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이라부 감상문
세상에는 수많은 강박증이 존재하며, 그러한 강박증은 현대인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프로이트는 무의식의 개념을 선보이며 현대인의 무수한 강박증은 인류의 문명이 진화하면서 생기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억압이 이루어지고, 이러한 욕망은 무의식 안에 잠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정의한다. 그렇게 해서 정신분석학이 개척되고, 현재도 많은 강박증과 정신병이 연구되고 있다.
조금 억지스럽게 일반화를 하자면, 프로이트의 말대로 그것이 성욕이든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의 욕망이든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은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고 살아가고, 이는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무의식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결국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은 강도는 다르겠지만 마음 한켠에 강박증을 소유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연극은 이 점에 착안한 듯, 입장하는 관객을 앉혀놓고 말한다. 정신병원에 오신걸 환영한다라고. 관객은 어딘가 미덥지 못한 의사와 간호사에게 떠밀려 1병동부터 중증병동까지 차례대로 앉게 된다. 그리고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아스팔트 파’ 행동대장이 정작 뾰족한 물건을 무서워하는 선단공포증이며 아무도 연예인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매일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여배우, 욕 한마디도 못하는 선량한 공무원이 지속발기증으로 고생하는 것을 치료받는 과정을 지켜본다. 참으로 아이러니하게 가지고 있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찾아온 의사는 마찬가지로 의사라고 부르기엔 참으로 아이러니한 인물이고, 그에 따른 치료방식도 기묘하기 짝이 없다. 신통한 치료법을 제시해주지 않지만 치료받으러 오는 사람들의 숨겨진 욕망을 당당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나름의 해법을 제시해준다. 관객은 등장인물들의 치료과정을 지켜보며 현재를 사는 자신의 모습을 나름대로 돌아 보게 되고 치유된 모습을 통해 일종의 대리 만족을 얻게 된다. 그리고 이 ‘병원’의 의사인 이라부와 간호사 마유미는 환자인 우리들을 잊지 않고 동참하게끔 소통한다.
시종일관 유쾌하고 정신없이 휘둘려 연극이 끝나고 나면, 어느 샌가 가슴 한 구석에서 밀려오는 씁쓸함이 이 연극의 최대 강점이 아닌가 싶다. 나, 그리고 당신들은 어떠한 강박증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이라부 선생이 제시한대로 당당하게 나서기에는 너무 움츠리고 삶을 이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2. 그렇지만 아쉬운 점이 너무 많은 정신병원.
는 와 의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연극이다. 오쿠다 히데오는 현대 사회의 이면이나 병폐같은 우울하고 무거운 주제를 항상 유쾌하고 코믹하게 변주할 줄 아는 작가이다. 이를 연극으로 옮기면서 오쿠다 히데오의 장점을 살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극은 기존의 연극과 다르게 관객과 소통하며 참여를 유도하고, 노래를 부르고 과장된 연기와 어이없는 상황설정을 통해 관객들의 폭소를 이끌어 내려는 것은 물론 좋은 시도이다.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