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만들어진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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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이라는 용어는 우리사회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단어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술자리에서 모 선배는 ‘우리 한국학과의 전통..’이라는 말로 운을 띠우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학과가 만들어진지가 겨우 십여년 정도인 우리과에서도 ‘전통’이라는 말을 꺼낼 수 있다는 것은, 사실 그것이 전통이기 보다는 ‘전통이 되었으면 한다.’는 희망사항을 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 가치라는 것은 시간적으로 오래 되었기도 하였으며, 또한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가치를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전통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여기는 많은 관습과 행위들이 실은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이유로 만들어졌음을 밝히는 것은 이미 그런 믿음을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흥미롭다는 정도를 넘어서 매우 충격적인 주장이 될 것이다.
홉스봄의 ‘만들어진 전통’이라는 제목은 그 제목자체가 매우 흥미로워서, 마치 일요일 오전에 방송하는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처럼, 우리가 잘 못 알고 있는 수많은 전통적 행위들이 얼마나 가까운 시기에 만들어졌는지를 알려줄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핑계아닌 핑계로 이번주에 개인적인 행사들이 많아서, 결국 이 시간까지 1장, 2장, 6장만을 허둥지둥 읽는 정도에서 독서를 그칠 수 밖에 없었다. 1장과 2장에서는 실제로 전통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복장과 신화라는 것이 오해와 의도적인 조작 등을 통해서 실제로 서서히 만들어져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역시 기대했던 서프라이즈한 사건을 드러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2장에서와 같이 스코틀랜드 전통복장인줄 알고 있는 캘트라는 것이 근대에 이르러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이나, 3장에서와 같이 웨일즈의 과거 만들기와 같이 허구적인 신화가 사실로 둔갑해 버리는 상황이라는 것이 매우 놀라운 지적이기는 하다. 지난주에 있었던 행사는 건축관련단체들이 ‘건축문화축제’라고 하는 행사를 치루는 것이었다. 아마, 홉스봄의 관심은 사람들이 잘못알고 있는 전통적 ‘관습’에 대한 오해를 풀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 관습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을 어떻게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는가 하는 ‘과정’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6장의 ‘대량생산되는 전통들’에서는 이러한 공동체적인 결집을 요구하는 전통적인 행사들이 만들어내는 과정, 예를 들어 축제와 기념일 그리고, 계급을 상징하는 복장,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연결망, 스포츠 등등을 사례로 들고 있다. 홉스는 이러한 전통의 발명이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이유로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러한 조작이 성공적인 시기는 특정집단의 절실한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관행을 이용했을 때라고 하고 있다.
지난주에 있었던 개인적인 행사는 ‘건축문화축제’라고 하는 제주도내 건축관련단체들이 모여서 세미나도 하고, 전시회도하고, 스포츠도 하는 그런 행사였다. 7년 전부터 해마다 연말이 되면, 이 행사를 치루게 되는데, 주 목적인 건축인들의 단합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세미나의 주제는 ‘건축에서의 제주성(性)’이라는 것이었다. 홉스봄에 의한다면, 이러한 행사가 만들어지는 것 자체가 건축인들의 절실함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주기적인 행사이며, 소속감을 강화하는 방편이 되는 것일 것이다. 이러한 것은 사회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행사에 건축상을 만들어서 관에서 지원해주는 것은 정치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제주에서 만들어지는 ‘축제’라는 이름의 많은 행사들은 항상 정치적인 이유와 사회적인 이유가 나란히 받혀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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