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란 무엇인가 - 영화 시를 보고
문학이란 무엇인가. 참으로 난감하고 머리 아픈 주제였다. 고등학교 시절 ‘문학’이라는 과목을 듣고 시나 소설의 제재, 갈래, 주제 등을 외우던 때 이후에는 문학에 대해 제대로 고민해보거나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랜 이과계 학생 생활로 좌뇌가 완전히 굳어버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면 포면적인 사실만 받아 들였지 그 책이나 영화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 없기 때문에 더욱더 이 질문은 나에게 힘겹게 다가왔다. 너무 어려운 질문이었기에 백과사전에서 정의한 문학을 보니 ‘문학(文學)은 언어를 예술적 표현의 제재로 삼아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여, 인간과 사회를 진실 되게 묘사하는 예술이다.’라고 되어 있었다. 내가 생각해왔던 문학과 별반 차이가 없는 정의였다. 지난 두 시간동안 수업시간에 ‘시’라는 영화를 보며 처음 내가 느꼈던 건 황당함이었다. 그동안 봐왔던 드라마나 영화와는 달리 기,승, 전, 결도 없고 내용을 전개할 때 생략된 부분이 많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고 토론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냥 ‘상 받은 영화들은 다 이렇구나.’하고 느꼈을 것이다. 일단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고등학교 시절 읽었던 신동집 시인의 오렌지라는 시가 생각났는데, 처음 그 시를 접했을 때 이 영화를 보고 난 후와 같이 당황스러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냥 단순히 그 시를 읽고 이 영화를 보았을 때는 도대체 그 시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영화를 본 후 그 시를 떠올린 것 같다. 그때 당시 그 시를 접하고 난 후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문학들과 다른 느낌을 받았는데, 이 영화 역시 내가 그동안 봐 왔던 영화와는 많이 달랐다. 그동안 여러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 조금씩 생략된 부분이 있어도 그 틈이 좁아 내 상상으로 그 틈을 채우기 보다는 인과관계에 의해 추론하며 생략된 부분을 채웠었는데, 이 영화는 자유롭게 빈틈이 상상이 가능했다. 다른 친구들과 토론을 하며 이 영화의 빈 부분을 상상하는 내용이 다양했고 그 점이 다른 영화들과는 많이 달랐고, 실제 문학의 한 갈래인 ‘시’와 그 점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이 영화는 진정한 문학의 의미를 보여주기 위함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빠른 전개와 빈틈없는 내용으로 현대인들에게 재미는 주고 있으나 작가의 생각 속에서 스스로 상상하고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리게 만드는 요즘 영화나 드라마에 일침을 가하고 점점 문학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문학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이 영화의 주제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사회문제는 표면적으로는 요즘 청소년들의 성문제지만, 실제 이 영화는 타인의 일에 무감각한 현대인, 돈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물질 만능 주의,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개성을 무시하는 사회, 붕괴된 가족 등 여러 가지 현대인의 삶 속에 고착화된 사회 문제를 담고 있다. 각 시대별 문학을 살펴보면 문학 작품 안에는 그 시대의 상황을 담고 있는데, 이 영화 또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과 사회의 문제를 담고 있는데, 그런 것을 보면 문학 작품은 시대 상황과 인간 상황을 보여주는 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대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스스로 돌아보지 않으면 우리가 살고 있는 틀 안의 문제를 깨닫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문학이 그 상황을 우리에게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가진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각성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 있어서 이 영화는 영화보다는 문학에 조금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아무리 많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더라도, 사람들에게 그 의미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우리가 수업시간에 했던 토론이 없었더라면 나는 그냥 이 영화를 상을 받은 영화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점을 생각해 본다면, 우리가 했던 토론은 문학 수용의 바른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학은 독자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얻으려고 노력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그 답은 독자의 상황이나 생각에 따라 각자 다른 답을 얻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빠르게 정보를 얻고 정해진 답을 찾아가는 과정과 문학 수용은 현대 사회에서 요구하는 과정과는 반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영화 한 편을 보고 내가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이렇게 문학에 대해 생각하고 나 스스로 문학에 대한 정의를 하고 답을 내리는 과정 자체가 문학을 수용하는 올바른 태도이며 이것이 문학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 결론을 내리자면 문학은 작가가 작가의 경험과 사고를 통해 쓴 것이지만 그 수용의 몫은 독자에게 있으며 시대적 상황과 문제를 보여주는 틀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독자가 능동적으로 끊임없이 질문하고 상상하지 않으면 절대로 의미가 전달 될 수 없는 것이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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