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주식회사 장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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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주식회사 장성군
이름조차 생소한 장성이라는 지역이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은 연유는 지방자치를 기업의 운영과 접목시켜 혁신적이고 앞서나가는 행정이 행해졌음에 있다. 공무원은 엄청난 경쟁을 뚫은 인재들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사회에서는 공무원은 무능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아마도 그 이유는 공무원이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고 주어진 일에만 한하여 소극적으로 일을 처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장성의 공무원들은 창의적이고 도전적으로 업무에 임하였으며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추어 끊임없이 자신을 개선하였다. 장성의 공무원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창의적 인재들인 것은 아니었다. 이들을 이끈 리더는 바로 장성의 군수 김흥식이다.
김흥식 군수가 가장 중요시 한 것은 바로 교육이다. 김군수는 재임 이후 교육 예산을 한번도 삭감하지 않을 만큼 교육을 중요시하였다. 변화하기를 주저하는 공무원들을 변화시킨 것도 바로 교육이었다. 가장 큰 예로 장성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장성아카데미가 열린다. 사회에서 내로라 하는 전문가를 초빙하여 강연을 듣는 것이다. 과학 예술 경영 외교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지식들이 장성군의 주민과 공무원에게 전해진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할 수 있는 경험과 알 수 있는 지식은 제한되어 있으므로 책을 읽어 그 점을 보완하듯이 장성군의 주민들은 들음으로써 다양한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그들의 삶에 녹아 있는 전문 지식과 경험들을 들음으로써 군민들은 더욱 더 진보 되고 발전 된 사고방식을 갖게 된다. 장성군이 나노 산업에 관심을 갖고 이 것을 주제로 강연이 이루어 졌을 때 70세가 넘은 한 할아버지가 나노산업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이 산업을 어떻게 하면 장성군에 유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질문한 일이 있었다. 나는 그 부분이 정말 기억에 남는데, 보통 칠십 먹은 노인들은 남은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두기 마련인데 장성군은 노인의 비율이 높은 초 고령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고장을 어떻게 하면 더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한다는 점이 매우 감명 깊었다. 이 책에서 비유되듯이 콩나물 시루에 물을 한가득 부으면 그 물은 다 새어나가는 것 같지만 콩나물은 점차 자라는 것처럼, 교육을 받은 사람들도 처음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 같으나 결국은 발전 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누가 칠십 먹은 할아버지가 나노 산업의 유치에 대해 신경 쓸 것이라고 생각 할 수 있었을까? 기사를 찾아보니 2014년 현재 나노 산단 분양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장성군의 이런 발전은 군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런 관심과 노력은 교육에서 파생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군 내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밖에도, 장성군은 공무원에게 해외 배낭연수, 대기업 연수원으로의 교육, 코엑스 전시회 관람 등의 혜택을 주어 공무원들이 틀에 박힌 사고방식이 아닌 유연한 사고를 하도록 지원하였다. 때문에 공무원들은 사건을 보는 시야를 넓히고, 보다 유연한 행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연수를 받음에 있어서도 장성군은 모든 공무원에게 동일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간부 공무원에게는 리더십 함양 교육, 하위직 공무원에게는 태도 개발 교육을 실시하여 차별화 된 교육을 함으로써 업무에 더욱 적합한 인재들을 길러내는 데 힘썼다. 장성군의 이런 노력은 공무원에게뿐만 아니라 장성의 군민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택시 기사들에게 해외로 연수를 보내주어 선진국의 택시 문화를 체험하게 하고, 농민들에게 외국의 선진 농업을 험하게 해줌으로써 더욱 경쟁력 있고 발전 된 역량을 갖추게 하였다.
또한 군정을 운영함에 있어서 전 과정의 행정을 모든 공무원과 군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책을 설명함으로써 군민의 행정 참여를 유도하였다. 정책을 설명하는 것만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아이디어를 내게 하고 그 아이디어를 도입해 사무를 집행 함으로써 군민과 공무원에게 행정의 살아있는 교육을 체험하게 하였다. 이는 교육으로 인해 군민들의 의식수준이 함양 되었기 때문에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처럼 장성군은 지방자치, 그리고 민주주의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 진보적인 지 자체였다.
또한 장성군은 “옛 것으로 먹고 산다”고 하여 문화재와 과거의 산물을 이용하여 사업을 실행하였다. 세계의 관광 명소들은 대부분 오랜 과거부터 이어져 내려온 문화유산들을 잘 가꾸어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는 데 반하여 우리나라는 그런 점이 조금 미숙한 편이다. 하지만 장성군은 옛 것의 가치를 잘 알았다. 가장 큰 예로 장성군은 가상인물이라고 평가되었던 홍길동을 고서나 실록을 토대로 사실적 근거에만 입각하여 실존인물임을 밝혀냄으로써 홍길동을 장성군의 마스코트로 삼았고, 이는 장성 홍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장성군은 이렇게 어렵게 얻은 홍길동이라는 캐릭터를 그저 마스코트로만 굳히는 것이 아니고 홍길동의 생가를 복원하여 홍길동 테마파크를 기획하였다. 기사를 찾아보니 홍길동 테마파크는 차근차근 진행되어 2012년 완공 되었으며 홍길동 축제를 포함하여 장성군에 큰 수익을 가져다 주는 효자 사업이 되었다고 한다. 장성의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바로 백양사이다. 백양사는 그 자체로도 매력적인 고찰이지만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단풍과의 조화는 이루 말 할 수 없는 절경이다. 하지만 백양사는 그 가치에 비해 별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고즈넉한 멋을 지닌 백양사라 하더라도 알려지지 않는다면 그저 한낱 절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장성군은 백양사와 단풍을 접목시켜 성공적인 관광명소로 탈바꿈시켰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부러운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삼척에도 관동팔경 중 하나인 죽서루가 있음에도 삼척시가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한다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나는 죽서루에 가면 뭔가 마음이 편해지곤 하는데 이런 점을 이용하여 어떻게 하면 장성군처럼 우리 죽서루를 잘 알릴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고민해봤다. 사실상 삼척처럼 인구가 적고 작은 도시는 관광이 최고의 산업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장성군에서는 장성의 볼거리를 선정해 버스투어를 하는 것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삼척에서도 죽서루와 해신당 공원을 잇는 팸 투어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이 사업이 장성을 벤치마킹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렇게 알리려는 노력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홍보의 부족인지 내가 무지한 것인지 체감하는 효과는 그닥 없는 것 같다. 장성처럼 차별화 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홍보를 한다면 삼척도 분명 경쟁력 있는 지자체가 될 것 같다.
또한 장성군은 시골의 큰 장점인 자연도 장성의 사업에 포함시켰다. 삭막한 생활에 지친 도시인에게 편안한 쉼터를 제공해주고 어린이들을 자연 속에서 자라게 해준다는 단순한 생각을 실천으로 옮겨 축령산 조림지와 한마음 자연학교를 만들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또한 장성은 친환경 농업을 장려했는데, 세계화로 인해 양적인 면에서 전세계를 상대로 경쟁하는 것은 우리 농민들에게 너무 힘들기 때문에 친환경 농업을 채택해 경쟁력을 갖추자는 것이었다. 실제로 이 정책은 성공적으로 정착해 백화점 등에 높은 값으로 팔리고 있다. 농업인 해외연수 또한 이처럼 차별화 된 전략을 내세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시행 되었는데, 장성에게서 배울 점은 그저 연수를 보내주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후에 장성에 맞는 방법을 동원해 지속적으로 지원해준다는 점에 있다.
오늘날 지방자치를 보면서 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그저 중앙정부의 예산을 받아 지자체를 꾸리고 운영해나가기만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는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므로 결국 부담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장성군에게 배울 점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시골의 지자체들이 그저 현실에 안주하여 중앙정부의 예산에 의해 통제 받는 것이 아니라, 지방 각각의 장점을 살려 각자의 살림을 꾸려나간다면 그것이야말로 지방자치의 참 뜻이 실현되는 길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