서에서 발견되는 그의 지혜와 군주와 장수론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손무는 춘추시대에 활약한 병법가로서 자는 장경(長卿)이며 제나라 낙안 사람이다. 생몰연대에 대해서는 뚜렷한 기록이 없으며, 다만 공자와 비슷한 시대로 추정되고 있다고 한다. 손무의 조상은 진(陳)나라의 왕족으로 본성이 규()씨였으나, 기원전 627년 제나라로 망명하였다고 한다. 손무 때에 와서 제나라에 내란이 일어나자, 그는 정처없이 떠도는 신세가 되었는데, 그러다가 오(吳)나라에 도달하여 오자서를 만나고, 그를 통해서 오나라왕 합려(闔閭)와 운명적인 만남을 이루게 되었다. 그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정보가 없어 수수께끼의 인물이다.
정사인『사기』내의「손자오기열전」에 매우 짧은 기록이 존재한다. 그 중‘합려는 손무가 용병술에 뛰어남을 알고, 그를 오나라의 장수에 임용하였다’는 구절이 있는데, 손무가 임명된 ‘장수’즉,‘장군’이란, 중원에서처럼 임시로 지명되는 직위의 칭호가 아니라, 언제나 군대를 거느리고 훈련하고 전투에 나서는 권한을 갖고 있는 전문적인 벼슬 이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당시 외국인 이었던 손무가 얼마나 뛰어나고 현명한 전술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한편, 손자라고 불리운 병법가는 사실 두 사람이다. 한 사람은 춘추시대에 활약한 손무이고, 다른 한 사람은 그의 후손으로 전국시대 제나라 위왕의 참모로 활약했던 손빈(孫 )이다. 전한시대 말기에서 후한시대 말기까지에는 두 가지 종류의 『손자병법』이 존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후 대부분이 없어지고 간신히 13편만이 지금까지 전해져 왔다. 그래서 13편의 손자병법이 두 사람 가운데 누가 지은 것인지, 두 가지 손자병법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기나긴 논쟁이 이어져 왔다. 그러던 와중 1972년, 전한시대의 무덤에서 엄청난 양의 대나무책, 죽간이 발견 되었다. 그 가운데 13편의 손자병법에 해당하는 자료 외에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순무와 손빈에 관한 병서도 포함되어 있어, 손무가 직접 지었다는 데에 실증이 이루어졌다.
앞서 기술한 것처럼 『손자병법』은 13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계획, 작전, 전략, 형세, 기습전술, 기만작전, 작전 목표, 임기응변, 이동과 정찰, 자연 지리, 지형 활용, 초토화 작전술, 정보전 으로 이루어져있다.
‘계획’편에서 손무는, 전쟁이란 나라의 중대사이며 백성의 삶과 죽음을 판가름하는 마당이며, 나라의 보존과 멸망을 결정짓는 길이니 깊이 삼가며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주장한다. 이 편에서는 먼저 전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전쟁의 승부를 결정짓는 기본 조건은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이미 갖춰져야 함을 말하고 있다. 다음으로,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다섯 가지 기본 요소를 이야기 하는데, 이 다섯가지 기본요소는 첫째가 정치이고, 둘째가 기후, 셋째가 지리, 넷째가 장수, 다섯째가 법제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소들을 살펴보고 견주어 보면 승패를 미리 판단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 다섯 가지 요소 중에 손무는 ‘정치’를 가장 첫 번째로 꼽았다. 그의 부연 설명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는데, 그는, “정치란 백성으로 하여금 전쟁에 대하여 군주와 똑같은 의지를 갖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백성들이 군주와 더불어 함께 살고 죽으며, 나라의 위기에 부딪쳐서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라고 말한다. 이 말을 몇 번씩 곱씹으면서, 오늘날의 정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는 군주제가 아닐 지라도, 어느 정치형태에도 부합하는 말이 아닌가. 이러한 정치를 펼칠 수 있는 인물은 옛날이고 오늘날이고 나라의 흥망에 있어서 무척 귀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작전’에서 손무는 제한된 사람과 경제의 조건 아래에서 전쟁을 치러야 한다는 것에 주의하여 “전쟁이란 빨리 이기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지, 질질 끄는 것을 싫어한다”라고 하며 속전속결을 주장하였다. 전쟁을 하면서 나라의 재정이 가난해 지는 이유는 병사와 보급 물자를 먼 거리로 수송해야 하기 때문에 수송로가 길어져 백성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가난해 진다고 비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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