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간호사가 말하는 간호사 독후감
- 권혜림 외 13인, , 부키(주), 2004
내가 이번에 읽은 책은 부키(주)에서 출판한 권혜림 외 13인의 ‘간호사가 말하는 간호사’라는 책이다. 평소 간호사의 꿈을 키워왔던 나는 오직 간호사라는 단어만 보고 이 책을 선택하였다. 웬만해서 책을 고를 때 보고 재미없을 것 같은 책들은 그냥 지나쳐 버리는 게 대다수이지만 이 책은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책의 표지 때문이었다. 이 책의 표지에는 글쓴이인 13명의 간호사들의 얼굴과 ‘13명의 전· 현직 간호사들이 솔직하게 털어놓은 간호사의 세계’라는 문구가 써져있는데,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그냥 단순한 책 표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나에게는 정말 마음이 가는 책 표지였다. 표지 속의 환하게 웃고 있는 간호사들의 얼굴은 그 어느 누구보다도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오래 전부터 간호사복을 입고 환자 이름을 부르는 간호사는 나의 로망이었다. 그래서 병원에 접수를 하고 내 차례가 오기를 기다릴 때면 그 간호사가 내 이름을 빨리 불러주기를 원했다. 얼굴도 예쁘고 마음씨도 예쁜 간호사였기에 나는 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책에 대한 기대는 컸고 미래의 간호사가 되어 있을 내 모습을 상상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아름다운 감동을 주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강북 노인병원에서 근무하던 장영은 간호사에 대한 이야기였다. 처음, 이 간호사는 노인 병원과는 거리가 먼 종합 병원에만 목표를 두며 취업을 준비해왔었다. 그러나 고배를 마시고 좌절하는 시기가 잦아져 그동안 목표로 삼았던 종합병원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많은 고민 끝에 노인 병원을 선택하게 된다. 노인병원에서, 이 간호사는 처음 보는 광경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8~90세가 넘는 할머니들과 할아버지들이 어린아이 같이 떼를 쓰는 것이 아닌가. 그럴 때 마다 장영은 간호사는 마음을 가다듬고 선배 간호사의 모습을 보며 하나하나 배워나갔다. 그렇게 2년을 노인 병원의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장영은 간호사는 ‘간호사의 능력은 병원 규모가 아닌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서만 얻을 수 있다’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한다. 즉, 종합병원이든 노인병원이든 병원의 규모와는 상관없이 자기가 얼마만큼 노력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이 아닐까? 모든 일의 성과는 노력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는 말처럼 말이다. 살아오면서 이를 많이 느껴왔기 때문에 나는 장영은 간호사의 깨달음에 큰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장영은 간호사의 이야기를 읽고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어렸을 때 할머니, 할아버지랑 같이 지냈었던 추억이었다. 매일 학교 갔다 오고 나면 우리 집이 아닌 할머니 집에 가서 할머니, 할아버지랑 노래도 부르고 아프신 부분이 있으면 주물러도 드리고 맛있는 것도 사 먹으러 가고 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내용도 노인 병원에서 일하는 장영은 간호사의 이야기였다. 이 간호사가 책에서 말했던 것처럼 사람은 늙어가면서 몸이 허약해지고 젊은 사람들보다 면역력이 약해져 쉽게 질병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노인이 되면 보살핌이 많이 필요해진다. 또, 힘도 약해져서 혼자서는 못 하는 일도 많아진다. 이를 잘 알기에 나는 그런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해 노인병원에서 근무해 원하시는 것들 모두를 다 해 드리고 싶다. 젊은 사람들은 그래도 조금이나마 자기관리를 잘 할 수 있지만 노인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노인이 되었을 때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간호사가 나를 위해 보살펴줄 때 너무 고맙고 행복해서 혼자 있더라도 우울해질 일이 없을 것 같다. 그래서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그렇게 느끼실 것 같아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따뜻하게 보살펴드리고 싶다.
이를 바탕으로 간호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 직업 관련 홈페이지를 찾아보던 중 우연히 간호사의 생활이 담겨있는 동영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는 그 동영상을 보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재생 버튼을 눌렀다. 동영상에서 속의 간호사의 생활은 이 책의 내용과 크게 다를 바 없었고 간호사들은 조금의 휴식 도 없이 오로지 환자를 돌보고 치료해주는 일에만 열중했다. 그 모습을 보니 힘듦은 물론이고 왠지 모를 간호사에 대한 고마움까지도 느껴졌다. 또, 자신보다 아픈 환자를 더 먼저 생각하고 더 중요시 여기는 모습이 정말 백의의 천사가 따로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하지만 요즘 간호사에 대한 기사나 뉴스를 보면 정식 간호사가 된 지 1년도 채 안돼서 간호사를 그만 두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내용을 자주 보게 된다. 그토록 간호사를 꿈꿔오고 고생해온 사람들이 도대체 왜 이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알고 싶어 그에 관한 기사를 읽어본 결과, 이유는 거의 다 비슷했다. 단지 휴식시간도 없이 일하면서 체력소모가 커 그에 견디지 못하고 힘들어서 그만 둔 것이다. 이런 기사를 볼 때 마다 조금 마음이 흔들리긴 하지만 이보다 더 힘들어 할 환자를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 힘듦을 이겨내고 병원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간호사가 정말 환자를 생각하는 진정한 간호사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어
병원에 가면 쉴 새 없이 일하는 간호사들을 보곤 하는데 그 중에서도 책 속의 한 간호사와 공통정서를 가지고 있는 간호사를 본 적이 있다. 그 스토리는 이러하다. 아주 심하게 배가 아팠던 적이 있어 병원에서 엉덩이 주사를 맞고 링거를 맞아야 할 상황이었다. 그래서 담당 간호사가 링거를 놓아 주었다. 그런데 정작 주삿바늘을 놓아야 할 혈관이 아닌 신경에 놓아버린 것이었다. 그 탓에 나는 신경이 너무 아파 그만 생각지도 못한 울음을 터뜨려버렸다. 우는 나를 보고 간호사도 당황했는지 계속 혈관을 못 찾고 신경에만 주삿바늘을 찔렀다. 몇 번을 반복하다 간신히 혈관을 찾아 주삿바늘을 제대로 놓았다. 그 후 담당 간호사가 한 숨을 쉬며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를 몇 번이고 했다. 신입 간호사여서 실수도 많이 할 수 있지만 그 모습은 너무나도 처참하고 안타까웠다.
책 속의 간호사도 환자를 치료해 줄 때 마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아 슬퍼할 때도 많았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을 것이다. 간호사라면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이런 마음을 많이 느낄 때도 많을 것이다. 꼭 간호사가 아니라고 해도 말이다. 나로 예를 들자면, 공부를 할 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을 때 문제를 마음대로 못 풀 때가 많다거나 또 행동에서 내 뜻은 그게 아닌데 다른 뜻으로 전달이 되어 낭패를 본 적이 많다. 이럴 때 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고 심하게 우울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많이 느껴보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 하다보면 언젠가 자기 뜻대로 되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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