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는 말
2. 시대상 - 피로 싹을 틔운 우울의 꽃
3. 이 연주 - 태생적 우울
4. 곽 재구 - 끝없는 슬픔의 뼈
5. 정 현종 - 우울의 씨앗
6. 남 진우 - 내 죽음을 예고하는 꽃가루의 소용돌이
7. 나가는 말
8. 참고 자료
1. 들어가는 말
남을 이해한다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다. 더군다나 글을 통해서 글을 쓴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작가를 이해하기에 앞서서 나라는 벽에의 해 한번 걸려 져야 하고 그 와중에도 제 3자에 의해 한번쯤 걸러지는 것은 예사로운 일일 것이다. 나와 유사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을 분석하는 것도 힘든 일일 텐데 상당히 다른 시대를 살았고 다른 고민을 하고 살았던 사람들을 분석해야 하고 그들의 생각을 나름대로 정리해야 했다. 하지만 이런 작업은 늘 의외의 소득과 기쁨을 안겨주곤 한다. 나를 한번쯤 되돌아보게도 하고 남의 생각을 듣다가 나의 생각을 늘려 나갈 수 있기도 하다. 지금 기 형도를 바탕으로 이 연주, 곽 재구, 정 현종, 남 진우의 시적 성향과 시세계를 분석해 보려고 한다. 짧은 생각들이 드러난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지만 귀 기울여 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2. 시대상 - 피로 싹을 틔운 우울의 꽃
1950년대 한차례의 정쟁과 그로인한 정치적, 경제적 혼란은 결국 1960년 4.19혁명과 5.16 군사 쿠데타가 발생하게 하는 일정한 원인을 제공하게 되었다. 정권을 잡은 박정희는 자신의 집권명분을 만들어야 했고 결국 그는 경제라고 하는 카드를 꺼내 들게 되었다. 그의 카드가 효과를 발휘했음인지 그 후 경제는 큰 발전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경제 발전에서조차 소외되고 떨어져 나가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었으니 농민, 노동자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경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던 70년대는 오히려 절대적 빈곤의 시대에서 상대적 빈곤의 시대로 옮겨 감에 따라 이들 불만과 한숨은 더욱 커져만 갔다. 게다가 유신이라고 하는 강력한 카드가 1972년에 나옴에 따라 그들의 걱정은 늘어만 갈 수밖에 없었다. 경제적인 혜택을 누리기는커녕 상대적 박탈감마저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유신이라는 체제는 그들의 마음을 더욱 더 깊은 수렁으로 떨어뜨렸을 것이다. 희망을 찾기 위해 하늘을 펴다 보았을 때 널빤지가 가로막고 있는 상황을 과연 어떻게 말로 표현한단 말인가?
1980년대는 이러한 상황에 극에 달했던 시기였다. 경제발전의 효과는 극대화 되어서 어느덧 아시안 게임이다 올림픽이다 하고 있는데 사회는 여전히 군인독재의 시대였으니 말이다.
박정희가 암살된 후 기회를 노린 전두환은 자신이 정권을 잡기위해 국민들을 학살하였고, 이에 분노한 민중들의 분노 또한 커져만 갔다.
누군가의 피로 싹을 틔운 60년대, 개인의 자유를 거름삼아 자란 70년대, 그리고 그 싹이 꽃을 피운 80년대. 누군가가 아름다운 우리나라를 노래하고 있는 번영의 시대에 바로 그 옆에서 어느 누군가는 그 노래가 불려 지도록 피를 흘렸던 암울하고 우울한 시대였다. 기형도가 이연주가 그리고 많은 시인들이 우울한 시를 쓸 수밖에 없었던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음을 알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3. 이 연주 - 태생적 우울
두 시인의 시를 찾아보고 읽어 보면서 느낀 점은 두 시인 모두 개인의 이야기를 시에 담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사회에 관한 이해와 현실상이 깔려 있다는 점이다. 이 두 시인을 조사하면서 특이했던 점은 기 형도는 요절한 시인으로서 그의 삶조차 드라마틱했고 심지어 그의 죽음조차 드라마틱했다. ‘입속의 검은 잎’은 그의 첫 시집이자 마지막 시집이라는 것에 관심이 갔다. 또한 이연주의 시집도 그녀의 마지막 시집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기형도의 ‘입속의 검은 잎’, 이연주의 ‘매음녀가 있는 밤의 시장’은 모두 사회속의 자신이라는 틀 속에서 각각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기형도 그의 시에서는 과거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언제나 과거에 관한 이야기를 할 뿐이지 절대 미래나 현실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의 시를 보고 있자면 우리들의 현실에는 미래가 없을뿐더러 그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조차 갈 길을 잃어버리고 표류하는 사람들처럼 느껴진다. 그의 시는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인가. 또 그가 죽어서야 빛을 발휘하는 시들을 보면서 ‘세상일이 알 수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시들을 보면서 기형도가 살아 있었다면 그렇게 그의 시가 각광받을 수 있었을 것인가를 생각해보았다. 그의 시들은 시적이며 괜찮다고 말할 수 있다. 설령 그가 죽지 않았더라도 그의 시는 크게 각광받았을 것이다. 시를 읽는 동안 그의 시에서 느낀 것은 미래에 관한 희망적인 메시지나 따스함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