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독후감 레포트
독후감이 과제로 나왔을 때 나는 한동안 고민했다. 대체 이걸 어떻게 해야만 하나... 초등학교 이후로 독후감을 써본 적이 없었고 쓸 때도 내용만을 대충 옮겨썼던 나였기에 독후감은 공포 그 자체였다.
먼저 소설의 제목 강에 대한 나의 생각은 여러 가지가 있다. 흐르는 물처럼 흘러가는 세월이 강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이다. 폭우로 불어나면 모든 것을 쓸어가 버리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바다에서 시작해서 비가 되었다가 강이 되었다가 다시 바다로 끝나는 순환 구조의 상징이 될 수도 있다. 영화 의 주 무대였던 한강처럼 오염되고 고통 받는 자연이기도 하다.
하지만 에 나오는 강은 그다지 큰 역할을 하지 않는다. 그저 소설의 끝까지 아름답게 묘사되다가 소설 끝의 허무함에 묻혀버리는 그런 존재이다.
책을 볼 때 항상 내용중심으로 보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글을 다 읽고 난 뒤 잠깐 동안 정신이 멍해져 있었다. ‘내가 뭘 본거지?’ 하고 되묻기도 했다.
인터넷에 을 검색해 본 뒤에 나는 내가 왜 심하게 멍때리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마루야마 겐지는 소설을 영화보다도 더 시각적 이미지가 강하게 만들고 싶어하는 작가였다. 그의 글은 마치 시와 같고 독자들은 그의 소설을 ‘시소설’이라고 칭한다. 덕분에 싫어하는 소설보다 더 싫어하는 시를 읽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지만 시각적 이미지의 전달이나 표현의 아름다움이 시에서 더 잘 보여질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은 아름다운 한편의 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섬세하고, 독특한 표현으로 인해 그저 글 같은 강이 아닌 반짝반짝 빛나는 살아 흐르는 강이 되었던 것이었다.
소설을 손에 꼽을 정도로 밖에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등장인물에 이름이 하나도 없이 이야기가 흐르는 소설은 처음 봤다. 주인공, 노인, 사나이 등 그냥 어디에나 있을 법한 사람들이다. 보통 사람들과 다른 독특한 성격이 있으면서도 그냥 그 성격이 인정되는 그냥 어떤 사람이 된다는 것. 이것은 작가가 이 글이 글만이 아닌 우리 사는 세상에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게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는 항상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지켜보면서 사는 존재이다. 의 주인공도 계속 등장인물들을 지켜보고 있다. 타인을 지켜보기만 한다는 게 썩 내키지는 않지만 우리 모두가 자신도 모르게 그런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타인의 삶에 쑥 들어가서 보는 것도 아닌 그냥 있는 그대로를 지켜본다는 것. 글로써 이미지를 머리 속에 떠오르게 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에서 느낀, 영화보다 나은 ‘시소설’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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