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류의 또하나의 베이스, 가족(훼손된 가족을 통해 본 본연의 가족사)
훼손된 가족을 통해 본 본연의 가족사
< 목 차 >
1. 연구의 목적 - 무라카미 류가 추구하는 가족상은 어떤 유형인가?
2. 무라카미 류의 베이스
2.1. 베이스(기지) 문화 - 류의 기지체험과 관련 있는 작품 속 주인공들
2.2. 또 하나의 베이스 - 훼손된 가족사의 문제점을 생각하게 만드는 류
3. 본연의 가족상
3.1. 가부장제 해체 - 가족구성원의 자립심이 필요
3.2. 아마에 속성 극복 - 가족 간의 대화를 통한 아마에 극복
4. 결론 - 류가 추구하는 가족상
1. 연구의 목적
무라카미 류는 많은 사람들이 얼얼해지도록 아픈 테마만을 골라 소설작업을 하는 작가로서 그의 작품은 현대 일본의 본연의 모습을 고찰하기에 좋은 소설이라는 평을 듣는다. 류에게 문학이란 피지배자의 이야기를 전하는 통로로서 언어를 가지지 못한 사람들의 말을 번역하는 작업이다. 그의 소설에서 볼 수 있듯이 아웃사이더에게는 일관적으로 훼손된 가족이라는 개인사가 그 배경으로 등장하고 있다. 말하자면 근대화가 성취된 이후의 일본 사회가 지닌 병리적 현상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류의 작품 속에서 사회병리현상은 훼손된 가족과 항상 맞물려 전개 되고 있다.
류는 근대문학의 주요 테마였던 국가와 자아를 확립하려는 개인 간의 충돌이나 이에 제도와 맞물린 가족구성원간의 숙명적인 혈연의 굴레 같은 것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인물의 심리묘사에도 흥미가 없었다. 다만 사회병리학적 현상에 관심이 많은 류는 인간이 소위 사회의 아웃사이더가 되어 가는 과정에 일관적으로 훼손된 가족을 그 배경으로 삼음으로써 역설적으로 가족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가족의 본질을 독자에게 캐묻고 있는 것이다. 즉, 무라카미 류는 작품에서는 아웃사이더들의 도착적인 성행위나 공격성을 그리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훼손된 가족의 심각성을 고발하고 더불어 본질적인 가족상이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모색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먼저 무라카미 류의 상상력의 기초가 되는 것이 베이스(기지)뿐만 아니라 가족이기도 하다는 것을 작품의 예를 통해 증명해 보이고자 한다. 그리고 훼손된 가족과 사회적 병리현상의 연관성에 주목한 무라카미 류 자신이 추구하는 본질적인 가족상이란 어떤 것인지를 작품분석을 통해 도출해내고자 한다. 훼손된 가족의 심각성을 고발한 무라카미 류가 추구하는 가족상이 어떤 유형인지를 밝혀내는 것은 작가의 정신세계를 파악하는 유의미한 작업이라고 하겠다.
2. 무라카미 류의 베이스
2.1. 베이스(기지) 문화
류는 패전 후 미군 통치의 직접적인 영향력이 미치는 기지촌에서 멋모르고 유아시절과 사춘기를 보내고, 미국 문화의 부작용이 초래한 히피 문화와 마약 등을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이며 성장기를 보내게 된다. 가라타니 고진은 무라카미 류의 문학적 상상력의 근간은 바로 이 기지락 밝힌 바 있고, 고모리 요이치는 류의 문학적 속성을 기지, 전쟁, 욕망으로 축약했으며, 시마다 마사쿠니는 류에게 타자를 발견하게 되는 계기를 제공한 것이 미군기지라고 했다. 또한 오쿠카마 에이지는 어촌이었던 사세보가 미 군항이라는 기지촌이 된 그 갭(gap)이 류 문학의 발판이 되고 행동양식의 원형이 된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는데, 류의 문학에 있어서 그가 성장기를 보낸 기지촌의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사세보출신인 류는 기지촌 여자들이 미군을 상대로 윤락행위를 하는 것을 일상으로 경험하며 성장하게 되는데, 류는 처음에는 성에 대한 감각적인 호기심으로 접근하게 되지만, 점차 그 상황이 피 점령지인 일본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됨으로써 억압된 감정의 폭발 · 공격성 · 섹스 · 마약 등이 그런 피 점령지라는 인식과 뒤섞이게 된다. 무라카미 류는 자신이 소설을 쓰는 이유를 ‘일본의 피 점령성을 드러내기 위해서‘라고까지 했다. 이처럼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아웃사이더들은 류의 기지(베이스)체험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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