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통한 도덕교육
2. 가르칠 이야기 : 양심의 편지 ( 출처 : 행복 1번지 / 김남용 / 책이 있는 풍경 / 2005 )
어느 중학교에서 교내 백일장이 열렸습니다. 주제는 ‘양심’이었습니다. 백일장에 참여한 학생들은 각자 정성껏 글을 써서 국어선생님에게 제출했습니다. 며칠 후 조회시간에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최우수상은 자전거 도둑에 관한 시를 쓴 학생이었습니다. 모두들 그 학생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국어시간이었습니다. 수업 내용은 편지에 관한 것이었는데,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각자 편지를 한 통을 써서 주고 싶은 사람에게 전해 주라고 말했습니다. 학생들은 저마다 편지를 썼고, 그것을 서로 교환했습니다. 누군가 선생님에게도 편지를 전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편지를 읽어본 선생님은 한동안 표정이 굳어 있었습니다. 그 편지를 쓴 학생은 백일장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학생이었습니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사실 저는 최우수상을 받을 자격이 없답니다. 제가 쓴 글은 언젠가 책에서 읽은 것을 그대로 옮긴 것이랍니다. 선생님, 저 많이 힘들었습니다. 제발 용서해 주세요.’
선생님은 교무실로 돌아와서도 멍한 상태였습니다. 그 학생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선생님 자신의 지난날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바로 자신이 중학교 시절 저질렀던 잘못과 이번 제자의 잘못이 똑같았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그 동안 자신에게 최우수상을 준 스승을 떠올릴 때마다 늘 가슴 한켠이 저려왔습니다.
한참 고민하던 선생님은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스승과 제자에게 전할 편지였습니다. 스승에게는 학창시절 백일장에서 좋지 않은 방법으로 최우수상을 받게 된 사실을 참회하는 편지를, 제자에게는 고백의 용기를 칭찬하는 편지를 썼습니다.
또 선생님은 이 이야기를 교내 홈페이지에 올려 양심의 고백을 했습니다. 물론 상을 탄 그 학생도 동의했고, 오히려 공개적으로 많은 학생들에게 용서를 빌고 싶어 했습니다.
학생들은 비난하기보다는 큰 감명을 받았고,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피해를 본 친구나 어른들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양심의 편지는 격려의 답장으로 돌아왔습니다. 편지를 쓰는 이나 답장을 보내는 이나 모두 감동에 젖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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