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복지론 당신의 가장 큰 기쁨 독후감
여기에 실린 시와 수필이 문학적으로 얼마나 높이 평가될 수 있는지는 솔직히 나 역시 문외한이므로 잘 모르겠다. 다만 우리 주변의 장애인들이 자신의 삶과 느낌을 생생한 글로 옮겼고 그것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당당하게 세상에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와 가치가 담겨져 있으리라. 이 책에선 장애인으로서 살아가면서 느끼거나 부딪히는 부분에 대한 글과 그저 보통사람처럼 평범하게 살아가면서 느끼고 겪는 글, 기독교인으로서 절대자에 대한 사랑과 종교적 신념에 대한 글들이 어우러져 있다.
먼저 장애인의 삶을 다룬 글들은 아주 구체적으로 표현되고 있는데 김현명님의 ‘다시 한번 당신의 딸로 살 수 있다면’같은 시를 보면 알 수 있다. ‘34년 동안 당신께 아픔, 고통, 절망만 드린 딸이 되어 슬픕니다 ’라는 이 한 구절만으로도 장애여성으로 살아온 아픔과 소망,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이 느껴졌다. 권종대님의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시에서도 그렇다. ‘나는 눈물을 머금고 모임에 갔다 남들 모르게 울었다’간결한 문장 속에서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과 안타까움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한편으론 장애인에게 더욱 큰 의미를 갖게 되는 가족의 사랑과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또한 수필 중에서 김옥미님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자’라는 글은 수필이라기 보단 주장글 성격으로 사회적 편견과 장애인 시설 등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문제삼고 나름대로의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다소 소극적이고 감성적인 다른 글들과는 달리 글 속에서 당당함이 느껴지고 비장애인으로서 자신의 생각을 한번쯤 되돌아보게 한다. 또한 김용목님의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참 뜻’이라는 글에선 이미용 봉사활동을 통해 봉사활동이 단순히 주는 사람의 입장에서가 아닌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실천되어야 한다는 단순한 진리와 장애인들 역시 평범한 사람들처럼 아니 오히려 더 외모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글이었다.
평범한 일상의 느낌을 다룬 글들에선 장애인들 역시 비장애인들과 똑같거나 또 다른 감수성으로 세상을 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나님을 찬양하거나 종교적 신념으로 승화시킨 글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여느 기독교인들처럼 글을 통해 찬양하면서 한편으론 장애인으로서 겪는 고통과 슬픔을 종교적 신념 속에서 극복해나가고 있다. 김현주님의 ‘이유’, 김형국님의 ‘예수 그리스도’라는 시를 보면 ‘세상이 짓밟아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건 배신에 못 박히면서도 십자가의 당신 모습 때문입니다’, ‘내 모습은 사람 앞에 조롱거리가 되지만 내가 가진 기쁨은 다른 이에게 능력이라’라는 구절을 통해 잘 표현되고 있다.
아마 과제물이 아니었다면 이런 책을 읽는 것은 쉽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가볍고 쉽게 대할 수 있는 영상매체와 달리 책은 꼭 필요한 거나 읽고 싶은 것만 골라서 읽게 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몇 편의 글은 장애인의 현실을 다시 볼 수 있어 아프게 다가왔지만 대개의 글들은 덤덤하게 느껴졌다. 이미 알고 있는 현실을 그렸거나 보통사람의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글들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비기독교인인 만큼 하나님을 찬양하는 글에선 별 감흥을 못 느낀 것도 작용했을 것이다. 어쨌든 이 책 읽기를 통해 내가 한 걸음 더 장애인의 삶 속으로 성큼 다가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봉사활동이 아니더라도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내 삶 속에서 내가 함께 할 부분이 분명히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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