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무한의 흰 벽에 대한 연구 박형서 - 정착한 도망자가 마주하게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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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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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정착한 도망자가 마주하게 되는 것
박형서 단편소설 「무한의 흰 벽」에 대한 연구

1. 들어가며: 비상식, 그 이면의 진실
2. 기차와 좌석, 도망의 공간과 정착의 무대
3. 인물분석―신화원형적 비평을 중심으로
4. 벽은 어째서 하얗고 무한한가?
5. 마치며: 차창에 비친 얼굴
1. 들어가며: 비상식, 그 이면의 진실
소설가 박형서의 작품을 설명하며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 중 하나가 ‘해학’일 것이다. ‘언제나 작가의 뒤에 뻔뻔한 허풍, 발칙한 상상과 같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것이 그에 대한 반증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출판편집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장은수는, 박형서의 네 번째 소설집 『끄라비』의 발문을 통해 작가를 ’농담의 악마‘라고까지 표현한 바 있다.’ 강현숙, 「박형서 소설집 ‘끄라비’―박형서표 ‘발칙한 상상’ 통할까?」, 경기일보, 2014-05-28. 참조.
『끄라비』에 수록된 작품이자, 한국현대소설학회에 의해서 ‘2014 올해의 문제작’으로 선정된 「무한의 흰 벽」 또한 비상식적 사건이 마치 일상인 것처럼 그려지는 소설이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허구적 이야기라고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기에,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어떠한 ‘진실’을 찾아볼 것이다. 다음으로 진실에서 비롯된 주제의식이 각종 구성적 요소를 통해 드러나는 방식을 구조주의적, 신화원형적 관점에서 해석해보겠다.
2. 기차와 좌석, 도망의 공간과 정착의 무대
작품에서 화자에 의해 집중 조명되는 인물은 ‘범수’다. 그런데 이 인물은 ‘자리를 잡는 것’에 대해 강박적 태도를 보인다. 통상적으로 자리를 잡는다는 말이란 요직이나 직장을 잡을 때 사용되는 표현이다. 의자나 기차의 좌석을 차지하는 것은 이에 비해서 일상적인 개념인데, 범수의 강박감이 발현되는 부분은 바로 이 일상적 개념의 자리 잡기다.
보통의 자리마저 목숨을 걸고 차지해야만 하는 상황이 우리 시대에 대한 은유라고 볼 수 있겠다. 범수와 같이 가진 것 없고 나약한 인간은, 굳이 전문화될 필요가 없는 종류의 일마저도 필사적으로 행해야만이 살아나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굴욕까지 겪는다. 이처럼 자리 잡기라는 행위에 내포된 주제의식은 ‘공간’과 ‘자리’에 대한 범수의 심리가 서술되는 대목에서 다른 장면에 비해 비교적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범수는 아무도 침범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침범당하지 않으면서 목적지까지 가고 싶었다. 조금쯤 밀리고 조금쯤 눌리더라도 큰 다툼 없이 넘어가길 바랐다. 하지만 범수가 평화를 소망한다 해서 세상이 조금이라도 호의적으로 대해주는 건 아니었다. 그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그 소망이 약점이라도 되는 양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곤 했다. 그때마다 범수는 죽을힘을 다해 응전해왔다. 살아남기 위해선 그럴 수밖에 없었다. 우린 신이 아니어서, 세상 어디에든 머물려면 공간이 필요하다. 존재할 공간을 빼앗기면 존재 또한 사라진다. 그동안 많은 이들이 범수의 자리를 원했고 범수 역시 마찬가지로 남의 자리를 원했다. 공간은 유한하니 차지하기 위해선 격렬하게 다툴 수밖에 없다. (중략) 생존이란 무릇 그처럼 비정한 법이다. 박형서, 「무한의 흰 벽」, 한국현대소설학회, 『2014 올해의 문제소설』, 푸른사상사, 2014, pp.128-129.
작품의 이러한 주제는 ‘도망’과 ‘정착’이라는 개념의 대립을 통해 보다 선명히 드러난다. ‘도망’이라는 단어에는 ‘피하’거나 ‘쫓겨 달아남’의 의미가, 반면에 ‘정착’이라는 단어에는 ‘일정한 곳에 자리를 잡아 머물러 삶’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국립국어원자료 참조.
그렇지만 작품에서 사용된 개념은 이러한 사전적 정의와 맞물리지 않는다. 인물에게 도망치는 행위는 삶을 영위하기 위한 방법인 데 반해, 정착이란 ‘머물러 삶’과 멀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정리해보면 자리를 잡는 일, 즉 정착하는 일에 강박감을 가진 인물이 정작 ‘정착’을 하면 오히려 자리를 잃기에 끊임없이 도망치는 상황이다. 욕망과 현실이 상통하지 않는, 쉽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작품의 주제의식을 강화하고 있다.
도망과 정착이라는 개념은 또 다시 ‘공간’과 ‘무대’적 설정을 통해서 구체화된다. 먼저, 작품의 주된 공간적 배경이 되고 있는 곳은 기차다. 정확히는 ‘서울을 출발하여 한 시간 후 대전에 닿는 KTX 131호 열차’ 박형서, 앞의 책, p.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