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새내기 그리스도교에 길을 묻다 민주주의와 인권
이 책은 민주주의와 인권은 자연적으로 실현된 것이 아니라 민중들의 투쟁과 희생으로 쟁취한 역사적 성과라고 말하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권력이 필요하고, 이 권력을 규율할 수 있는 제도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배라는 단어가 결코 좋지많은 않지만, 공동체의 질서와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기독교와 성서가 권력과 규율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는지 설명하고있다.
구약성서가 권력의 규율을 이해하는 것에는 두가지 흐름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지배자의 권력을 옹호하는 전통, 나머지 하나는 예언자적 전통 즉, 비판하는 전통이다. 사무엘 8장을 보면 백성이 왕이 국가를 지배할 수 있도록 요구하였다고 한다. 그 이유는 체계적이고 규율있는 나라를 위해서는 지도자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통치체제가 필요했고, 그러한 강력한 왕이 있어야 전쟁을 치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지배를 옹호하는 전통도 있었지만, 왕이 지배를 하면 공납과 강제노역으로 결국 백성이 왕의 종이되고 말 것이라는 문제점들도 지적하고있다. 이는 출애굽 전통을 바탕으로 하는데, 출애굽은 이집트에서 억압받던 사람들이 탈출하여 자유를 찾은 사건이다. 중요한 점은 하느님은 지배자들의 전제군주를 옹호하는 편이 아닌, 억압에 시달리던 사람들의 편이였다는 것이다. 하느님은 권력자가 대부분의 것들을 독점하고 강력한 권력으로 조직을 꾸려 권력을 유지하며 백성에게 고통을 주는 것을 반대했다.
권력의 규율에 관한 신약성서의 이해를 보면 국가권력을 인정하는 흐름과 이 권력의 폐해를 비판적으로 보는 흐름이 있다. 로마서를 보면 국가권력을 인정하는 흐름으로 사도 바울은 하느님이 선을 이루고 악을 징벌한다는 목적으로 국가권력을 지닐 수 있게했다고 말한다. 따라서 하느님이 세운 국가권력을 행하는 권력자에게 복종해야하고 존중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한다. 복종의 의무를 강조하는 것 같을지 몰라도 이는 권력자가 자의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 하느님의 뜻에 따라 행사해야하는 것이라 한다.
사도바울이 지배와 복종간의 관계로써 권력을 설명했다면, 예수는 이와 좀 다르다. 예수는 사도바울과 달리 지배권력을 부정하고 스스로 낮추며 남을 섬기는 것의 중요시했다. 또한 남을 받아들이고 다름을 인정하는 마음을 가질 때 권력과 지배로 생기는 문제를 극복하여 살 수 있다고 한다.
민주주의의 발전에 대한 그리스도교 전통의 공헌을 살펴보면, 마르틴 루터는 교회와 국가가 하느님이 세상을 통치하기 위해 만들어 진 것 이라고 한다. 둘 다 모두 하느님의 통치 하에 있지만, 둘의 통치 방식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서로 간섭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예로써 국가는 교회의 일에 간섭하지 않고, 교회 또한 국가의 권력을 행사하려고 나서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는 서로 분리해야한다는 것이 아니라 협력하라는 의미이다. 국가는 신도들의 질서를 세우고, 교회는 이들이 국가질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가가 율법을 따르지 않을 시 방관해서는 안되고, 정치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에 책임이 있었다. 하지만 책임만 강조할 뿐, 무정부 상태에서 사람들이 악을 행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하면서 국가의 권력에 저항하거나 혁명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요한네스 캘빈은 모든 절대적 성격의 지배를 거부했다. 그는 신민이 억압을 당하면 회피할 권리가 있다고봤다. 하지만 아무 개인이 맞서 저항하는 것이 아닌 통치자를 감독할만한 권한이 있는 사람만이 대항할 수 있다고 말한다. 칼 바르트는 그리스도의 만물에 대한 주권을 강조했다. 그래서 인간의 신앙, 양심도 지배하려했던 전체주의 국가에 대항했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이 자유와 평화를 수립하는 데 책임이 있으며, 그것들을 위해 투쟁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 글들을 읽으며 우리나라 역사에서의 ‘독재정치’가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사무엘 8장에서 백성이 왕에게 국가권력을 요구한 것을 보면, 내가 그동안 박정희나 전두환 정권을 떠올려서 독재라는 말 자체를 너무 안좋게만 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승만이 기독교인이고 그를 옹호한 권력자들도 기독교인이라던데 작은 사람들의 편인, 그리고 강력한 독점적인 권력에 반대하는 하느님의 말씀을 왜 따르지 않았는지 생각해보게 됬다. 그들이 신앙을 가지며 진정으로 얻고자 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사도바울이 국가권력을 행사하는 권력자에 대한 복종과 존중의 의무를 말한 것을 하느님의 뜻은 생각하지 못하고 권력자의 자의적인 권력행사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것일까?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셨던 기독교인인 열사분들이 많다. 그 분들은 칼 바르트같은 인물의 이해에 따라 기독교인으로서 그리스도인의 의무와 책임을 따른 것일까 생각해본다. 악독했던 독재권력자들과 민족열사분들이 같은 신앙이였음에도 가치관이 너무 극과 극으로 달랐다는 것이 참 웃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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