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슈나이더의 오르가니스트
Ⅰ. 들어가는 말
소설 오르가니스트는 이름 없는 한 문학도의 처녀작으로서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되어 주요 언론과 독서계의 관심을 집중시킨 화제작이다. 발간 첫 해(1992년)에 벌써 200여 편의 서평이 나왔고 11개의 외국어로 번역되었다고 한다. 오르가니스트-P.332 역자후기
이 소설은 향수와 비교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내가 이 소설을 읽게 된 것도 거기에서 비롯된 호기심이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나의 소견으로는 이 소설은 주인공의 천재적인 재능과 비극적 결말을 제외하면 향수와 비슷한 요소가 거의 없다고 판단되었다. 따라서 두 작품을 비교 분석 하려던 당초 계획을 수정하고 이 작품속 내용 분석에만 집중하였다. 이 소설에는 상징적이고 이면적인 요소가 많이 담겨 있다. 특히 이 작품 속에서 주목할 만 한 점은 신을 관용적이고 선한 절대자가 아닌 악마적인 모습의 신으로 그렸다는 것이다. 필자는 여기에 숨겨진 의미와 작가의 핵심이 들어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하여 상징적 요소들을 신과 연관시켜 분석하면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해 보려 하였다. 지금부터 한 인물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전반적으로 다루면서 그 속에 나타나는 각 상징적 의미들을 분석해보도록 하겠다.
Ⅱ. 엘리아스의 일생
1.비참했던 유년시절
엘리아스는 벤쩌보좌신부와 제프댁이라는 유부녀 사이에 태어난 사생아이다. 어린 시절 그는 괴상한 외모-저주받은 듯한 누런색의 눈동자와 알 수 없는 병으로 인해 빠르게 늙어가는 외모를 가졌다-와 목소리를 가졌다는 이유로 부모로부터 학대 받았고 밖에 나가서는 이웃들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그는 집에만 갇혀 불우한 유년시절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타고난 천성이 착했던 탓에 그 누구도 원망하거나 미워할 줄을 몰랐다.
그러는 사이에 제프댁은 이 조숙한 아들이 좀 더 나아질 수 있을 만한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아들과 한 마디 말도 나누지 않았고, 고양이에게 우유를 주듯이, 수프를 어린이방 앞에 갖다놓을 뿐이었다. 처음에 그녀는 아들의 두 눈에 생긴 황열에 전염될까 두려워 일체의 접촉을 피했다.
2. 엘리아스의 천재적인 음악적 재능
신은 한 음악가를 창조했다. 그러나 이 음악가는 단 한 소절의 음표도 종이에 적을 수 없었다. 아무리 원했어도 악보표기법을 배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엘리아스는 주변의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또 들은 모든 소리를 흉내 낼 수 있었다. 또한 배우지 않고도 모든 감정을 오르간을 통해서 표현해 낼 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그 재능은 사람들의 시기와 무관심 속에서 아주 오랜 시간 빛을 발하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위대한 업적을 남겼던 천재들의 일생에 등장하곤 하는 소위 말하는 ‘조력자’가 그의 주위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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