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인문학 한 걸음 내딛게 해주는 용기
어떤 이들은 노숙자들에게 연민을 보이고 어떤 이들은 경멸한다. 도대체 왜 저렇게 사느냐고. 그렇게 살고 있는 건 그들 개인의 잘못일까? 그들의 잘못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건 사회적 조건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있는 사회적 잘못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어려운 환경과 힘든 사회적 조건들로 인해 가난을 대물림하며 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얼 쇼리스는 이렇게 말한다. “가난한 이들에게는 세상과 타자와 올바로 소통하는 방식을 제대로 배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며 타자와의 소통이 가능하려면 먼저 자신에 대한 성찰과 자존감을 스스로 확보해야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인문학이 가진 최고의 미덕은 사람들에게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며 이 성찰적 사고는 자신에 대한 자각과 함께 타자와 사회를 성찰하는 일로 이어짐으로써 궁극적인 민주주의를 꽃 피게 할 것이다.” 크게 공감한 그의 신념이다.
프롤로그 ‘나를 깨워준 인문학 수업’에서 ‘진눈깨비’를 낭송하던 오십대 여학생이 갑자기 울컥 목이 메어 눈물을 글썽거렸다는 대목에서 울컥해서 그 시를 몇 번이고 읽어 보았다. 나는 그렇게 울컥 했던 시가 있었을까 생각해보니 대학교시절에 노래방에서 진달래꽃을 부르면서 서럽게 울었던 것이 떠올랐다. 노래하다가 가사에 나도 모르게 목이 메여버린 것이다. 노래는 감정이 실려 있었기 때문에 울컥 했지만 평소에 그렇게 낭송을 하는 시에 별 다른 관심을 가진 적이 없는 것 같다고 생각을 해보니까 이렇게 부끄러울 리가 있나.
노숙인, 자활센터 참가자들, 교도소 수감인 등이 직접 쓴 일기와 시, 수필 등이 매우 흥미롭다. 그들의 삶에 비추어 나는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그들보다 나은 환경에서 살아가는 나에겐 자기성찰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까? 인문학은 어렵다고만 생각해 왔다. 살아가면서 나에게 과연 필요한 것인가?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은 이 책을 읽을 때 뜨거워진 나의 가슴이 말해 준 것 같다. 인문학 강의는 자신의 내면에 대한 성찰과 좀 더 사회를 주체적이게 바라 볼 수 있는 안목을 주어 능동적인 정치 참여 자세를 가지게 된다고 한다. 역사, 철학, 문학 수업과 같이 실질적으로 그들에게 빵도 밥도 될 수 없는 것들이 그들에게 커다란 변화를 주었다. 그 변화는 너무나 가슴 벅찬 일이다. 이게 바로 인문학의 힘일까? 인문학은 그들에 마음에서 감정을 끄집어내고 솔직하게 나의 감정을 말 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한걸음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 그들에게 얼마나 커다란 용기와 결심인지 모른다. 인문학 강의는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대학생 시절에 전공 교수님의 연구 자료 수집으로 고아원에 봉사활동을 갔었다. 그때 연구가 아이들에게 나는 상처를 주지 않을까 불안해했다. 아이들과 놀아주는 시간도 보내고 같이 캠프도 가고 하면서 친해졌는데 나를 언니처럼 잘 따르고 너무나 착한 아이들이었다. 하지만 설문 조사지를 작성할 때마다 표정이 어두워졌다. 난 그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괴로웠다. 이 아이들은 우릴 가식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처음에 그 아이들을 만났을 때 눈물이 고였다. 자꾸 불쌍하고 안타깝고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에 편하게 다가가지 못했는데 내가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그 아이들이 밝게 웃으며 먼저 다가와 안길 때였다. 나는 무엇을 두려워한 것이었을까. 그 아이들은 단지 환경이 다를 뿐이었다. 중요한 건 그 당시에 참여했던 학생들 중에 나 한사람만이 그 아이들과 연락을 하고 지낸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관심이었다. 만나지 못해도 안부를 주고받았을 뿐인데 그 아이들에게는 아마도 다른 친구들보다 큰 의미로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인문학 교육 역시 그들에게 관심을 가져 주는 세상과 교육자들의 관심이 그들에게 큰 의미가 부여되었을지 모른다. 가끔 내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 고맙고 서러울 때가 있다. 그들도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세상에 편견에 자신을 꽁꽁 싸 메고 자신을 드러내는 것도 자신감도 모두 다 저하 되어 있을 때 그들에게 관심을 가져 준 인문학에 고마움도 있었을 것이다.
-관련 논문
관련 된 논문 3가지를 찾아보았다.
첫째는 노숙인 재활에 대한 것, 두 번째는 소외계층, 세 번째는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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