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고려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三國遺事 조에 실려 있는 향가는 다른 향가 작품보다 활발하게 연구되어 200여 편이 넘는 논문이 발표되었다. 그에 비해 고려처용가는 그 논의가 그리 활발하지는 않은 편이었다. 기존의 연구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향가 처용가와 고려 처용가의 전승관계에 대한 연구, 고려자체 작품의 성격에 대해서는 劇歌라는 견해와 巫歌라는 견해로 양분되었고, 고려의 형성 시기에 대한 연구도 있었는데 그 시기는 고려 말로 보는 것이 대부분이다. 무가 혹은 놀이로서 고려 처용가의 존재 양상에 관한 연구도 있었다.
본 발제에서는 설화 및 향가 처용가, 향가 처용가와 고려 처용가의 관계, 후대적 변이 및 고려 처용가의 형성시기에 대해 차례대로 살펴본 후, 고려 처용가의 전문을 살피고 그 구조와 내용, 처용무와 고려 처용가의 관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Ⅱ. 본론
1. 처용설화
는 그 자체로 독립해서 존재하는 한 편의 독자적인 가요가 아니라, 향가의 대부분이 그러하듯, 처용설화의 문맥의 일부로 존재하는 특수성을 갖고 있는 설화적 가요이다. 따라서 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처용설화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처용설화는 그 자체의 독자적인 설화 텍스트로 온전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삼국유사의 기이(紀異)편의 ‘처용랑망해사’조(處容郞 望海寺條)에 의사 역사 기록물(擬似歷史記錄物)로 서술되어 있다는 점에 그 텍스트의 특수성이 있다.
우선 설화의 서술 구조를 분석하기 위해 처용랑망해사 조의 전체 문맥을 서술의 순차적 전개에 따라 화소별로 번호를 붙여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설화의 분석을 위하여 전체의 설화를 어떻게 단락지울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은데, 김학성은 18개의 화소로 구성되었다고 보고 있다. 김학성,「처용 설화의 서술 구조와 처용가의 성격」,『문학 한글 제 4호』, 한글학회, 1990, 김문태는 이 텍스트를 전체 문맥에서 파악하면서 공통화소를 갖는 다섯 개의 이야기로 구조화되었음을 규명했다. 김문태,「삼국유사에 나타난 일연의 설화 편찬 의식-기이편의 망국에 관련된 설화를 중심으로-」, 성균관대 석사 논문, 1986. 본 발제에서는 김학성의 의견을 따라 설화의 서술 구조를 18개의 화소로 제시하고자 한다.
(1) 헌강왕대에 서울로부터 해내(海內)까지 초가가 없고 풍악과 노래가 끊이지 않았다.
(2) 왕이 개운포(開雲浦)에 출유(出遊)했다가 구름과 안개로 길을 잃었다.
(3) 일관이 말하기를 동해 용의 조화이므로 좋은 일을 행해 풀어야 한다고 했다.
(4) 왕이 용을 위해 근처에 불사를 창건하라 명하니 구름과 안개가 걷혀 개운포라 이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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