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의 카인의 후예 카인의 후예 줄거리 카인의 후예 독후감 카인의 후예 느낀점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죄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한다. 원죄의식은 작가 황순원에 의해 그 배경이 아담과 이브의 에덴동산에서 속 해방 이후의 북한으로 옮겨지게 된다. 는 1954년 발표된 황순원의 장편 소설이다. 해방 이후 북한은 토지개혁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당이 지주의 땅을 몰수하여 모두에게 고르게 나누어 준다는 토지개혁은 세상을 180도 바꾸어 버렸다. 땅을 가진 지주들은 하루 아침에 자기 재산을 모두 빼앗기게 되었고, 소작인들은 지금까지 그들이 사회에서 종속된 계급으로 살 수 밖에 없었던 이유인 ‘땅’을 거저 얻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농민들은 못 미더운 맘이 들기도 하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생각할수록 가슴 설레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의 땅을 잃은 지주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었겠지만 땅은 땀흘려 일하는 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논리에서 본다면 토지개혁은 지극히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개털 오바 청년이 등장하자 분위기는 달라진다. ‘당’을 대표하는 개털 오바를 입은 청년은 인민대회에서의 연설을 통해 농민들을 선동하기 시작한다.
…… 그러믄 다음으로 이 전형적인 반동 지주 박용제으 조카이며 역시 악질 반동 지주인 박훈을 인민재판에 걸기루 하겠소. 사실은 이 박훈이가 우리면에서 제일 악질 반동분자요! 이 박훈은 날마다 술루써 소일하믄서 우리 민주혁명에 불평을 품고 있는 자요, 그리구 무지한 청년들을 유혹하여 반동결사를 조직해 가지구 면농민 위원장 동무를 살해하게 한 장본인이 바루 이자요. 그뿐 앙이라, 지주으 권력으루 소작인의 딸이자 남의 유부녀인 여성동무를 유린한 자가 또 이자요, 시방 이 자리에 그 피해를 입은 아버지와 남편이 와 있소!
청년의 연설로 ‘지주 대 소작인’의 이분법적인 구도가 형성되고, 농민들에게 지주는 투쟁, 저항, 배척의 대상이 되었다. 이때부터 농민들 속에 잠재되어있던 욕망들이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하게 된다. 이 모습은 열심히 농사짓던 카인이 동생 아벨에게 ‘시기와 질투’를 느끼게 되는 장면과 겹쳐진다. 카인이 인간의 마음 속에 내재된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죄의 욕망’앞에 굴복하는 모습은 선동되어진 농민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작품에 전체적으로 반영된 작가 황순원의 가치관이다. 작품에서 ‘당’의 명령을 전달하는 자인 개털 오바 청년은 상대적으로 악인에 가까운 인물로 그려진다. 그는 박훈을 반동 분자로 몰아가지만 그 근거는 명확하지 않다. 그리고 동네 사람들이 미리 일러준 대로 쟁기를 들지 않자 눈치를 보는 도섭 영감의 모습은 청년의 주장이 ‘반대를 위한 반대’로 밖에는 보이지 않게 만든다. 그에 비해 박훈은 우유부단한 면이 보이기는 하지만 작품 속에서 특별히 사악한 인물로 그려지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선인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월남 이전에 황순원이 가졌던 계급의 영향이 아닐까 한다. 황순원은 평양출신 거부의 아들로 그의 집안 역시 토지개혁의 영향을 받아 월남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의 지주층에 대한 옹호를 작품을 통해 엿볼 수 있는 것이다.
다시 작품으로 돌아가서 청년의 연설을 들은 농민들은 그동안 쌓였던 지주에 대한 원망과 분노를 토하기 시작한다. 원망과 분노의 감정 또한 인간이 태초부터 지닌 욕망과 본능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지주에게서 자신들이 땅을 살 때 지불한 돈을 다시 빼앗는 등 이전에는 꿈도 꿀 수 없었던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이런 과정 중에서 도섭영감의 행보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는 지주와 소작인 사이 계급인 마름 출신으로 이전에는 지주인 박훈 네 일가과 매우 친밀한 사이였지만 토지개혁이 있고나서 지주가 배척당하는 상황이 되자 자신의 과거로 인해 불안해 하다가 결국 지주들을 향해 칼을 들이댄다.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위해 배신을 한 것이다. 또한 아들의 행동으로 당으로부터 책 잡히게 되자 자신의 아들조차 죽이려 하고, 마지막으로 저수지를 보려고 탄광을 탈출한 박용제를 신고하여 자살하게 만드는 등 잔인하고 이기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이처럼 작품에서 인간이 가진 원초적인 욕망과 본능을 가장 잘 드러내는 인물이 바로 도섭영감이라 할 수 있겠다. 놀라운 것은 지금까지 선인으로 그려졌던 박훈에게도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는 작품 후반부에서 자신들에게 칼을 들이대었던 도섭영감을 죽이고자 찾아가게 된다. 상대적으로 모범적인 인물로 보여진 훈에게서 복수심이라는 감정이 드러나게 된다. 작품의 마지막 장면에서 도섭영감과 훈이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은 카인이 동생 아벨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두 명의 카인이 서로를 죽이고자 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무엇이 이들의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의 욕망을 일깨우게 한 것일까? 그것은 바로 남을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먼저 개털 오바를 입은 청년은 당을 대표하는 인물로, 해방 이후의 북한에서 공산 진영이 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지주 세력을 가장 먼저 제거해야 했다. 이에 무지한 농민들은 그저 당에 명령에 복종할 수 밖에 없다. 당으로부터 토사구팽 당한 도섭 영감도 자신이 살기 위해선 다른 사람을 죽여야 했으며 이는 반대편에 서 있던 박훈 역시 마찬가지였다. 카인이 동생을 질투하여 그 질투심으로 인류 최초의 살인자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다면, 이들은 모두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각자의 본능적인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누가 착하고 누가 나쁘고를 따질 필요 없이 모두가 ‘카인의 후예’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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