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난 속에서 자란다. 그는 고학으로 경성고보를 졸업한 뒤, 1934년 일본으로 건너가 조치대학 신문학과에 입학한다. 궁핍에 시달리며 힘겹게 유학 생활을 하던 그는 1935년 『신인문학』 3월호에 시 패배자의 소원을 선보이며 문단에 나온다. 그는 같은 해 김종한과 함께 동인지 『이인(二人)』을 펴낸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시를 쓰던 그는 방학 때는 귀향하여 만주 등지를 다니며 유민들의 비극적인 실상을 체험했는데, 그 결실로 1937년과 1938년에 시집 『분수령』과 『낡은 집』을 잇달아 내놓으며 역량을 과시한다.
유학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그는 1939년 『인문평론』에서 편집 일을 하다가 1942년 고향으로 돌아가 청진일보 기자, 주을읍사무소 서기로 전전하다 해방이 되자 다시 고향을 떠나 즉각 서울로 돌아온다. 서울로 돌아온 그는 1946년 2월 ‘조선문학가동맹’에 가입하게 되고, 이 무렵부터 좌익 활동에 앞장선다. 곧 ‘중앙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하게 된 그는 창작 일선에도 다시 나서게 되고 1947년 일제 말기 이래의 발표작과 미발표작 항구에서슬픈 사람들끼리 등을 묶은 시집 『오랑캐꽃』을 내놓는다. 1948년 『개벽』에 하늘만 곱구나, 『신세대』에 빗발 속에서 등을 발표한다. 1949년 그는 신작시 우리의 거리흙 등과 그 동안 낸 시집에서 고른 몇몇 시편을 묶어 네 번째 시집 『이용악집』을 출간한다.
이용악은 문맹의 지령에 따라 불온물의 제작, 배포 등의 중간 역할을 하다가 1949년 미군정 당국에 의해 구금되나, 625 때 풀려나 월북한다. 월북한 그는 1956년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실현한 유명한 서정시 『평남관개시초』를 제작하고, 1963년에는 김상훈과 같이 고시가를 번역해 『역대 악부 시가』를 펴내기도 한다. 그 이후 북에서 활동한 기록은 알아 볼 길이 없다. 남한에서는 월북 작가의 해금 조치와 함께 1988년 『이용악시전집』이 출간된다.
2. 작품의 경향과 변모 과정
“일제 강점기 한국 근대시사에서 이용악만큼 국내외 유이민의 비극적 삶을 깊이 있게 통찰하고 이를 민족 모순의 핵심으로 명확히 인식, 파악한 사람은 드물다.”라는 평가에서 보듯이 이용악의 시는 시대가 자아내는 비극적 슬픔을 담아 내고 있다. 그의 등단부터 시집 별로 그의 시적 경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등단작 패배자의 소원을 비롯한 초기 시에서 이용악은 모더니즘 색채를 짙게 드러내며 신인다운 풋풋함을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론 한문투의 관념어와 기교의 남발 등으로 설익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와 같은 점을 의식한 것인지 첫 시집 『분수령』에서는 북쪽나를 만나거든풀벌레소리 가득차 있었다 등의 작품에서 초기의 이러한 경향의 상당 부분을 극복하고, 개인사에 얽힌 생생한 체험들을 서정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그려내어 식민지 체제하에서 우리 민족이 겪은 설움을 증폭시킨다.
이듬해 나온 『낡은집』에서는 토속적이면서도 섬세한 언어와 이야기적 성격을 강화하고, 모더니즘적 경향에서 벗어나 조선 농민의 몰락상과 역사에 대한 건강한 낙관주의를 드러낸다. 해방 후에 나온 『오랑캐꽃』에서는 서사적 욕구가 기교 속에서 최대한 억제되어 정밀한 언어 구사, 세심한 운율적 배려, 다양한 문학적 장치의 도입, 현실 인식의 둔화 등의 경향을 드러낸다. 네 번째 시집 『이용악집』에서는 소원38도선과 같이 해방의 감격과 계급주의 사상을 직설적으로 토로함으로써 확실한 변모 양상을 보여준다. 월북한 이후에는 북녘에서 나의 기관구와 같은 시에서 “피빨이 섰다. 집마다 산마다 산머리 우에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의 피빨이 섰다”고 외친 과격한 인민시를 발표하기도 한다.
3. 문학적 특성
1)체험의 시적 승화와 현실인식
이용악은 1930년대 일제 식민 통치하에서 자신의 체험을 시적으로 승화시켜 당대 현실의 모순을 깊이 있게 인식한 대표적인 시인이다. 이용악의 본격적인 시세계는 『분수령』과 『낡은 집』을 통해 펼쳐진다. 이들 두 시집에는 자신의 직접 체험 그의 노동 체험이 만들어낸 시들 중 대표적인 시로 항구가 있다. 그의 개인사적 서정시 가운데 나를 만나거든, 항구 등은 우리 시문학사에 있어 노동시의 단초를 보인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시들은 이용악의 일본 유학시 씌어진 작품들로 자신의 노동 체험을 바탕으로 하여 최하층 노동자들의 삶을 형상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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