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구보씨의 1일을 보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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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을 보고나서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박태원의 작품 은 많은 사람들이 읽어봤을 법한 유명한 단편소설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동명의 연극 은 박태원의 소설을 연극화한 작품이다. 원작이 가지는 매력과 그 명성을 안고 다른 장르로 각색하는 것은, 그만큼 관심과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동시에 많은 위험이 따른다. 어떤 식으로 만들든간에, 원작을 보고 좋아하던 사람들의 기대치를 백퍼센트 만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영화로의 각색이든, 연극으로의 각색이든 간에, 그 원작이 서사성이 매우 강한 소설이라면 더욱 그렇다. 소설에서 서사를 통해 주욱 풀어내는 많은 이야기들을, 각색작품에서는 모두 살릴 수 없고 영화적 혹은 연극적 특성에 맞게 수정해내야 하기 때문에, 원작 팬들은 그런 재편집 과정을 원작을 해치는 것이라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작을 두고 각색작품을 무대에 올린다는 것, 더군다나 그 원작이 꽤나 알려진 작품일 경우에 더욱 위험한 시도가 되기 쉽다.
연극 의 연출을 맡은 연출가 성기웅과 배우들도, 이 문제에 대해 많이 고민해봤음이 틀림없다. 이들이 내린 결론은 ‘최대한 소설 원작을 그대로 살리자’ 라는 것 같았다. 그 의도를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것은 배우들의 대사였다. 소설작품 을 다시금 읽어보며 느낀 것은 연극에서의 많은 대사들이 소설에서의 대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소설속에서 쓰이는 다소 문어체적인 표현들이라든가 어색한 어투를, 매끄럽게 고치지 않고 그대로 읊다시피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고등학생 시절에 지겹도록 공부했던 것에 의하면, 소설 은 작가의 의식의 흐름 기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즉, 어떤 치밀한 서사구조에 따른 인물들의 갈등을 보여주고 있기 보다는, 소설가 구보씨가 하루동안 이곳 저곳등을 돌아다니면서 머릿속에 생각한 것들을 그대로 나열하듯 서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고등학교시절 국어선생님께서도 이 작품을 ‘지루한 소설’ 이라는 수식을 빌어 설명해주셨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그러한 작품을, 별다른 각색이 없이 원작을 그대로 살려 무대에 올려놓은 연극이라 역시 지루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인물들의 갈등이 극에 다달아 치정싸움으로 이어지고 그런 자극적인 모습들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통속극에 너무 익숙해진 탓인지는 몰라도, 역시나 지루하고 몰입도가 떨어졌다. 희곡론 수업시간에 그렇게도 열심히 공부하던 ‘극적 긴장’ 이라는 것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이 작품은 연극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따지자면 극으로서의 특성보다는 서사성이 더욱 강한듯 했다. 단지 소설과 다른 점은, 텍스트를 통해 보던 것들을 눈 앞의 무대, 조명, 그리고 배우들의 행동과 대사를 통해 옮겨놓았다는 것 뿐이었다.
연극 제목 을 보고, 또 이것이 제목처럼 소설 을 원작으로 해서 각색한 작품이라는 것을 알고 난 후에, 그리 스펙타클하고 긴장되는 연극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애초에 연극이라는 것을 많이 보지 못했기 때문에 연극이라는 장르 자체가 신선하고 또 그만큼의 기대치가 있다. 공포연극 을 봤을 때도 그런 이유로 꽤나 실망했었다. 이번 작품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연극을 보기 전에는 ‘그 지루하고 길게 늘어진 소설을, 어떻게 연극으로 재생산했을까?’ 하는 기대가 가득했다. 그런데 연극 을 보면서는 단순히 배우가 소설을 읽어주고 있다는 느낌을 버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직관적인 느낌들만 말하자면, 정말 재미없고 지루한 연극이었다. 소설과 다를 것이 없었다. 그런데 이 연극의 연출가와 배우들이 이러한 관객들의 반응을 예상못했을리는 없을테고, 아마 이 연극은 이러한 시도 자체로 시험적인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