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거스틴의 고백록을 읽고
(도서출판사: 크리스찬 다이제스티)
어거스틴(St. Augustinus)은 고대 기독교의 존경받는 교부로서 기원 후 354 ~ 430년의 시대를 산 인물이다. 그는 북아프리카에 있는 히포라는 지역의 주교로서 활동했었는데 그곳에서 주교로 사역을 시작하며 고백록을 집필하였다.(A.D. 397-401). 그는 고백록 이외에도 왕성한 저작활동을 펼쳤다. 대표작으로는 ‘하나님의 도성’, ‘삼위일체론’, 기독교교육론 등이 있다. 어거스틴은 그의 왕성한 저작 활동만큼이나 아직도 우리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 그의 삶 역시 진리를 수호하기 위한 맹렬한 투쟁으로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거스틴의 고백록은 시간상으로는 약 1700년의 세월을 건너왔다. 그러다보니 그가 이 글을 쓸 당시의 종교, 정치, 문화, 국제 관계 등 모든 것들이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는 생소하고 어려우며, 특별히 첨단 과학 문명의 이기를 접하고 있는 현대의 젊은 세대에게는 고대의 어떤 한 시대 정로도만 인식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러한 세월을 넘어서도 어거스틴의 고백록이 여전히 우리에게 주어지고 있으며, 이 시대에서도 기독교 고전으로서 읽혀진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한 하나님의 어떠한 섭리가 있으심을 확신하게 한다.
어거스틴의 고백록은 다른 이름으로는 참회록이라고도 불린다. 영문의 제목은 The confessions of saint augustine이다. 여기서 confessions은 자백이라는 의미로도 사용되는 단어이다. 그의 스스로의 죄에 대한 자백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또한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기에 여전히 이 시대에도 동일하게 우리에게 주어지는데 이 글을 통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현대의 그리스도인들은 반드시 고민해볼만하다.
어거스틴의 글의 제목으로 미뤄보아 이 글은 사실상 하나님에게 드리는 한편의 회개 기도이기도 한 듯 하다. 이는 그가 1권의 앞부분에서 ‘당신의 긍휼을 바라보고 말씀드리옵니다’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더욱 분명해 진다. 실제로 그의 삶은 회심을 중심으로 극명히 전과 후로 나눠볼 수 있으며 그의 생의 전체를 놓고 볼 때 존경받을 만한 인생의 모습을 특별히 회심 이전에는 살펴보기 어렵다. 그러나 그의 인생이 극적인 반전을 이루며 회심을 중심으로 삶이 극단적으로 변한다고 하여서 어떤 탕자가 하나님께 크게 혼이 나고 나서 무릎 꿇고 되돌아오게 되는 간증과 같이 여기며 그러한 스토리에서 오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는 것을 원한다고 볼 수는 없다.
어거스틴이 결코 그러한 의도로 이 글을 서술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아마 그의 글은 9권에서 끝나야 했을 것이다. 이는 대부분의 독자들이 어거스틴의 고백록을 읽으며 주의해야 될 부분일 것이다. 어거스틴은 하나님을 향한 듯 회개의 기도를 그저 기도로 혼자 끝마침 한 것이 아니라 그 고백을 글로써 저술했다. 이는 단순한 자서전적 글이 아니며, 회심에 대한 간증 글의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오히려 그것의 너머에 있는 다른 무엇가를 알리고자 한다는데에 그 의도가 숨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고백록의 구조는 크게 3부분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첫부분은 1 ~ 9권까지로 그의 과거의 죄악을 절절히 고백하고 있다. 이 부분은 그의 인생에 있어 추악하고 더러운 죄의 흔적들이 나열되어 있으며, 이는 사실 남에게 알리기에는 부끄러운 부분이다. 그는 불순종과 오락, 교만, 여자와의 관계 등 많은 부분에서 일반인들이 저지르는 죄를 더욱 쉽사리 저질렀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이러한 죄를 철저히 고백하는 것은 환자가 의사에게 자신의 환부를 드러내 보이듯이 하나님 앞에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드러내는 행위와 동일한 것이다.
어거스틴은 9권에 걸쳐 자신의 죄악된 삶의 행로를 나열하며 자신이 한낱 연약한 인간이며 죄악에 물든 죄인임을 하나님 앞에 고백하고 인정한다. 어거스틴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 그러한 생의 여정 속에서도 여전히 자신을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의 인도를 들어내며 그러한 하나님의 은혜와 위로를 찬양하고 있다. 하나님은 아무리 죄가 짙고 무겁고 크다 할지라도 철저히 그 앞에 자복하는 영혼들에게 위로를 주시는 분이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그가 많은 장을 할애하여 자신의 죄악된 인생을 저술한 이유가 또 존재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것은 그가 아무런 고민 없이 자신의 삶을 흘려보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불의한 어린시절 속에서도 한줄기 빛을 발견하듯이 주신 은혜에 대해 되돌아 본다. p54 ‘나의 기쁨, 나의 자랑, 나의 의지, 나의 하나님이여, 주님께 감사하나이다. 주님의 선물을 인하여 주님께 감사하나이다.’
이 외에도 자신의 삶의 전 과정에서 드러난 하나님의 은혜와 개입을 살펴보며, 그의 인생 과정마다 신앙에 관해, 하나님에 관해 깊이 고민하고 고찰한 나름의 흔적들이 발견되며 그는 고백록을 저술하며 그것을 되돌아보고 있다. 이는 하나님 앞에 어떤 한 개인이 설 때에 자신이 살아가는 인생의 전 과정이 하나님의 손 안에 있으며, 그 과정 가운데 하나님의 개입하심을 살펴보아야할 의무가 있음을 일깨워 준다. 이는 각자 개인에게 믿음의 내용과 하나님의 말씀이 실체화 되게하며, 나아가 각자가 인생의 과정 마다 깊고 치열하게 믿음의 고민들을 해야 하고 그것들을 가지고 부단히 씨름해야 될 의무가 있음을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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