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독후감 레포트
여기서의 빚이란 과연 무엇일까? 아마도 ‘나’가 받은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아닐까 싶다. ‘나’는 망한 집에서 자신에게 준 것은 없다는 생각에 그러한 빚이 없다는 것으로 어머니의 소망을 피하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는 빚이 있었다. 집안이 망해 어렵게 얻은 집마저 팔렸을 때 자신을 끝끝내 기다려 따뜻한 밥을 먹이고 하룻밤을 재워 보낸 것이 바로 그 빚이다. 또한 새벽 일찍 하얗게 내린 눈길을 바래다 준 어머니의 사랑이 ‘나’에게는 어머니에게 받은 너무나도 큰사랑이었던 것이다.
‘나’가 어머니의 옛 이야기에 두려움을 느낀 것은 그것을 몰라서가 아니다. 자신도 모르게 그것을 부인하려고 했던 것이다. 자신은 어머니에게서 받은 것이 없다고 자신하는데 그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머니에게서 받은 것은 너무나도 큰 것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 같아서 였을 것이다.
어머니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듣도록 한 아내의 경우도 일에 찌들어 차가워지기만 하는 남편에 대한 배려와 깨달음을 얻게 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어머니에 대한 안 좋은 감정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하려는 아내의 의도는 소설의 끝머리에서 적중했다. 노모는 그 날 새벽 매정한 아들을 그렇게 떠나보내고 하얀 눈길을 돌아오면서 아들에 대한 사랑으로 눈물을 흘렸으며, 아들의 발자국마다 한도 없는 눈물을 뿌리며 아들의 앞길이 잘 되길 빌면서 돌아왔었음을 말해 준다. 결국, 아들에게 한 번도 해 주지 않았던 그 날의 이야기를 들은 나는 심한 부끄러움과 함께 아내가 나를 세차게 흔들어 깨우는 것에도 불구하고 내처 잠이 든 척 버틸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깨닫게 되어 흘린 눈물을 숨기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의 대략적인 내용을 보면 ‘나’와 어머니와의 오래된 앙금에 대한 화해라고 볼 수 있다. 어머니의 사랑을 알면서도 부인하려 했던 아들과 아들에게 해준 것이 없어 부끄럽던 어머니와의 작은 오해가 오래되어 이러한 묵은 갈등이 지속되었던 것이다.
소설의 제목 눈길의 의미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의 쓰라린 추억 속에서 일어서야 한다는 ‘나’의 모습 또는 어머니 자신이 몰랐던 자식에 대한 사랑의 깨달음이 아닐까 생각된다. 혹독하면서도 그것을 이겨내야만 그것을 깨달을 수 있는 것이 차가우면서도 밝은 눈길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누구든지 그럴 수 있다. 어머니와 자신간의 오래된 앙금으로 거의 남이 되다시피 살아가는 경우도 꽤 잦아 보인다. 이럴 경우 자식은 어머니는 자신에게 해준 것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머니의 사랑을 그렇게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어떤 큰 잘못도 너그러이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우리들의 어머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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