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 부산국제영화제 - 폭력녀(miss viol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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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폭력의 굴레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감상문
제목에서부터 ‘폭력(violence)’이라는 직설적인 단어를 사용한 는 한 가정의 비극적인 파멸을 통해 폭력이 남기는 상처를 깊게 들여다본 영화이다. 가장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갖고 싶었던 영화이다. 영화를 보면서 질문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GV행사가 없어 영화 속의 의문점들을 내 나름대로 해석할 수밖에 없었다.
의 줄거리는 매우 충격적이다.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아버지 밑으로 한 가정이 있다. 행복한 생일파티가 열리고 가족들 모두 기뻐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생일의 주인공이었던 열한 살 소녀는 생일 케익의 촛불을 끄자마자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자살한다. 소녀의 죽음을 시작으로 숨겨졌던 가족의 비밀들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집 밖에선 상사에게 복종하고, 사람들에게 착하고 자식을 사랑하는 사람처럼 행동하던 아버지는 집 안에서 태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강압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식들은 물론이고 어머니에게도 자유 같은 건 허락되지 않는다. 철모르고 뛰어놀 나이인 막내들조차 아버지 앞에선 숨을 죽이고 복종한다. 아버지의 강압적인 폭력 앞에서 가족들은 감정표현도, 행동도, 사고도 원하는 대로 하지 못한다. 반항기 있는 어린 딸이 폭로하듯 내뱉는 말은 이 가족의 충격적인 실상을 드러내준다. “내가 사실대로 말하니까 그 애가 죽었어요. 열한 살부터 시작인 거잖아요, 맞죠?” 아버지는 딸들을 강제적으로 성매매에 이용하여 돈을 벌고 있었던 것이다.
이 영화는 오래 전 보았던 라는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역시 권위적인 아버지 밑에서 짐승처럼 자유를 박탈당한 채 살아가는 가족들을 통해 폭력에 대한 메세지를 담은 영화다. 의 자식들은 ‘송곳니가 빠지지 않으면 이 집에서 나갈 수 없다’ 라는 규칙에 얽매여 성인이 다 되도록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다. 그들은 언젠가 나이가 들어 송곳니가 빠지고 집에서 나갈 수 있게 될 날만을 기다리며 아버지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한다. 의 가족들과 같은 처지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는다. 아버지에게 억압당하던 의 자식들은 서로가 서로를 때리며 폭력을 행사한다. 그리고 의 가족들은 자살하고, 손목을 긋고, 끝내는 아버지를 죽이게 된다. 두 영화는 모두 권위주의와 폭력의 잔인함을 비슷한 시각에서 비추고 있다.
와 , 두 영화 모두에서 미장센처럼 흰색이 상징적으로 쓰인다. 의 첫 장면에 베란다에서 싱긋 웃으며 뛰어내리던 소녀는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열한 살이 채 되기도 전에 낯선 남자 앞에서 춤을 추어야 했던 손녀도, 다른 두 딸들도 모두 흰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마침내 아버지를 살해하던 어머니 역시도 디자인만 다를 뿐 흰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에서도 마찬가지로 자식들이 모두 흰색 옷을 입고 생활한다. 두 영화에서 흰 옷이 어떤 의미로 쓰였던 것일까. 흰색은 순결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가진 색이다. 아마도 흰색 옷을 입고 있던 와 의 가족들은 아버지로부터 폭력을 당했기 때문에 폭력에 대해 배웠을 뿐 사실 순결하고 선한 존재였다는 의미가 아닐까. 그들이 결국 폭력을 당하던 입장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쪽으로 변하였더라도 그들은 폭력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던 연약한 존재들이고, 무고한 희생자들일 뿐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로 새하얀 옷이 사용되었던 것 같다.
의 결말은 매우 비극적이다. 어머니가 아버지를 죽임으로써 폭력이 해결되는 것 같지만 흰 원피스를 입은 채 아버지가 늘 앉던 자리에 앉아 있는 어머니의 표정과 그 어머니를 둘러싼 가족의 모습에서 어머니가 아버지의 자리를 대신할 것 같은 불길한 암시를 준다. 영화의 스토리가 전개되는 동안 여동생에게 뺨을 맞는 벌을 받으며 눈빛이 사납게 변하던 어린 손자와, 허벅지를 칼로 긋고 피를 보며 희열을 느끼던 딸의 표정은 이 가정의 아이들이 폭력으로 만들어지는 억압과 복종의 관계를 완전히 이해했으며 심지어는 폭력의 ‘즐거움’ 까지도 알고 있다는 섬뜩한 메세지를 남긴다. 영원히 풀리지 않는 폭력의 굴레에 매인 듯한 이 가족들의 상처는 과연 치유될 수 있을까. 영화가 시작할 때 이제야 자유를 찾았다는 듯 웃으며 사뿐히 뛰어내리던 열한 살 소녀의 얼굴이 영화를 본 후에도 내내 머릿속에 맴돌았다.
영화 감상 후 떠올랐던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