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이 슌지(いわいしゅんじ)-
나는 이와이 슌지에 대한 막연한 호감이 있다. 그의 모든 영화는 아니지만 아마도 그 이유는, 내가 일년에 한 두 차례씩은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를 관람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패턴은 계절에 따라 다르다. 겨울엔 ‘러브레터(1995)’, 봄엔 ‘하나와 앨리스(2004)’ 이렇게 꼭 생각이 난다. 겨울에 두꺼운 이불을 꽉 껴안고 핸드폰에 담아 러브레터를 보면 더욱 따뜻해지고, 그림자가 비스듬히 들어온 3월 낮에 하나와 앨리스 한 편을 다 보고 고개를 들면, 어느 샌가 바람이 타고 들어와 커튼을 살랑살랑 치고 있어 웃음이 난다. 나에게 영화는 영화 자체뿐만 아니라 어디서, 누구와, 어떤 상황, 어떤 계절에 보는지도 굉장히 중요한 기억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연례행사를 몇 년 째 해오고 있어 그의 영화가 친숙해질 만도 하고 시시해질 만도 하지만 나는 늘 그의 영화가 새롭다. ‘하나와 앨리스’에서 앨리스가 아빠한테 읊조렸던 “워 아이니”라는 대사가 처음에는 그저 그런 대사로만 들렸는데, 어느 년도에는 그렇게 가슴이 아파 눈물이 났다. 똑같은 영화로 해가 갈수록 짙은 감성을 창조해내는 이와이 슌지의 천재성이 너무나 부럽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 감이 잡히지 않아 막연할 수 밖에 없고 그렇지만 기대가 되기 때문에 호감이다.
1.이와이 슌지?
-이와이 슌지는 꽤나 만능인 사람이다. 1995년 선보인 ‘러브레터’의 영화 감독일 뿐만 아니라 TV드라마에도 참여하고 처음 직장을 뮤직비디오 제작 회사로 들어가 커리어 데뷔를 뮤직비디오로 시작했다. 또한 각본가, 음악가 등 다방면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다. 이처럼 예술에 뛰어난 활동을 갖고 있는 이와이 슌지는 학생 시절 소설가를 꿈으로, 대학도 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 미술학부를 선택했다. 언어적 표현, 미술, 음악 등 모든 예술에 관심을 골고루 가지고 자신만의 영상 세계관을 집중해가는 몰입도가 뛰어나 보인다.
또한 그에게 있어 그의 영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들 역시 중요한 요소로 작동하는 것 같다. 흔히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를 매력적인 요소로 꼽는 이유 중 음악, 영상미, 배우 등이 있다. 그의 영화의 독보적인 정체성이 이와이 슌지 혼자만의 힘이라기 보다는 영화 안에서 꾸준히 협업되어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존재가 크다.
한국과의 인연은, 이와이 슌지가 일본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1990년 중후반부터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1)대표 작품
-TV드라마
*본 적 없는 내 아이 (1991년, 감독·각본, TV드라마 데뷔)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1993년, 감독·각본, 1994년 일본영화감독협회 신인상 수상)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