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리의 역마를 읽고
고등학교 문학 시간에 교과서에서 처음으로 이 소설을 접했다. 그 때는 이 소설의 주인공인 성기와 계연이 한창 서로에 대한 사랑을 키워나가던 부분부터 봤기에 초반의 자세한 내용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발표를 준비하기 위해 이 소설을 우연히 들춰보게 되면서 소설의 전문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역마살이라는 민속적인 소재를 통하여 토속적인 삶과 그 운명을 인간의 구원으로까지 끌어올린 이 작품은 김동리의 운명론적 문학관을 나타내 주는 초기 대표작 중의 하나이다.
역마란, 한 곳에 뿌리 내리지 못하고 떠돌 수밖에 없는 인간의 운명을 나타내는 말인데, 이 소설은 역마살을 중심으로 화개장터에서 일어나는 한 가족의 얽히고설킨 사연을 이야기 해준다.
이 글의 주인공인 성기는 화개장터에서 주막을 하고 있는 옥화라는 여인의 아들이다. 옥화의 어머니는 36년 전, 화개장터에 들렀던 남사당 패 우두머리와 하룻밤의 인연을 맺어서 옥화를 낳았고, 옥화는 떠돌이 중과 하룻밤 인연을 맺어 성기를 낳았다. 옥화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성기의 역마살을 없애기 위해서 성기를 쌍계사라는 절에 보내 생활하게 하고 장날에만 집에 와 있게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체장수 영감이 딸 계연을 데리고 와서 옥화에게 맡아달라고 부탁하고 장삿길을 떠난다. 옥화는 계연을 성기와 결혼시켜서 아들의 역마살을 막아보려고 계연에게 성기의 시중을 들게 하고, 성기에게 봄나물을 캐러 가는 계연을 안내하게 하는 등 둘을 가깝게 지내게 하려고 노력한다. 성기와 계연도 같이 지내면서 서로를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옥화는 우연히 계연의 왼쪽 귓바퀴 위에 자신의 것과 같은 작은 사마귀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계연이 자신의 이복동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옥화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악양에 있는 무당을 찾아가서 체장수가 36년 전 자신의 어머니와 인연을 맺은 남사당 패 우두머리 이고 계연은 자신의 이복동생임을 확신한다.
옥화는 이전과 달리 성기와 계연을 가깝게 두지 않으려 노력하고 체장수 영감은 계연을 데리고 고향으로 떠나게 된다. 이 일이 있은 후 성기는 중병을 앓게 되고, 옥화는 성기에게 계연이 자신의 이복동생임을 밝힌다. 성기는 병이 낫자 역마살을 따라 엿판을 꾸려 집을 떠난다.
태어나면서부터 역마살을 운명적으로 갖게 된 성기가 그 역마살을 풀어 보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이 소설은 종결된다. 여기서 성기가 유랑을 택한 것은 자신의 운명을 거스르지 못하고 패배한 것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소설의 마지막 문단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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