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슈퍼맨이었던 사나이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처음 영화관에서 봤을 때는 그냥 볼 영화가 없는데 영화는 보고 싶었던 때였다. 그래서 그냥 무심코 골라 영화를 봤었고 막상 보고나니 잔잔한 여운의 감동이 남는 영화여서 고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우리는 영화 속에서 많은 영웅들을 보게 된다.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등 수많은 영웅들은 특별한 능력으로 인간들을 지켜준다. 영화슈퍼맨이었던 사나이도 슈퍼맨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하지만 이 영화속의 주인공인 슈퍼맨은 우리가 알던 슈퍼맨과는 많이 다르다. 얼핏 보기에는 동네 아저씨 같은 느낌을 풍기면서 머리에 대머리악당이 크립토나이트를 넣어서 초능력을 쓸 수 없다고 주장하고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사람들을 도와준다. 이 영화 속의 슈퍼맨은 우리 곁에 살아가는 순수하고도 신기하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그런 사람인 것이다. 이 마음 따뜻한 슈퍼맨은 더 이상 인간을 믿지 않는 휴먼 다큐멘터리 PD 송수정을 우연히 만나 다큐멘터리 소재의 하나로 취재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슈퍼맨은 여학교 앞 바바리맨 혼내주기, 잃어버린 개 찾아주기 등 하찮고 사소한 선행에 열중하고 북극이 녹는다며 지구를 태양에서 밀어내기 위해 물구나무를 서는 등 엉뚱한 행동을 일삼는다. 슈퍼맨은 분명 머릿속에 진짜 무언가가 박혀있어 제정신이 아닌 정신질환을 갖고 있다. 자신을 인정해 준 한 아이를 자신의 목숨을 던져서 불구덩이에서 구해내고 결국 슈퍼맨은 죽었다. 또 송수진 PD에게 자신이 진정한 슈퍼맨이 되기 위해 마지막 임무인 장기기증을 맡기며 여러 명의 생명을 구했다.
슈퍼맨을 더 이상 한 정신질환자에 불과하다고는 생각 할 수가 없었다. 평소에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편견이 많았다. 정신질환자들은 치료가 쉽지 않고 통제하지 못하게 되면 세상에 해를 끼칠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범죄를 일으키게 되면 정신이 정상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살인을 저지르고도 죄 값을 받지 않는 것이 매우 불공평 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아직도 이러한 사람들이 많이 있긴 하겠지만 적어도 세상에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들 중에서도 정상적인 사람들보다 더 마음 따뜻한 사람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제부턴 색안경을 끼고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보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영화에서처럼 바보지만 바보가 아닌 정신질환을 갖고 있지만 정상적인 사람들보다 더 정상적이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주인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오히려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슈퍼맨이 정상인이고 세상 사람들이 정신병을 하나씩 앓고 살아가는 것 같았고 현대인들이 안고 살아가는 정신병 두 가지를 보았다. 지독한 개인주의와 겁이었다. 다른 사람이 아프거나 위험에 처해있으면 도와주는 것이 인지상정인 것이다. 하지만 너무 바쁜 사람들이 서로의 인생을 살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줄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에 대해 불편해한다. 이웃집 노인이 죽어 방치된 상태인데도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아 발견 못하고 소매치기를 당해도, 교통사고를 당해도 모른척하고 스쳐지나가거나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는다. 나또한 막상 내 일이 아니라면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보내본 기억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장면은 황정민이 차를 타고가다 큰 사고를 당하게 되고 자신은 빠져나왔지만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도와주지 않아 가족들이 다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장면이었다. 사고 당시 누군가 달려들어서 소화기를 조금만 일찍 분사했다면, 혹은 몇 명이 달려들어서 조금만 일찍 뒤집어진 차를 바로 세우고 안에 있는 사람들을 구했다면 그 같은 사망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정민은 슈퍼맨이 되어 자신을 도와주지 않았던 사람들을 돕기 시작한다. 슈퍼맨은 ‘과거는 바꿀 수 없지. 하지만 미래는 아니야. 내가 이 줄을 잡아당기지 않았으면 거기 있었겠지. 하지만 이렇게 가까이 와 있어. 미래가 바뀐 거지. 남을 돕는다는 건 바로 이런 거야. 누군가의 미래를 바꾸는 것이지.’ 라고 말했다. 정말 감명 깊었고 참으로 아이러니한 대사였다. 자신이 도움을 받지 못해 자신들의 가족은 죽었지만 자신은 남을 도와 누군가의 미래를 바꾸어 준 것이었다. 보통의 사람이었다면 아무리 바보가 되었어도 자신을 돕지 않은 세상에 대해 복수를 한다고 했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또 아이러니했던 점은 슈퍼맨이었던 황정민이 누구를 도와준다거나 지구 환경을 걱정하는 모습은 정신질환을 갖고 있을 때만 나타나고 약을 먹고 정상인이 되자 그러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상인들도 얼마든지 슈펴맨이 되는 길을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어떤 사람들은 정신이 이상하니까 그런 일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할 수 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에 약을 먹고 정상인이었던 황정민이 결국 진정한 슈퍼맨이 되는 길을 택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사람들의 생각을 말끔히 없애주고 있다.
이 영화 속에서 한번은 슈퍼맨을 취재하던 송수진 PD가 이렇게 말한다. ‘가족이 없어?’라고. 그러자 슈퍼맨은 ‘지구인이 내 가족인걸.’이라고 얘기를 한다. ‘지구가 다 내 가족이다’라고 얘기하는 사람은 많지만 이를 실천하는 정상적인 사람은 정작 몇 명 되지 않는다. 그렇게 실천한다고 해서 대단한 일을 하지 않는 이상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라 것이다. 나 같아도 그런 생각이 먼저 들었을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비록 영화이지만 정신질환자들이 꼭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편견을 깨게 되었다. 또 이 영화로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이라도 서로 도우면서 살아간다면 이 영화는 성공한 것일 것이다. 영화의 메시지인 사람들은 누구나 서로가 서로에게 슈퍼맨이 되어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만 사람들은 슈퍼맨이 될 수 있다는 사실만을 잊었을 뿐인 것이다. 또 누군가의 미래를 나 자신이 바꾸어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고 이 영화 속에서 슈퍼맨이“쇠문을 여는 것은 큰 힘이 아니라 작은 열쇠”라고 한 것처럼 미래를 바꾸기 위한 행동은 크고 대단한 것이 아니라 작은 것부터 실천해도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음이 훈훈해지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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